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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C형 간염 완치돼도 면역세포에 흉터”
신의철 IBS 센터장 연구팀 규명

기초과학연구원(IBS)은 한국바이러스기초연구소 바이러스면역연구센터의 신의철 센터장(KAIST 의과학대학원 교수·사진) 연구팀이 서울시보라매병원, 세브란스병원 연구팀과 공동으로 C형 간염 바이러스가 사라져도 환자의 면역세포에는 지워지지 않는 흔적이 남는다는 것을 알아냈다고 10일 밝혔다.

C형 간염은 C형 간염 바이러스(HCV)의 혈액이나 체액 전파로 인해 발생한다. 감염되면 절반 이상이 만성으로 진행되며, 장기간 염증이 반복되면서 간이 굳는 간경화 또는 간암 등 합병증을 초래한다. 우수한 항바이러스제가 개발되며 완치율이 100%에 근접해졌지만 치료 후에도 환자의 면역 체계가 완전히 정상화되지 않는다는 보고가 있었다.

IBS 연구팀은 만성 C형 간염 치료 후 면역계의 변화를 규명하기 위해 조절 T세포에 주목했다. 연구팀은 만성 C형 간염 환자의 혈액을 채취, 항바이러스제 치료 전후 조절 T세포의 상태를 비교했다. C형 간염 바이러스에 감염되면 말초 혈액 속 조절 T세포가 많아지는데 바이러스 제거 후에도 많은 수가 유지됐다. RNA 염기서열 분석으로 살펴본 결과, 바이러스가 사라져도 염증성 사이토카인인 TNF(종양괴사인자) 생산능력이 사라지지 않았다. 바이러스 감염으로 인해 변한 조절 T세포의 염증성 특성이 완치 후에도 여전히 남아 있다는 의미다. 공동 제1저자인 김소영 연구원은 “C형 간염 치료 후에도 조절 T세포가 정상화되지 않는다는 보고는 이전에도 있었지만 분자 수준에서 세포집단의 변화를 규명해 바이러스가 남긴 ‘면역 흉터’를 명확히 그려낸 건 이번이 처음”이라고 말했다. 이어 연구팀은 유전자의 후천적 변화를 살펴볼 수 있는 첨단 기법을 이용해 치료 전후 조절 T세포를 비교 분석했다. 그 결과, C형 간염 바이러스 치료 이후에도 면역에는 염증성 후성유전학적 변화가 남아 있음을 확인했다.

연구팀은 염증성 후성유전학적 변화가 생기면 만성 C형 간염 환자가 완치 후에도 염증성 질환이 잘 생기게 될 것이라고 추정하고 있다. 더 나은 환자 치료·관리를 위해 조절 T세포에 남은 흔적이 환자의 건강에 미치는 영향을 구체적으로 밝히는 추가 임상 연구가 필요함을 보여준다. 신 센터장은 “다른 만성 바이러스 감염에서도 유사한 후성유전학적 흔적이 남아 있는지 살펴볼 계획”이라 고 말했다.

이번 연구 결과는 의학 분야 국제 학술지 ‘간장학 저널’ 6월 13일자 온라인판에 실렸다. 구본혁 기자

nbgkoo@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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