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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출마선언문에 이재명 언급만 104번...野내부 “과도한 충성경쟁”
정책비전보다 李 관계 강조 우려
김두관, 민주당 다양성 실종 지적

더불어민주당 8·18 전당대회에서 최고위원에 도전하는 친명(친이재명)계 인사들의 출마선언문에 이재명 전 대표의 이름이 104번 언급된 것으로 파악됐다. 당내에선 다양성 실종에 대한 우려와 “이 대표를 향한 충성 경쟁이 지나치다”는 비판이 나온다.

10일 정치권에 따르면 민주당 전당대회 후보 접수 마감일인 이날 오전 9시 기준 최고위원에 도전하는 공식 출마선언을 한 인사는 12명이다. 이들의 출마선언문에는 이 전 대표의 이름이 총 104번 담겼다. 가장 많이 언급한 인사는 강선우 의원이다. 강 의원은 출마선언문에 ‘이재명’을 총 29회 적었고, 원외인사인 김지호 부대변인은 20회, 전현희 의원 15회, 민형배 의원 13회, 한준호 의원은 9회로 그 뒤를 이었다. 이들 12명 중 출마선언문에 ‘이재명’을 적지 않은 후보는 정봉주 전 의원이 유일하다.

민주당 내부에선 차기 지도부를 이끌 최고위원 후보 개인의 정치적 역량이나 정책 비전보다 이 전 대표와의 관계가 강조되고 있다는 우려가 제기된다. 한 중진 의원은 “최고위원 후보라면 차기 대선 승리를 위해 우리 당을 어떻게 끌고 갈 것인지에 대한 비전과, 지도부로서 자신이 어떤 리더십을 갖췄는지, 정치적 소신은 무엇인지 등을 명확히 밝힐 수 있어야 한다”고 말했다. 그는 “물론 일치단결하고 단일대오를 형성하는 것도 중요하지만, 민주당의 미래에 대한 이야기를 뒤로 한 채 이 전 대표에 대한 언급만 늘어놓는 것은 옳지 못하다”며 “지적하고 넘어갈 필요가 있는 문제”라고 했다.

당내 다양성이 사라지고 있다는 지적도 나온다. 한 민주당 의원은 “후보 이름을 가리고 출마선언문만 보면 어떤 후보인지 모를 수도 있을 것 같다”며 “최고위원 후보로 내세울 콘텐츠가 ‘이재명’ 세 글자 뿐인 분도 적지 않다”고 비판했다. 그는 “민주당은 다양성이 중요한 가치로 여겨져 온 당”이라며 “이 전 대표가 전당대회에 출마하기도 전부터 이재명 당대표를 전제로 하고 있으니, 다른 목소리를 내기는 더욱 어려워지지 않겠느냐”고 했다.

이 전 대표의 1인 독주체제를 막겠다며 전당대회 출사표를 던진 김두관 전 의원도 당내 다양성 실종을 지적했다.

김 전 의원은 전날 세종특별자치시의회에서 열린 당대표 출마 기자회견에서 “국민께서 지난 총선 때 오늘날의 어려운 시국을 앞장서서 타개하라고 민주당에 여소야대, 거대 제1당의 책임을 부여했다”며 “그러나 민주당은 그 막중한 책임을 거슬러 역사상 유례가 없는 제왕적 당 대표, 1인 정당화로 민주주의 파괴의 병을 키움으로써 국민의 염려와 실망 또한 커지고 있다”고 했다. 양근혁 기자

yg@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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