손웅정 ‘아동학대’ 논란에 박지성 재소환…“맞지 않고 배웠다면 훨씬 잘했을텐데”
박지성. [연합뉴스]

[헤럴드경제=장연주 기자] 축구선수 손흥민의 아버지 손웅정 감독이 운영하는 'SON축구아카데미'에서 손 감독과 코치 2명이 아동학대 혐의로 피소된 가운데, 과거 학원 스포츠폭력 피해 경험을 밝힌 박지성 부자의 발언이 재조명되고 있다.

손 감독의 아동학대 피소 사건 보도가 나간 뒤 국내 축구 온라인 커뮤니티인 '에펨코리아'에는 '박지성이 축구센터를 지은 이유'라는 제목의 글이 게재됐다. 박지성 부자는 과거 축구계에 만연했던 폭행 관습에 부정적인 입장을 나타냈다.

실제로 박지성은 자신이 쓴 책 '멈추지 않는 도전'에서 "학창시절 셀 수 없을 정도로 두들겨 맞으면서 난 결코 무슨 일이 있어도 후배들을 때리지 않겠다고 다짐했다"며 "내가 최고참 선배가 됐을 때, 난 후배들에게 손을 댄 적이 한 번도 없었다"고 말했다.

그는 "날 때린 선배들에게 나름의 이유가 있었는지 모르겠지만, 얻어맞는 입장에선 이해할 수 없는 게 대부분이었다"며 "실력과 인품이 뛰어난 선배에겐 저절로 (후배들에 대한) 권위가 생겨난다고 생각한다"고 밝혔다.

박지성의 아버지 박성종 씨도 이 책에서 "아들 박지성이 축구센터를 설립한 이유는 어린 선수들이 억압적이고 폭력적인 환경이 아닌 곳에서 축구하길 바랐기 때문"이라며 "아들이 때때로 '만약 내가 맞지 않고 축구를 배웠다면 지금보다 훨씬 더 잘할 수 있었을 텐데'라는 말을 했다"고 밝혔다.

이와 관련, 박지성이 대한민국 축구 국가대표팀 주장을 맡은 뒤부터 팀의 분위기가 변했다는 증언이 나온 바 있다.

박지성 은퇴 후 대표팀 주장을 맡았던 기성용(FC 서울)과 구자철(제주 유나이티드)은 '2022 국제축구연맹(FIFA) 카타르 월드컵' 특집방송에서 관련 이야기를 나눴다.

구자철은 박지성이 대표팀 주장이던 시기에 대해 "진짜 리더다운 리더의 가장 가까운 표본이 지성이 형"이라며 "모든 일에서 주장이 제일 열심히 했다"고 회상했다.

기성용도 "(주장이 먼저) 경기장 안에서 가장 열심히 하니까 안 따를 수가 없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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축구 국가대표 손흥민의 아버지인 손웅정 SON축구아카데미 감독

한편, 지난 26일 손웅정 감독과 SON축구아카데미 소속 코치 2명이 아동복지법 위반(아동학대) 혐의로 고소를 당했다. 코치 중 한명은 손흥민의 친형인 손흥윤 수석코치인 것으로 확인됐다.

손웅정 감독은 이번 사건과 관련해 "마음의 상처를 받은 아이와 그 가족 분들께 깊은 사과의 뜻을 전한다"면서도 "고소인의 주장 사실은 진실과는 다른 부분이 많기 때문에 아카데미 측은 사실관계를 왜곡하거나 숨기지 않고 가감 없이 밝히며 수사에 적극적으로 협조하고 있다"고 밝혔다.

그는 이어 "제 모든 것을 걸고 맹세컨대 아이들에 대한 사랑이 전제되지 않은 언행은 결코 없었다"며 "고소인 측이 수억원의 합의금을 요구했고, 그 금액은 아카데미가 도저히 수용할 수 없어 안타깝게도 합의에 이르지 못했다"고 주장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