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석열 대통령과 기시다 후미오 일본 총리가 10일(현지시간) 한일정상회담을 열고 북러 밀착에 대한 우려와 대응방안을 논의했다.

윤 대통령은 북러 밀착에 대해 “동아시아는 물론이거니와 글로벌 안보에 심각한 우려를 불러일으키고 있다”고 했고, 기시다 총리도 “미국 대서양과 인도-태평양의 안보는 불가분한 관계에 있다”고 강조했다. ▶관련기사 6면

윤 대통령과 기시다 총리는 이날 워싱턴D.C.에서 북대서양조약기구(NATO·나토) 정상회의를 계기로 한일정상회담을 갖고 양국간 다각도 협력 방안을 논의했다. 두 정상이 만난 것은 5월 한일중 정상회의 이후 약 한 달 반만이다.

두 정상은 최근 북러 관계에 대한 우려를 나누고, 한일 및 한미일 공조의 중요성을 피력했다. 윤 대통령은 “나날이 엄중해지는 국제 안보 상황 속에서 우리 양국이 3년 연속 인태 파트너국(IP4)의 일원으로서 나토 정상회의에 참석하는 것은 그 전략적 함의가 매우 크다”고 말했다.윤 대통령은 이어 “최근 러북의 밀착은 한미일의 캠프 데이비드 협력이 얼마나 중요한 것이었는지 보여주고 있다”며 “한일 양국이 나토 회원국들과 긴밀히 공조하면서 결코 북대서양의 안보와 동북아의 안보가 서로 분리될 수 없다는 것을 우방국들과의 단합된 대응으로 확인시켜 나가기를 희망한다”고 덧붙였다.

기시다 총리는 “이번에는 나토와 우리 인도-태평양 파트너와의 공조를 깊이하는 장”이라며 “북한 정세 등 최근의 안보와 국제적 제반 과제 중심으로 솔직하게 의견을 나눌 수 있었으면 한다”고 말했다.

양국 정상은 지난 정상회담에서 합의한 경제, 에너지, 미래세대 교류 등 여러 분야에서의 협력이 가시적 성과를 도출되는 점도 조명했다. 앞서 양국은 한일 수소협력대화, 한일 재무장관회의, 한일 교육장관회의, 한일 외교차관전략대화 등을 개최한 바 있다.

아울러 양국 간 소통을 강화하고, 내년 국교정상화 60주년을 맞이하기 위해 한일 외교당국 간 준비에 착수할 수 있도록 관심을 갖기로 했다. 앞으로도 형식에 구애받지 않고 긴밀히 소통해 나가기로 했다.

이날 회담장에는 기시다 총리가 먼저 입장해 윤 대통령을 맞이했다.

윤 대통령은 “잘 계셨어요? 5월에 뵀는데 두달 만에 이렇게 (만났다)”라고 인사를 건넸다. 기시다 총리도 “지난 5월 서울에서 뵀던 기억이 아직도 생생한데 다시 뵐 수 있게 돼 아주 반갑다”고 화답했다.

한일정상회담을 마친 윤 대통령은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과 한미정상회담도 추진한다.

김태효 국가안보실 제1차장은 이날 워싱턴D.C.의 한 호텔에 마련된 프레스센터에서 기자를 만나 “미국 백악관과 용산 대통령실이 잠시라도 만나서 얘기할 필요성이 있다는데 인식을 같이하고 있다”고 말했다.

윤 대통령은 나토 공식일정을 통해 바이든 대통령을 여러 차례 접한다. 이날 저녁에도 윤 대통령과 김건희 여사는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 부부가 주최하는 친교 만찬에 참석했다. 이 자리에서 윤 대통령은 나토 회원국, 파트너국 정상과 자유로운 환담을 나누며 우위와 교분을 가진 바 있다.

윤 대통령은 나토 일정 첫날에만 일본을 포함해 독일, 캐나다, 네덜란드, 스웨덴, 체코, 핀란드 등 7개국 국가들과 양자회담을 가졌다. 이번 회담에서 윤 대통령은 각국 정상과 북러 밀착에 대한 우려, 그에 따른 공조와 연대의 중요성 등을 모색했다.

이밖에도 윤 대통령은 체코, 네덜란드, 스웨덴, 핀란드 등 4개국 정상들과 신규 원전 협력을 논의하는 등 ‘1호 영업사원’으로서 세일즈 외교도 이어갔다. 워싱턴D.C.=서정은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