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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집밥도 양보다 질’ 프리미엄 HMR 시대
외식비 부담에 HMR 수요↑…맛·품질 고려
식품업계, 맛집과 협업하고 고급재료 활용
“무조건 가격만 따지지 않아…가심비 소비”
서울의 한 대형마트에 가정간편식이 진열되어 있다. [연합]

[헤럴드경제=정석준 기자] “외식보다 저렴하게 집에서 끼니를 해결하기 위해 HMR(가정간편식)을 삽니다. 제품을 고를 때는 비싸도 더 맛있는 걸 고르는 편이죠.”

고물가 여파로 외식 비용이 오르면서 HMR 수요가 급증하고 있다. 특히 유명 셰프나 맛집 메뉴를 맛볼 수 있는 프리미엄 HMR이 주목받고 있다.

10일 통계청에 따르면 지난달 외식물가는 전년 동월 대비 3% 증가하며 소비자물가지수 상승률(2.4%)을 넘어섰다. 통계청 관계자는 “외식은 원재료비, 인건비 인상으로 인해 약간씩 올라가고 있다”고 말했다.

한국소비자원 가격정보종합포털 ‘참가격’에 따르면 서울 기준 삼계탕 가격은 1만6885원으로 7년 전보다 약 2000원 올랐다. 칼국수 한 그릇 가격은 9154원에서 9231원으로, 비빔밥은 1만846원에서 1만885원으로 각각 올랐다.

외식 물가 부담이 HMR 시장을 키웠다. 분위기는 달라졌다. 무조건 저렴한 제품을 선호하는 것이 아니라 가격이 높아도 취향에 맞는 제품을 찾는 이들이 많아지고 있다.

서울에 거주하는 30대 직장인 이 씨는 “평소 지출을 줄이기 위해 저녁은 퇴근 후 집에서 먹으려고 한다”며 “무작정 가격만 고려하지 않고 먹어보고 싶었던 요리나 제품 재료를 고려해 HMR을 구매한다”고 말했다. 다른 30대 직장인 최 씨는 “요즘은 HMR을 고를 수 있는 선택 폭이 넓어져서 좋다”며 “맛집이나 유명 셰프의 요리를 먹어볼 수 있어 외식만큼 만족도가 높다”고 전했다.

현대그린푸드 ‘모두의 맛집-전통시장편 시즌2’ 프로젝트. [현대그린푸드 제공]

실제 이마트가 판매 중인 HMR 제품 ‘피코크 능이백숙’은 올해 4월 말 출시 이후 두 달 만에 약 1만8000개가 팔렸다. 기존 냉장 삼계탕 HMR에 능이버섯 등 고급 식재료를 추가해 인기를 끌었다. 서울 유명 식당인 금돼지식당과 협업해 선보인 ‘피코크 금돼지식당 김치찌개’도 올해 상반기 매출이 전년 동기 대비 13% 늘었다.

제조업체 입장에서도 프리미엄 HMR은 매출 효자다. CJ제일제당의 비비고 시리즈 중 저나트륨 한우사골곰탕, 본갈비탕 등 냉동 국물 제품 8종은 올해 상반기 매출이 전년 동기 대비 약 105% 성장했다. CJ제일제당 관계자는 “맛을 타협하는 간편식이 아닌 한 끼 식사로 충분한 제품을 원하는 수요가 늘고 있다”고 말했다.

프레시지가 올해 1월 출시한 ‘해운대암소갈비집 한우소불고기전골’의 월평균 매출액은 2억원에 달한다. 최현석 셰프와 협업한 ‘한우 함박스테이크’, ‘대왕소갈비찜’ 등도 지난해 12월 출시 이후 월평균 1억6000만원 이상의 매출을 유지하고 있다.

이은희 인하대 소비자학과 교수는 “HMR 시장 초반에는 가성비가 첫 번째 구매 요인이었지만, 최근에는 색다르거나 고급스러운 제품을 찾는 경향이 강하다”며 “집에서 맛집이나 호텔 요리를 저렴하게 경험할 수 있는 가심비(가격 대비 심리적 만족도) 소비가 늘고 있는 것”이라고 분석했다.

mp1256@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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