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파포 전용 59㎡ 입주권 18억원 육박

분양가 대비 프리미엄 8억원가량 붙어

잠실 리센츠 59㎡ 20.95억 신고가 거래

서울 아파트 분양·입주권 거래도 증가세

분양가 뛰자 입주권도 오름세...구축 매수세 ‘풍선효과’
공사비 급등에 따른 분양가 상승은 입주를 앞둔 입주권 가격까지 끌어올리고 있다. 사진은 이달 11월 입주를 앞둔 서울 강동구 둔촌주공 재건축 아파트인 ‘올림픽파크 포레온’ 공사 현장 [연합]

높아진 공사비와 이에 따른 분양가 상승이 집값 상승세로 번지고 있다. 이런 흐름은 특히 서울 주택 시장에서 두드러지고 있다. 신축 아파트의 공급 가격이 높아지자, 주변 단지의 가격 또한 키맞추기처럼 높아지는 양상이다. 이른바 풍선효과다.

분양가 상승에 따라 입주를 앞둔 단지의 입주권 가격 또한 오르고 있으며, 인근의 구축 아파트에도 상승 흐름이 옮겨붙는 모습이다. 공사비 상승에 따른 고분양가가 주택 수요가 탄탄한 서울의 아파트 몸값을 키우고 있다는 분석이다.

▶새 아파트 분양가 뛰자, 입주단지 입주권도 껑충=25일 부동산업계에 따르면 서울 강동구 올림픽파크포레온(둔촌주공 재건축) 입주권 거래 가격이 20평대 기준 18억원 수준까지 높아졌다. 지난해에만 해도 30평대 입주권이 16억~17억원 수준이었는데, 분양가 상승과 집값 회복세에 주요 단지 분양·입주권도 비싸진 것으로 풀이된다. 지난해 초까지만 해도 서울에서조차 ‘마이너스 프리미엄(마피)’ 매물이 나왔지만, 부동산 가격 저점 인식 및 공사비 상승 등 여파에 주요 지역 대단지 분양·입주권 가격은 계속 높아지고 있다.

국토교통부 실거래가 공개시스템에 따르면 올림픽파크포레온 전용 59㎡ 입주권은 지난달 말 17억9500만원에 거래됐다. 지난해 같은 평형 입주권은 최저 14억5000만원, 최고 16억4000만원에 팔렸는데 어느새 18억원 턱밑까지 온 셈이다. 이는 전용 84㎡ 입주권의 지난해 거래 가격 수준이다. 작년에 올림픽파크포레온 전용 84㎡ 입주권은 대부분 17억~18억원대선에서 거래됐으며 최저 13억3927만원, 최고 22억9615만원을 기록했다. 올해 들어 최고가는 21억5897만원이었다. 지난해 최고가가 21억5320만원이었던 전용 95㎡ 입주권은 올해 5월 23억556만원까지 올랐다.

분양가 상한제가 적용된 올림픽파크포레온의 분양가는 ▷39㎡ 6억원 중반~7억원 초반대 ▷59㎡ 9억원 후반~10억원 중반대 ▷84㎡ 12억원 초반~13억원 초반대 등이었다. 현재 입주권 가격 추이를 보면 전용 59㎡는 7억~8억원, 전용 84㎡ 9억원 가까이 웃돈이 붙은 셈이다. 한때 선순위 청약 마감에 실패하며 무순위 청약에 잔여 물량이 899가구나 풀리기도 했는데, 결국 청약 당첨자들은 수억원의 시세차익을 볼 수 있게 된 셈이다.

강동구 길동 강동헤리티지자이 전용 59㎡ 입주권도 올해 들어 10억원을 넘겼다. 지난해 최고가는 9억5000만원이었는데, 올해 들어선 12건의 거래 중 10건이 10억원 이상에 거래됐다. 특히 지난달엔 11억9500만원으로 신고가를 경신했다. 다만 집값 회복세가 가장 빠른 강남권의 경우, 입주권 시세가 지난해와 비슷했다. 강남구 개포동 디에이치퍼스티어아이파크 전용 84㎡ 입주권은 지난해 최고 30억198만원에 거래됐는데, 올해 거래가는 30억1198만원으로 1000만원 오르는 데 그쳤다. 전용 96㎡ 입주권은 지난해에 이어 올해도 최고 38억원대 수준을 유지했다.

