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용학 서울시옴부즈만위원장이 서울시청 서소문청사 내 사무실에서 헤럴드경제와 인터뷰를 하며 임용 후 2년간의 소회를 밝히고 있다. [서울시 제공]

“옴부즈만이란 말은 스웨덴어로 ‘왕의 대리인’이란 뜻이에요. 표현 그대로 서울시옴부즈만위원회는 서울시장의 대리인인 것이죠.”

2022년 5월 3년 임기의 서울시옴부즈만위원장에 임용된 주용학 위원장(61)은 지난달 임기 2주년을 맞았다. 서울시옴부즈만위원회는 위원장 외에 6명의 시민감사옴부즈만 위원, 5개 팀장으로 꾸려진 시청 내 작은 조직에 불과하다. 예산과 인력의 한계 속에서 주 위원장은 지난 2년간 법률자문단 발족, 시민참여옴부즈만 확대, 내지역지킴이 충원, 민원 이행실태 리스트 작성 등을 통해 시(市)옴부즈만위원회의 발전을 주도적으로 이끌었다.

또 오는 7월부터는 서울시 감사위원회 산하 인권담당관실이 시옴부즈만위원회 산하로 옮겨져 조직이 확대 개편된다. 임기 1년을 남겨둔 현 시점에서 위원회는 더욱 발전된 모습으로 계속 진화 중인 셈이다.

“옛날 억울한 사람들이 신문고를 쳐서 왕에게 억울함을 알렸잖아요. 지금 억울한 시민이 있어 서울시장을 향해 그 신문고를 울린다면 억울함을 달래주는 실무를 바로 시옴부즈만위원회가 맡는 겁니다.”

위원회가 담당하는 사무는 크게 시민의 고충민원 해결, 시민감사(자치구 주민 발의 주민감사·서울시민 발의 시민감사·위원회 직권감사), 공공사업 감시 등 3가지다. 위원회는 지난해 고충민원 133건에 대한 해당 기관의 이행여부를 확인했고, 시민감사 7건, 공공사업 감시 197건을 완료했다. 주 위원장은 이러한 사무의 이행여부를 점검하는 리스트를 별도로 만들어 일일이 확인 중이다.

주 위원장은 취임 직후 민원업무 현장을 지원하기 위해 변호사, 법학교수 등으로 구성된 35명의 법률자문단을 최초로 발족시켰고 현재 48명으로 확대해 운영 중이다. 각종 고충민원 처리에 기여하는 시민참여옴부즈만은 기존 35명에서 100명으로 늘렸고, 현장 불편사항을 신고하는 내지역지킴이는 기존 1400여명을 5037명으로 확대해 연간 2만건의 신고 건수는 지난해 17만건으로 치솟았다.

시민이 제기하는 각종 민원, 감사 및 공공사업 감시 요구를 적극 수용하고 기관의 민원 처리를 독려하는 시청 내 건강한 사이클의 중심에 위원회가 있는 셈이다. “서울시에서 옴부즈만위원회의 역할을 한 마디로 정리하면 건강검진 기관입니다. 위원회가 정상적으로 가동된다면 시정의 문제가 무엇인지 알 수 있어요.”

시옴부즈만위원회의 위상과 역할은 국내보다 해외에서 더 알아준다. 지난해 7월 태국 방콕에서 열린 세계옴부즈만협회(IOI) 아시아 지역회의에서 서울 사례 발표는 아시아 각국 참가국들로부터 큰 관심을 끌었다. “서울시옴부즈만위원회는 세계 어느 나라와 비교해도 그 위상과 권한이 아주 독보적입니다. 감사권, 조사권, 감시권을 모두 갖고 있는 합의제 독립기구는 서울시가 세계적으로 유일해요.”

주 위원장은 지난해 연말 있었던 IOI 아시아 지역 이사 4명을 뽑는 선거에 출마해 태국과 인도네시아 후보, 당시 김홍일 국민권익위원장과 함께 당선됐다. 각국을 대표하는 아시아 지역 이사에 한 국가에서 2명이 당선된 건 이때가 처음이다. 이런 결과엔 주 위원장의 친화력도 한몫했다. “작년 태국에서 각국 대표들이 참여한 회식 중 저한테 노래를 청하더라고요. 제 학부 전공이 스페인어라 ‘베사메무초’를 불렀는데 아주 반응이 뜨거웠어요. 다음날 아침엔 다들 저를 알아보고 인사하더군요.(웃음)”

김수한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