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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캐즘 곧 끝난다?” 꿈틀대는 美 전기차 시장…‘K-배터리’ 반등 신호탄 될까 [비즈360]
4월 미국 전기차 신차 등록대수 14% 증가
전기차 가격 인하 정책 제품 판매 촉진
포드·현대차 호조…SK온도 반사이익 기대
2분기 저점으로 하반기 실적 개선 전망

포드 ‘머스탱 마하-E’ [포드 제공]

[헤럴드경제=김지윤 기자] 미국 전기차 시장이 꿈틀대면서 글로벌 시장의 ‘캐즘’(대중화 전 수요 정체기) 시기를 지나고 있는 ‘K-배터리’가 하반기 실적 개선을 이뤄낼 지 주목된다.

30일 S&P 글로벌 모빌리티 신차 등록 데이터에 따르면 지난 4월 미국 전기차 신차 등록대수는 전년 동월 대비 약 14% 증가한 10만2317대를 기록했다.

전체 승용차 신차 등록대수에서 전기차가 차지하는 비중은 7.4%였다. 올해 1분기 전기차 평균 비중(6.9%)보다 높아졌다. 전기차 선두 업체인 테슬라의 판매 감소가 두드러진 데 반해 포드, 리비안, 토요타 등이 미국 내 전기차 판매를 주도했다.

톰 리비 S&P 글로벌 모빌리티 산업 분석 담당 부서장은 “자동차 제조업체들이 전기차 가격을 내연기관차 수준으로 낮추고 있으며, 이는 제품 판매를 촉진하고 있다”고 말했다.

특히 포드의 경우 지난 4월 압도적인 판매 증가세를 기록했다. 포드 ‘머스탱 마하-E’의 판매대수는 전년 동월 대비 287.1% 증가한 5358대를 기록, 미국 내 전기차 판매 톱3에 이름을 올렸다. 포드 ‘F-150 라이트닝’ 역시 전년 동월 대비 95.7% 증가한 2509대가 팔렸다.

현대자동차 ‘아이오닉5’ [현대차 제공]

상위 10위권에 든 또 다른 모델을 살펴보면 토요타 ‘bZ4X’는 646.6% 증가한 4666대가 팔렸고, 현대차의 ‘아이오닉5’도 92.6% 성장을 기록, 4078대가 판매됐다. 특히 아이오닉5는 지난달 미국에서 4449대가 팔리며 월 최다 판매량을 갈아치우기도 했다.

리비안 ‘R1S’는 126.8% 증가한 2855대가, 기아 ‘EV6’는 93.8% 증가한 2178대가 각각 팔렸다.

4월 미국 전기차 시장 상위 10개 모델 중 테슬라 ‘모델Y’와 ‘모델3’만 유일하게 판매 감소를 기록했다. 테슬라의 ‘사이버 트럭’은 2178대의 신규 판매고를 기록했다.

글로벌 완성차 브랜드의 주요 전기차 판매가 회복세를 보이며, 국내 배터리 업계의 실적 개선 기대감도 커지고 있다. 특히 포드와 현대차의 미국 내 선전으로 반사 이익이 기대되는 곳은 SK온이다. SK온은 포드 F-150라이트닝과 현대차 아이오닉5에 배터리를 납품하고 있다.

업계에 따르면 현대차는 SK온의 매출 비중 50% 이상을 담당하는 핵심 고객사로 전해졌다. 현대차가 오는 10월부터 미국 조지아주 현대차그룹메타플랜트아메리카(HMGMA)에서 아이오닉5 현지 생산에 돌입할 것으로 관측되는 가운데 SK온과의 동반 상승이 기대되는 지점이다.

현대자동차그룹이 미국 조지아주에 건설 중인 ‘현대차그룹 메타플랜트 아메리카’ 조감도 [현대차 제공]

SK온은 현대차와의 조지아주에 연 35GWh 규모의 배터리 합작공장도 건설 중이다. SK온은 포드와도 미국 켄터키·테네시주에 배터리 합작법인 ‘블루오벌SK’를 연 127GWh 규모로 짓고 있다. 2025년부터 순차 가동 예정돼 있는데, 가동이 본격화할 경우 또 한 번의 도약이 예상된다.

