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대서양조약기구(NATO·나토) 정상회의에 참석한 윤석열 대통령이 11일(현지시간) 미국 워싱턴DC 월터 E. 워싱턴 컨벤션센터에서 열린 한미 정상회담에서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과 악수하고 있다. [연합]

[헤럴드경제(워싱턴DC)=서정은 기자] 북대서양조약기구(NATO·나토) 정상회의를 계기로 윤석열 대통령과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의 정상회담이 11일(현지시간) 성사됐다. 이번 회담에서 양 정상은 한미핵작전 지침을 승인하는 공동성명을 채택했다. 양 정상은 “한국에 대한 북한의 모든 핵 공격은 즉각적, 압도적, 결정적 대응에 직면할 것”을 재확인했다.

김태효 대통령실 국가안보실 1차장은 이날 워싱턴DC에 마련된 한국 기자단 프레스센터에서 한미정상회담 개최 소식을 알렸다.

김 차장은 “양 정상은 작년 4월 워싱턴 선언 합의에 따라 작년 7월 설립된 핵협의그룹(NCG)이 1년만에 한미간 한반도 핵 억제 핵작전 지침을 완성하는 괄목할만한 성과 거둔걸 치하했다”며 “이를 승인하는 공동선언을 채택했다”고 말했다.

김 차장은 “이로써 한미핵억제 핵작전 지침이 완성됐고, 한미가 함께하는 일체적 확장억제 시스템 구축됐다”고 했다.

공동성명이 채택됨에 따라 한반도 핵운용에 있어 우리의 조직·인력·자산이 미국과 함께하는 확장억제로 진화됐다고 김 차장은 전했다.

김 차장은 “미국 측은 북핵 억제와 대응을 위해 필요한 미국 핵자산에 전시와 평시를 막론하고 한반도 임무가 배정될 것임을 확약했다”며 “미국 핵자산에 북핵 억제를 명시한건 이번이 처음으로 동맹국 한국에 제공하는 특별한 공약”이라고 설명했다.

핵 재래식 통합을 통해 우리 군은 미군과 함께 한반도 핵 운용과 관련, 정보공유·협의·기획·연습·훈련·작전 등을 수행해 실질적 핵대응 능력과 태세도 구비하게 됐다.

김 차장은 “핵 위기시 한미정상간 소통을 포함한 정부 각국간 핵협의절차를 정립했고, 이를 뒷받침하기 위해 즉각 소통 가능하고 보안 유지되는 핵협의 통신체계 구축했다”고 설명했다.

또 “한미동맹이 명실상부한 ‘핵기반동맹’으로 격상됐다”며 “한미동맹은 핵재래식 통합을 통해 양자 차원에서 직접 핵작전을 논의하는 선구적 사례”라고 평가했다.

윤 대통령은 이같은 공동성명이 성사된 것에 대해 “기쁘다”고 하자 바이든 대통령도 “위대한 일을 했다”고 말했다. 또 바이든 대통령은 “한미동맹, 한미일 동맹을 더욱 공고히 하며 역내서 많은일을 해나가자”고 덧붙였다.

양 정상은 러시아와 북한이 불법적 군사협력 지속하는 가운데 상호 군사·경제 협력을 강화하는 것에 대해도 강력히 규탄했다. 그러면서 “한미양국이 굳건한 연합방위 태세를 유지하고, 안보리 결의를 위반한 러북 협력에 대해 국제사회와 함께 단호히 대처하기로 했다”고 김 차장은 전했다.

윤 대통령이 한국과 미국, 나토 파트너국과 일치된 대응을 강조하자 바이든 대통령도 “언제나 윤 대통령, 한국과 함께하겠다”고 화답했다.

앞서 김 차장은 전일 “미국 백악관과 용산 대통령실이 잠시라도 만나서 얘기할 필요성이 있다는데 인식을 같이하고 있다”며 한미정상회담 가능성을 시사했었다.

이번 나토를 계기로 최대 관심사였던 한미·한일 정상회담이 모두 개최됐다. 앞서 윤 대통령은 기시다 후미오 일본 총리와 전일 양자회담을 열고 북러 밀착에 대한 우려와 대응방안을 논의했다. 두 정상이 만난 것은 5월 한일중 정상회의 이후 약 한 달 반만이다.

윤 대통령은 북러 밀착에 대해 “동아시아는 물론이거니와 글로벌 안보에 심각한 우려를 불러일으키고 있다”고 했다.

그러면서 “최근 러북의 밀착은 한미일의 캠프 데이비드 협력이 얼마나 중요한 것이었는지 보여주고 있다”며 “한일 양국이 나토 회원국들과 긴밀히 공조하면서 결코 북대서양의 안보와 동북아의 안보가 서로 분리될 수 없다는 것을 우방국들과의 단합된 대응으로 확인시켜 나가기를 희망한다”고 덧붙였다.

기시다 총리는 “이번에는 나토와 우리 인도-태평양 파트너와의 공조를 깊이하는 장”이라며 “북한 정세 등 최근의 안보와 국제적 제반 과제 중심으로 솔직하게 의견을 나눌 수 있었으면 한다”고 말했다.

한일 정상은 지난 정상회담에서 합의한 경제, 에너지, 미래세대 교류 등 여러 분야에서의 협력이 가시적 성과를 도출되는 점도 조명했다. 아울러 양국 간 형식에 구애받지 않고 긴밀히 소통해 나가기로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