서울 아파트 분양·입주권은 가격 상승뿐 아니라 분양가 상승 및 신축 선호 추세로 거래도 늘고 있다. 올해 1월~5월 거래량은 현재까지 246건으로 집계(해제 발생 건수 제외)됐는데, 이는 전년 동기(199건) 대비 23.6% 늘어난 수준이다. 올림픽파크포레온을 비롯해 이문아이파크자이, 래미안라그란데, 북서울자이폴라리스, 힐스테이트세운센트럴, 흑석리버파크자이, 청계SK뷰, 장위자이레디언트, e편한세상답십리아르테포레 등 단지의 분양·입주권이 손바뀜됐다.

▶분양가 비싸지자 매수세 주변 구축 아파트로 번져= 분양가 상승에 따른 집값 상승 여파로 매수세는 이제 주변의 구축 아파트로까지 번지고 있다. 강남 일부지역에서는 과거 신고가를 뛰어넘는 최고가 매매도 속속 이뤄지고 있다.

국토교통부 실거래가 분석시스템에 따르면 강남구 일원동 디에이치자이개포 전용 118㎡가 41억5000만원에 거래되며 신고가를 경신했다. 평형으로 계산해 45평이라는 점을 감안하면 평당 1억원에 가까운 가격이다. 강남구 도곡동 타워팰리스2차 전용 164㎡는 지난달 20일 44억3000만원에 중개거래되며 직전 최고가(43억원)보다 1억3000만원 상승했다. 서초구 잠원동 신반포4차(전용 155㎡)와 반포르엘(전용 84㎡)도 지난달 말 각각 42억500만원, 34억5000만원에 거래돼 신고가를 다시 썼다. 반포동 한 공인중개사는 “최근 들어 매수 문의가 많은데, 그러다보니 집주인들이 호가를 올려서 거래가 폭발적인 것은 아니다”면서도 “다만 급매로 나온 것은 바로 계약이 되고 있는데 얼마 전에도 반포 7년차 아파트 전용 84㎡ 저층이 30억2000만원에 시장에 나왔는데 얼마 지나지 않아 매수 의사 밝힌 사람이 나타났다”고 분위기를 전했다.

송파구 잠실동 리센츠 25평(59㎡)도 이달 14일 20억9500만원에 신고가로 손바뀜 됐다. 지난 2022년 5월 신고가(20억8000만원)보다 1500만원 비싼 가격이다. 전달 29일 13평(27㎡)도 12억원에 거래됐는데 이는 21년 9월 거래된 신고가 12억75000만원보다 7500만원 낮은 수준이다. 이들 아파트 대부분이 평형으로 계산하면 평당 1억원에 가까운 가격이다. 반포, 압구정에서 시작된 평당 1억원 시대가 개포, 잠실로까지 옮겨붙는 모양새다.

이같은 상승세는 통계로도 나타난다. 한국부동산원 주간아파트가격동향에 따르면 이번 주(17일 기준) 서울 아파트값은 0.15% 오르며 13주 연속 상승세다. 오름 폭은 2021년 11월 첫 주(0.15%) 이후 2년 7개월(137주)만에 최고치다. 또 서초(0.31%). 강남(0.16%), 송파(0.23%) 등 강남3구는 서울 평균 변동율을 크게 웃돌았다. 한 대형건설사 임원은 “강남에서 출발한 신고가 행진이 서울 전체 아파트 시장가격을 들썩이게 하고 있다”고 전했다. 함영진 우리은행 부동산리서치랩장도 “아파트 공급은 적고, 분양가도 비싸며 선호지역은 가격이 안 떨어지니 실수요자들이 늦기전에 매입하려는 심리적인 영향이 크다”면서 “경기도가 올해 10만호에서 내년 6만호로 공급이 주는데 향후 경기도 전셋값을 주목할 필요가 있다”고 분석했다.

서영상·고은결·박자연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