분당 두산타워 전경 [두산 제공]

[헤럴드경제=한영대 기자] 두산그룹이 사업구조를 클린에너지, 스마트머신, 첨단소재 등 3대 부문으로 재편하기로 결정했다. 특히, 두산밥캣 모회사는 기존 두산에너빌리티에서 두산로보틱스로 변경, 스마트 머신 사업을 이끌게 됐다.

두산은 그룹 핵심 사업을 클린에너지, 스마트 머신, 반도체 및 첨단소재 등 3대 부문으로 결정, 계열사들을 사업 성격에 맞는 부문 아래 위치하도록 조정하기로 했다고 11일 밝혔다.

이번 사업구조 재편에서 가장 눈에 띄는 변화는 두산밥캣의 모회사 변경이다. 현재 두산에너빌리티 자회사인 두산밥캣이 인적분할을 단행, 두산로보틱스와의 합병 및 포괄적 주식교환을 거쳐 두산로보틱스의 완전 자회사가 될 예정이다. 두산밥캣과 두산로보틱스는 사업적으로 결합해 스마트 머신 부문을 이끌게 됐다.

이번 사업 재편으로 두산로보틱스는 두산밥캣이 북미, 유럽 등에 걸쳐 보유한 강력한 네트워크를 활용할 수 있게 됐다. 두산밥캣 생산 시설에 협동로봇 제품 공급도 늘어날 것으로 전망되는 등 매출 증대도 예상된다.

두산밥캣은 두산로보틱스 로봇 기술을 접목함으로써 사업 경쟁력을 더욱 강화할 수 있게 됐다. 또 두 회사 기술을 접목한 신개념 제품 개발을 추진할 수 있게 됐다.

두산 관계자는 “인공지능(AI)을 활용한 모션 제어 기술 개발, 비전 인식 기술 강화, 고성능 자율주행 기술 개발 등 양사가 개별적으로 진행해오던 연구개발(R&D) 과제를 공동수행함으로써 중복투자를 걷어내고 시너지를 내는 효과도 기대된다”고 말했다.

두산 사업구조재편 전후. [두산 제공]

두산에너빌리티, 두산퓨얼셀 등을 주축으로 하는 클린에너지 부문은 원전 및 소형모듈원전(SMR), 해상풍력, 수소 및 암모니아 등 친환경 에너지 사업 전반에 걸쳐 포트폴리오를 갖추게 됐다.

이로써 기존 지배구조에서 그룹 중간지주 역할을 하던 두산에너빌리티는 고부가가치 사업에 더욱 집중할 수 있는 체제를 갖추게 됐다. 또 이번 사업구조 재편 과정에서 약 1조2000억원 가량 차입금 감축 효과가 발생함으로써 재무구조도 개선된다.

반도체 및 첨단소재 부문의 핵심은 시스템반도체 웨이퍼 테스트 분야 국내 시장점유율 1위인 두산테스나다. 이를 중심으로 반도체, 휴대폰, 전기차 배터리에 들어가는 전자소재 생산 등을 하고 있는 그룹 내 첨단소재 사업이 이 부문에 자리잡게 된다.

두산그룹 관계자는 “업종 구분없이 혼재돼 있는 사업들을 시너지가 날 수 있는 사업끼리 모아서 클러스터화하는 게 이번 사업 재편의 목적”이라면서 “이번 재편의 대상이 된 두산에너빌리티, 두산밥캣, 두산로보틱스 3사 모두 ‘윈-윈-윈’할 수 있도록 조정했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이번 사업구조 재편은 효율적 경영환경 조성과 사업부문별 시너지 창출 효과를 내는 것은 물론이고, 새로운 사업기회를 찾고 넓혀가는 발판이 될 것으로 기대한다”고 덧붙였다.

한편, 두산에너빌리티와 두산밥캣, 두산로보틱스 3개사는 이날 각각 이사회를 열고 분할, 합병, 포괄적 주식 교환 등을 결정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