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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佛총선 좌파연합 1위 전망…일주일새 우(右)에서 좌(左)로
1차선거 1위였던 RN 3위로 밀려
좌파연합과 범여권의 반극우 연대 주효
좌파 총리 세울 경우 마크롱 레임덕 직면
7일(현지시간) 프랑스 서부 낭트에서 열린 집회에서 한 참가자가 프랑스 총선 예측 결과 발표 후 프랑스 국기를 들며 환호하고 있다. [AFP]

[헤럴드경제=김영철 기자]7일(현지시간) 치러진 프랑스 총선에서 대이변이 연출됐다. 1차 투표에서 압도적인 1위를 달리던 극우 국민연합(RN)이 반(反)극우 연대에 막혀 3위로 밀려나고, 좌파 연합 신민중전선(NFP)이 1당 자리를 차지할 것으로 전망된다. 1차 투표와 결선 투표가 치러진 일주일 사이에 프랑스의 권력 지형이 우(右)에서 좌(左)로 뒤바뀐 셈이다.

에마뉘엘 마크롱 프랑스 대통령은 이번 총선을 통해 최악의 고비는 넘겼지만 향후 정부 구성에 따라 레임덕에 처할 가능성도 적지 않아 다시 한번 시험대에 오르게 됐다.

프랑스 BFM TV는 8일 여론조사기관의 출구조사 결과를 인용해 전체 하원 의석 577석 중 좌파 연합 NFP가 178∼205석, 마크롱 대통령의 범여권은 157∼174석, 극우 RN은 113∼148석을 얻을 것으로 예측했다.

여론조사기관 IFOP가 예측한 최종 결과도 좌파 연합이 180∼205석으로 1당, 범여권이 164∼174석, RN이 120∼130석이었다. 공화당과 기타 우파는 60∼65석, 기타 좌파 진영은 10석을 가져갈 걸로 예측됐다.

지난달 30일 치러진 1차 투표 결과 극우 정당의 압승이 거의 유력시 됐으나 2차 투표에서 판세가 완전히 뒤집어졌다. 1차 투표에서 RN과 그 연대 세력은 33.2%로 1위에 올랐고, 좌파 연합은 28%, 범여권은 20% 득표에 그쳤다.

극우 정당의 참패는 2차 투표를 앞두고 좌파 연합과 범여권에서 RN 후보의 당선 저지를 위해 대대적인 후보 단일화를 이룬 것이 주효했다. 반대로 의회 권력 장악을 눈앞에 뒀던 RN은 다시 한번 프랑스 정치권의 높은 벽을 실감한 셈이다.

좌파 연합 내 굴복하지않는프랑스(LFI)의 장뤼크 멜랑숑 대표. [AFP]

좌파 연합 내 굴복하지않는프랑스(LFI)의 장뤼크 멜랑숑 대표는 출구조사 발표 후 기자회견에서 “유권자들이 불가능할 것으로 여겨진 좌파 연합의 승리를 만들어냈다”고 소감을 밝혔다. 그는 “우리 국민은 최악의 시나리오를 분명히 거부했다. 국민의 과반수가 극우 세력이 아닌 다른 선택을 했다”며 “오늘의 결과는 수백만 명의 국민에게 엄청난 안도감을 안겨줬다”고 말했다.

이어 마크롱 대통령을 향해 “대통령은 NFP에 국가 운영을 요청할 의무가 있다. 가브리엘 아탈 총리는 물러나야 한다”며 “좌파 연합은 집권할 준비가 돼 있다”고 정부 운영에 나설 뜻을 밝혔다.

이날 극우 정당이 1당에 오를 경우 반극우 시위를 예고하며 파리 중심가에 모였던 시민들은 출구 조사 결과가 발표되자 환호성을 질렀다. 일부 유권자는 RN의 집권을 막아냈다는 데에 기쁨의 눈물을 흘리기도 했다.

총선 내내 지지율 1위를 달리다 막판에 3위로 추락한 RN의 조르당 바르델라 대표는 결과에 유감을 표했다. 특히 좌파 연합이 1당을 차지할 거란 소식에 “불명예스러운 동맹이 프랑스를 극좌의 품에 던지고 있다”고 비판했다. 이어 “우리는 그 어느 때보다 프랑스 국민의 편에 설 것”이라며 야당으로서 한층 강경한 대정부 투쟁을 이어 나갈 것이라고 말했다.

한편 마크롱 대통령은 극우 정당의 의회 1당 장악을 막아냈고 3위에 그칠 것이라는 그간 여론조사와 달리 범여권이 2위를 차지하며 의회 소수당으로 전락하는 상황은 모면했다. 하지만 좌파에서 총리를 임명해야 할 경우 대통령의 운신 폭은 좁아질 수 밖에 없다. 마크롱 대통령이 추진해온 연금 개혁 등이 철회되거나 무산돼 일찌감치 레임덕에 빠질 것이라는 전망도 나온다.

yckim6452@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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