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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캐나다 집권당 보선 패배…쥐스탱 총리 사임 압박
30년 넘게 지켜온 토론토에서 패배
인플레 등 경제 이슈로 민심 이반
마땅한 후임자 없어 자유당 회복 미지수
쥐스탱 트뤼도 캐나다 총리 [로이터]

[헤럴드경제=원호연 기자]캐나다 집권 자유당이 토론토 보궐선거에서 충격적인 패배를 당했다. 인플레이션에 따른 생활고에 대한 불만이 쥐스탱 트뤼도 정부에 대한 심판으로 나타난 것이다. 내년 가을 총선 전에 트뤼도 총리가 스스로 물러나야 한다는 정치적 압력이 심화되고 있다.

25일(현지시간) AP 통신 등에 따르면 캐나다 선거위원회는 토론토 세인트폴 하원 보궐선거에서 보수당 돈 스튜어트 후보가 42.1%의 득표율로 자유당 레슬리 처치(40.5%) 후보를 누르고 당선됐다고 발표했다.

이번 보궐선거는 1997년부터 지역구를 지켜온 캐롤린 베넷 의원이 최근 덴마크 대사로 부임하기 위해 의원직을 사퇴하면서 치러졌다. 토론토는 1993년 이후 보수당에게 한 곳의 의석도 내주지 않았던 정도로 자유당에 대한 지지가 확고한 곳이어서 이번 패배는 자유당에게 충격적인 결과다. 게다가 처치 후보가 트뤼도 정부의 크리스티아 프리랜드 재무장관의 비서실장 출신이었던 만큼 이번 선거는 트뤼도 정부에 대한 중간 평가 성격이 짙었다.

앵거스 리드 연구소는 “캐나다인들은 높은 생활비와 주거비 등 주요 경제 이슈에 대해 자유당 정부가 제대로 대응하지 못하고 있는 점을 우려했다”며 자유당의 패배 원인을 설명했다. 캐나다의 5월 소비자물가지수(CPI)는 전년 동기 대비 2.9% 상승해 4월(2.7%)은 물론 애널리스트 전망치(2.6%)를 상회했다. 특히 서비스 물가가 4월 4.2% 상승한 데 이어 5월에도 4.6% 상승하면서 전반적인 물가 상승을 주도했다.

트뤼도 총리는 “이것은 분명히 원했던 결과가 아니다”며 “저와 자유당 전체가 캐나다인들에게 가시적이고 실질적인 진전을 보여줄 수 있도록 훨씬 더 많은 노력을 기울여야 한다는 것은 분명하다”고 밝혔다.

최근 지지도가 급격히 하락하고 있는 트뤼도 총리는 이번 보궐 선거 패배로 정치적 위기에 빠지게 됐다. 정치전문매체 폴리티코는 “영국 리시 수낵 총리와 프랑스 에마뉘엘 마크롱 대통령,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에 이르기까지 전세계 팬데믹 이후 정치적 침몰을 겪고 있는 현직 정부의 대열에 트뤼도 총리가 합류하게 됐다”고 평가했다.

여론조사업체 입소스의 최근 여론조사에 따르면 캐나다인의 68%는 트뤼도 총리의 사임을 원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당장 총선이 치러질 경우 보수당을 뽑겠다는 응답은 42%로 자유당(24%)을 압도하고 있다.

프레리 드로리 전 보수당 캠페인 매니저는 “이번 보궐선거가 트뤼도 총리의 마지막 저항이 될 수 있다”며 “내년 가을 총선에서 의원직이 위태롭게 된 자유당 의언들이 이제 내부적으로 뿐만 아니라 외부적으로도 목소리를 낼 것이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문제는 트뤼도 총리가 총선 전 사임하더라도 그를 대신해 자유당의 변신을 이끌 만한 후임자가 마땅치 않다는 점이다. 앵거스 리드 연구소 조사 결과 프리랜드 재무장관은 물론 마크 카니 전 캐나다은행 총재, 도미닉 르블랑 공공안전부 장관, 아니타 아난드 재무이사회 의장등 후임자 대부분에 대해 캐나다 국민들이 부정적인 인식을 가지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트뤼도 총리는 “모든 나라에서 사람들은 높은 인플레이션과 생활비 문제, 금리, 주택과 보육 문제로 어려움을 겪고 있다”면서 “우리는 다른 나라보다 더 잘하고 있다”며 사임 가능성을 일축했다.

why37@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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