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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美 연은 총재 “금리 인하 시기 곧 무르익을 것”…그런데 나스닥 1.95% ‘뚝’, 왜? [투자360]
오스탄 굴스비(왼쪽) 미국 시카고 연방준비은행 총재의 모습. 배경은 11일(현지시간) 미국 뉴욕증권거래소(NYSE)) 내부. [AFP, 로이터]

[헤럴드경제=신동윤 기자] 미국 뉴욕증시에서 연일 ‘사상 최고치’ 기록을 갈아 치우고 있던 스탠더드앤드푸어스(S&P)500 지수와 나스닥 지수가 일제히 하락했다. 미국 6월 소비자물가지수(CPI)가 ‘깜짝 하락’하면서 9월 피벗(pivot, 금리 인하)에 대한 기대감이 커졌지만, 오히려 두 지수는 호재로 받지 못하고 하락 마감했다.

반면 중소형주 위주로 구성된 러셀2000지수는 3% 넘게 급등하면서 순환매 흐름을 보였고 우량주 위주의 다우지수는 강보합으로 방어했다.

12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11일(미국 동부시간) 뉴욕증권거래소(NYSE)에서 다우존스30산업평균지수는 전장보다 32.39포인트(0.08%) 오른 39,753.75에 거래를 마감했다.

S&P500지수는 전장보다 49.37포인트(0.88%) 내린 5,584.54, 나스닥종합지수는 전장보다 364.04포인트(1.95%) 급락한 18,283.41에 장을 마쳤다.

올해 시장을 견인했던 대형 기술주를 던지고 그간 지지부진했던 중소형주와 가치주, 배당주를 쓸어담는 순환매 장세가 나타났다. 러셀2000지수는 전장 대비 73.28포인트(3.57%) 급등한 2,215.04로 장을 마쳤다.

증시에서 순환매 흐름은 종종 나타나지만, 이날처럼 극단적으로 갈리는 경우는 드물다. 특히 이날 S&P500과 러셀2000의 괴리는 약 45년 만에 나타난 기현상이다.

비스포크인베스트먼트그룹은 이날 자사의 X 계정에 “러셀2000이 3% 이상 급등한 반면 S&P500이 하락한 것은 1979년 이후 처음”이라고 밝혔다. 또 “나스닥종합지수가 러셀2000보다 5%포인트 이상 뒤처진 것은 역사상 두 번째이고 이날 괴리는 역대 가장 컸다”며 “5%포인트가 넘었던 다른 유일한 경우는 2020년 11월 화이자가 코로나19 백신 실험에서 긍정적인 결과를 공유한 직후”라고 덧붙였다.

나스닥은 이날 장 중 낙폭을 2.19%까지 확대했다. 이는 2.04% 떨어진 지난 4월 30일 이후 최대 낙폭이다. 동시에 지난 1월 31일 기록한 올해 최대 낙폭 2.23%에도 육박했다.

기술주 투매를 이끈 것은 6월 미국 소비자물가지수(CPI)가 예상외로 하락했기 때문이다.

미국 노동부는 6월 소비자물가지수(CPI)가 전월보다 0.1% 하락했다고 발표했다. 코로나19 팬데믹이 정점이었던 2020년 5월 이후 처음으로 CPI가 전월 대비 하락했다. 6월 CPI의 월간 상승률은 시장 예상치 0.1%와 5월 수치(보합)도 밑돌았다. 6월 수치는 지난해 같은 기간과 비교하면 3.0% 올랐다. 이 또한 2021년 4월 이후 가장 낮은 상승률이다.

미국 연방준비제도(Fed·연준) 인사 중 대표적 비둘기파(통화 완화 선호)로 꼽히는 오스탄 굴스비 시카고 연방준비은행(연은) 총재가 11일(현지시간) “곧 금리 인하를 할 때가 무르익을 것이라는 확신을 갖고 있다”고 말하면서 9월 피벗 개시 가능성에 더 불을 지폈다.

굴스비 총재는 이날 기자들과 만나 “미국 인플레이션은 (물가상승률) 2%로 가는 길에 있다고 생각한다”며 이렇게 밝혔다고 로이터통신이 보도했다. ‘2%’는 연준의 물가상승률 목표치다.

굴스비 총재는 CPI 하락 등 수치들을 “훌륭한 소식”이라고 평가하며, 오랫동안 기다려온 주거비 완화도 “매우 고무적”이라고 덧붙였다.

이같은 결과에 연방준비제도(Fed·연준)가 9월 금리 인하를 개시할 것으로 시장이 기정사실화하면서 인공지능(AI) 및 반도체 관련주가 대거 매물로 나왔다. 올해 금리 인하 기대감을 바탕으로 시장을 이끌어왔던 만큼 ‘뉴스에 파는’ 것으로 풀이된다.

시카고상품거래소(CME)의 페드워치 툴에 따르면 이날 마감 무렵 오는 9월 연준이 기준금리를 인하할 확률은 92.7%로 반영됐다. 전장 대비 15%포인트가량 대폭 상승했다.

매그니피센트7(M7)은 모두 하락했다. 메타플랫폼스는 4.11%, 엔비디아는 5.57%, 테슬라는 8.44%나 밀려났다. 나스닥 시총 상위 15개 종목 중 아스트라제네카(ADR)만 유일하게 강보합으로 마쳤다.

브로드컴(2.22%), ASML(3.32%), 퀄컴(4.29%), 어플라이드머티리얼즈(5.38%), Arm(7.12%), 마이크론테크놀로지(4.52%), 인텔(3.93%), 램리서치(5.98%) 등 주요 기술주도 모두 큰 폭으로 밀렸다.

야데니리서치의 에드 야데니 대표는 “오늘은 중요한 날”이라며 “이날은 투자자들이 M7에서 시장의 나머지 부분으로 옮겨가기 시작한 날로 S&P500이 계속 떨어지리라 보지는 않는다”고 말했다.

CFRA리서치의 샘 토스발 수석 투자 전략가는 “투자자들이 순환하고 있다”며 “그들은 연준이 금리 인하를 보장하지는 않더라도 개시할 가능성이 크다는 확신을 기다리고 있었다”고 말했다.

업종별로 보면 기술업종이 2.74%, 커뮤니케이션서비스는 2.56% 급락했다. 임의 소비재 업종도 1.47% 밀려났다. 반면 에너지와 산업, 재료, 유틸리티는 1% 이상 올랐으며 부동산은 2.66% 뛰었다.

한편, 미 뉴욕증시에서 대형 기술주가 약세로 전환한 점은 12일 국내 증시엔 부담으로 작용할 것이란 분석도 나왔다.

김석환 미래에셋증권 연구원은 “미국의 디스인플레이션 진전은 반길 소식이지만, 대형 기술주 약세로 인한 투자심리 약화는 반길 수 없는 소식”이라며 “특히, 반도체에 대한 차익실현이 집중된 점은 외국인 매물 출회 압력을 높일 전망”이라고 짚었다.

realbighead@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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