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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영상] 국찐이·핑클 빵을 아시나요…‘편빵’ 변천사 살펴보니 [빵 터진 편의점]
제조사 제품만 팔았던 편의점, 2000년대 중반부터 베이커리 강화
2010년대 협업 등 제품 세분화…2021년 이후 ‘PB’ 제품 고속성장
2000년대 세븐일레븐 베이커리 특화 매장 내부 모습. [코리아세븐 제공]

[헤럴드경제=김벼리 기자] ‘편의점 빵’ 하면 가장 먼저 무엇이 떠오르십니까. 누군가는 ‘포켓몬빵’을, 어린 누군가는 ‘연세우유크림빵’을 떠올린다. 이름조차 생소한 ‘국찐이빵’, ‘찬호빵’을 회상하는 사람도 있다.

한국에서 편의점이 본격적으로 확산한 1990년대. 세븐일레븐을 비롯해 LG25(현 GS25), 훼미리마트(현 CU) 등 편의점 브랜드는 경쟁적으로 매장을 늘렸다. 당시에는 어느 편의점을 가든 비슷한 빵이 진열됐다. 삽립식품(현 SPC삼립), 샤니, 기린 등 대형 식품 제조사들이 만든 양산형 봉지빵이 대부분이었다.

가장 인기를 끌었던 제품은 1999년 삼립식품이 출시한 ‘국찐이빵’과 ‘포켓몬빵’이었다. 제품에는 빵과 함께 인기 개그맨 김국진을 형상화한 캐릭터와 애니메이션 ‘포켓몬스터’ 캐릭터가 담긴 스티커(띠부띠부씰)가 들어 있었다. 스티커 빵의 ‘시조새’ 격 제품이다. 국찐이빵은 하루에 50만개 이상 팔릴 정도로 인기를 끌었다. 국찐이빵 인기에 힘입어 2000년에는 걸그룹 ‘핑클’을 모델로 한 ‘핑클빵’도 나왔다.

‘국찐이빵’ 광고 영상. [유튜브 캡쳐]

2000년대 GS25 베이커리 특화 매장 내부 모습. [GS리테일 제공]

편의점이 자체적으로 빵 제품에 힘을 주기 시작한 것은 2000년대 중반이다. 2005년 전국에 ‘웰빙(육체·정신적 건강 추구)’ 열풍이 불면서 빵에 대한 눈높이가 높아졌다. ‘베이커리 특화’를 강조한 편의점도 생겼다. 직장가와 대학가를 중심으로 2030세대에 편의점 빵이 호응을 얻기 시작했다.

GS25도 이때부터 베이커리 특화매장을 선보이며 프리미엄 베이커리 제품군을 확대했다. 매장에 설치한 오븐기로 크로와상, 페스츄리, 파이 등을 하루에 2~5번씩 데웠다. GS25 베이커리형 매장은 2009년 200여 곳까지 늘었다.

세븐일레븐도 2009년 전국에 300여 개의 베이커리형 점포를 운영하기 시작했다. 냉동 배송된 생지를 오븐에서 데워 판매했다. 평균 20여 종의 빵이 상시 진열돼 있었다. 훼미리마트도 그즈음 60여 종의 베이커리 제품을 운영했다. 일반 빵 제품뿐만 아니라 쿠키, 도넛, 피자 등 다양한 베이커리 메뉴를 선보였다.

2017년 세븐일레븐이 출시한 ‘레쓰비소보로빵’. [코리아세븐 제공]

2010년대에 진입하면서 빵 제품이 편의점의 대표 즉석조리 식품 중 하나로 자리 잡았다. 편의점은 빵 제품을 더욱 세분화했다. 디저트로 편의점 빵을 떠올리는 소비자도 많아졌다.

2010년 GS25의 베이커리형 점포의 빵 매출은 일반 점포 대비 10배를 웃돌았다. 그해 조선호텔 베이커리와 협력해 ‘숍인숍(매장 안 매장)’ 형태의 매장도 선보였다. 2015년 자체 커피 브랜드 ‘카페25’를 출시한 이후 GS25는 고급 베이커리 제품군을 확대했다. 커피와 어울리는 조각 롤케이크, 시폰컵케이크 등 다양한 디저트 상품을 출시했다.

세븐일레븐도 SNS(사회관계망서비스)를 이용하는 젊은 고객층을 겨냥한 특색 있는 제품들을 연이어 출시했다. 2016년 식품편집숍 ‘자도랭킹샵’의 판매 1위 상품이었던 ‘만나역 크림빵’ 2종을 선보인 게 대표적이다. 빵 안 속에 크림을 50% 이상 넣은 제품이다. 당시 구매자들 사이에서 빵 인증사진을 올리는 것이 유행하기도 했다. 같은 해 SNS(사회관계망서비스) 인기 작가 그림왕양치기의 ‘약치기 그림’을 상품 디자인으로 활용한 ‘속시원한 사이다빵(약치기빵)’ 3종도 출시했다. 다음 해에는 캔커피 ‘레쓰비’와 협업한 ‘레쓰비소보로빵’도 출시했다.

훼미리마트에서 사명을 바꾼 CU도 이즈음 ‘쫀득한 마카롱’, ‘떠먹는 케이크’ 등을 여러 특색 있는 제품들을 선보였다.

모델이 CU 연세우유크림빵 제품들을 홍보하고 있다. [BGF리테일 제공]

2020년대 편의점은 본격적으로 자체 빵 브랜드를 선보이고, 차별화 상품을 내놓기 시작했다. 경쟁력을 키운 편의점 자체 브랜드(PB)는 제조사 브랜드(NB)의 대항마로 떠올랐다. 코로나19 이후 건강에 대한 관심이 커지고, 집에서 생활하는 시간이 늘면서 편의점 빵의 소비가 급증했다.

CU의 PB ‘베이크하우스 405’ 제품은 1000만개 넘게 팔렸다. 올해는 제과제빵 명장, CJ제일제당, 우리은행 등 다양한 업계와 협업한 제품을 선보였다. GS25는 2021년부터 프리미엄 베이커리 브랜드 ‘브레디크’를 키우고 있다. 그간 카페 빌로우와 협업한 ‘크림까눌레, 떡 가게 창억떡집과 협업한 ‘창억떵빵’, 케이크 전문점 ‘빌리엔젤’과 협업한 케이크 등 여러 협업 제품을 내놨다. 세븐일레븐은 프리미엄 브랜드 ‘브레다움’로 베이커리 제품을 고급화하고 있다.

2022년부터는 차갑게 먹는 냉장 제품이 편의점 주류 디저트가 됐다. 크림빵부터, 롤케이크, 마카롱 등이 인기를 끌었다. CU가 지난 2022년 출시한 차별화 제품 ‘연세우유 크림빵’이 대표적이다. 현재까지 5000만개가 넘게 팔렸다. 세븐일레븐도 제주우유와 협업한 생크림빵과 연남동 맛집과 만든 ‘푸하하크림빵’을 선보였다. SNS에 생크림빵을 반 갈라 찍어 올리는, 이른바 ‘반갈샷’도 유행했다.

편의점 업계 한 관계자는 “앞으로도 프리미엄 제품군을 늘리는 동시에 지역 유명 빵집이나 디저트 가게와 협업한 상품을 경쟁적으로 확대할 것”이라며 “웹툰이나 게임 등 지식재산권(IP)을 활용하거나 건강한 빵 제품을 선보이면서 대표 빵 판매 채널로 발돋움할 전망”이라고 말했다.

모델이 GS25 PB ‘브레디크’ 제품들을 들고 있다. [GS리테일 제공]
kimstar@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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