증권가에서는 2분기 배터리 업계가 실적 저점을 기록한 뒤, 하반기부터 반등할 것으로 보고 있다. SK온의 경우 소형 배터리 사업을 함께하는 LG에너지솔루션, 삼성SDI와 달리 중대형 배터리에 집중하고 있는 만큼, 전기차 수요 변화에 따른 실적 변동이 클 것으로 예상된다.

황성현 유진투자증권 연구원은 “SK온의 수주잔고는 400조원으로 110조원 증가했으며, 하반기 물량 증가가 예상된다”며 “미국을 시작으로 현대차·기아향 라인 전환이 진행될 경우, 전사 가동률 상승 및 완만한 실적 턴어라운드가 전망된다”고 밝혔다.

SK온은 수익성 개선을 위해 국내외 배터리 공장 수율을 90% 중반까지 높이고, 완성차 업체와 주요 원소재 구매 가격을 연동해 메탈가 변동에 따른 리스크를 최소화하는 데 집중하고 있다. 투자금 마련에 대한 시장의 우려를 불식시키기 위한 노력도 지속하고 있다.

SK온은 2022년 5조원, 2023년 6조8000억원을 시설투자에 집행했다. 올해는 7조5000억원을 시설 투자금액으로 책정했다. 금액은 늘었지만 미국 에너지부의 최대 92억달러 정책자금 지원, 5000억원 규모 신종자본증권 발행 등 다양한 조달 방안을 통해 자금을 마련한 것으로 알려졌다.

업계에서는 SK온의 남아있는 투자 소요 규모를 약 11조원으로 추정한다. 업계 관계자는 “이 역시 향후 수년에 걸쳐 집행될 예정인 만큼, 매년 부담할 투자규모는 2조~3조원 수준에 불과하다”며 “사실상 올해를 기점으로 투자비 부담이 큰 폭으로 줄어들 것”이라고 전망했다.

LG에너지솔루션과 삼성SDI 등 타 배터리 업체도 하반기 실적 개선이 기대된다. 주민우 NH투자증권 연구원은 “LG에너지솔루션은 2분기 (고객사 전기차 판매 등) 전방수요가 아쉽지만, 2분기를 저점으로 3분기부터 신차 효과 및 판가 안정화(마진 회복)에 따라 실적 개선 예상된다”고 밝혔다.

리비안 ‘R1S’ [리비안 제공]

배터리 업계는 전기차 시장 전반에서 호재가 이어지고 있다는 점을 긍정적으로 보고 있다. 폭스바겐, 리비안 등 그동안 부진했던 완성차 업체들 역시 전기차 부문 첫 흑자 전환을 목표로 경영 보폭을 확대하고 있다.

테슬라의 대항마로 주목받았던 리비안은 2009년 설립 이후 적자에서 벗어나지 못했지만, 올해 첫 흑자 달성을 목표로 비용 절감을 추진 중이다. 지난 1월에는 밴 생산라인의 가동을 중단하고 부품을 재설계해 자재 비용을 35% 이상 절감했다고 밝히기도 했다.

최근 폭스바겐그룹이 리비안에 2026년까지 50억달러(약 7조원)를 투자할 것이라고 밝히면서 향후 미래 전망 역시 밝아졌다. 폭스바겐은 10억달러를 리비안에 투자해 지분을 확보하고, 이후 40억달러를 추가 투자해 리비안과 합작회사를 설립할 계획이다. 양사는 2030년 이전 합작회사가 개발한 기술이 적용된 차량을 출시한다는 목표다.

업계 관계자는 “전기차 시장이 침체기에 빠졌다고 해도 성장세를 무시할 수는 없다”며 “업체들의 옥석 가리기는 시작됐고, 유망 업체들은 흑자 전환을 기점으로 괄목할 성장이 예상된다”고 말했다.

jiyun@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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