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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세상 힙한 ‘K-패션’…할리우드·NBA 스타도 “입어볼래요” [언박싱]
티모시 샬라메부터 디플로까지
“입어보고 싶어” 먼저 러브콜
K-패션, 패션위크·매장 넓힌다
SNL 피날레 방송에서 던스트 가디건 착용한 배우 제이크 질렌할. [SNL 방송 캡처]

[헤럴드경제=김희량 기자] “어? 제이크 질렌할도 입었네. ”

지난달 미국 코미디프로그램 SNL에서 배우 제이크 질렌할이 파란색 카디건을 입고 피날레 방송에 등장했다. 영화 ‘인사이드아웃2’의 미국프로농구(NBA) 컬래버 광고에 등장하는 드웨인 웨이드가 입은 흰색 상의, ‘비욘세 프로듀서’로 알려진 디플로가 최근 프랑스 공연에서 입었던 셔츠도 눈에 띈다. 모두 국내 패션 브랜드 던스트 제품이었다.

할리우드가 ‘K-패션’을 입기 시작했다. 앞서 언급한 이들은 브랜드의 광고 모델이 아니다. 스스로 한국 브랜드를 선택하며 홍보대사를 자처하고 있다. ‘한국적인 것이 세계적인 것’이라는 흐름을 몸소 보여주는 대목이다.

25일 업계에 따르면 국내 디자이너 브랜드 ‘송지오(SONGZIO)’는 영화 ‘블랙 팬서’에 출연한 배우 윈스턴 듀크의 러브콜을 받았다. ‘틱톡이 낳은 슈퍼스타’라는 별명을 가진 미국의 싱어송라이터 타이 베르데스, 미국의 힙합 래퍼인 플레이보이 카티도 송지오를 택했다.

글로벌 스타는 옷을 직접 사거나 스타일리스트를 통해 업체에 협찬을 요청해 제공받는다. 송지오 관계자는 “해당 사례들은 먼저 ‘입어 보고 싶다’고 연락이 와 저희가 옷을 제공한 사례”라고 설명했다.

던스트 가디건을 인사이드아웃2 광고에서 입은 NBA스타 드웨인 웨이드(왼쪽). [인사이드아웃2·NBA 광고 영상 캡처]
디자이너 브랜드 송지오의 옷을 착용한 영화 '블랙 펜서' 출연 배우 윈스턴 듀크. [윈스턴 듀크 인스타그램]

행사장에 직접 K-패션을 입고 등장해 화제가 되는 경우도 많다. 올해 2월 영화 ‘듄:파트2’ 기자회견을 위해 방한한 배우 티모시 샬라메는 삼성물산 패션의 디자이너 브랜드 준지의 점프수트를 입었다. 준지의 옷을 눈여겨 본 티모시 샬라메 측 스타일리스트의 요청이 있었기 때문이다. 티모시 샬라메는 이에 더해 개인적으로 준지 압구정 매장에 방문해 쇼핑까지 했다. 집업 가디건 등 약 500만원 상당의 제품을 쇼핑해 목격담이 퍼졌다.

‘옷 좀 입는다’고 알려진 할리우드 배우들까지 K-패션을 선택하는 이유는 무엇일까. 업계는 한류가 확산하면서 한국 패션의 위상이 달라졌다고 입을 모은다. 한 패션업계 관계자는 “제니나 지수처럼 세계적으로 인지도가 높은 연예인을 내세우면서 브랜드가 알려졌고, 한국 디자이너 브랜드가 가진 독특한 감성이나 시그니처 디자인이 인정을 받고 있다”고 전했다.

삼성물산 패션 준지의 점프슈트를 입은 배우 티모시 샬라메. [연합]

특히 SNS(소셜네트워크서비스)를 통해 한국 배우·가수들이 입은 패션이 노출되면서 한국 패션 전반에 대한 관심도 늘어났다는 분석도 제기된다. LF패션 던스트의 모델인 블랙핑크 지수의 경우 인스타그램 팔로어 수가 한국 인구보다 많은 7878만명(25일 기준)이다. 블랙핑크 제니(8494만명), BTS 진(4862만명) 등 수백만명에서 수천만명의 팔로워를 가진 이들이 직간접적으로 K-패션의 홍보대사 역할을 하고 있다.

최근 로고플레이 대신 디자인으로 승부하는 미니멀리즘 패션이 부각되면서 독특한 디자인을 내세운 브랜드가 주목받는 측면도 있다. 던스트 관계자는 “미니멀하고 클래식한 디자인이 유럽인들에게 인기를 끄는 것 같다”면서 “유명 인사들의 자발적인 선택으로 자연스럽게 옷이 노출되는 현상은 브랜드 입장에서 큰 의미가 있다”고 했다.

해외에서 K-패션 인지도가 올라가면서 한국 패션 업체들도 글로벌 진출에 집중하는 분위기다. 우영미 등 일부 디자이너 브랜드가 파리에 진출했다면 최근에는 패션기업이 본격적으로 시장 확대에 발 벗고 나서고 있다.

최근 프랑스 파리 공연에서 던스트의 셔츠를 착용한 미국 프로듀어 디플로. [디플로 인스타그램]
2025 S/S 송지오 파리 패션위크 여성 컬렉션. [송지오 제공]

해외에 매장을 직접 열거나 패션위크에 적극적으로 디자인을 알리는 마케팅이 대표적이다. 지난 21일 2025년 봄여름(SS) 시즌 프랑스 파리 패션위크에서는 한섬의 시스템·시스템옴므, 송지오 등이 참여해 신제품 프레젠테이션을 마쳤다. 한섬은 지난 20일 파리 마레지구에 ‘시스템·시스템옴므 파리’를 개장하며 유럽 시장을 정조준하기 시작했다. 코오롱FnC는 지난해 말부터 미국 로스엔젤레스에 지속가능패션을 테마로 한 ‘서큘러라이브러리’ 매장을 운영 중이다.

성과도 뚜렷하다. 송지오는 최근 1년간 해외 매출이 전년 대비 50% 증가했다. 송지오는 파리 프랭땅, 홍콩 하비 니콜스 등에 있는 해외 매장을 지난해보다 30% 늘린 16곳으로 확장했다. 올해 9월에는 프랑스 파리 플래그십 스토어 오픈을 앞두고 있다.

현재 20여 개국에서 해외 바이어를 확보한 던스트는 올해 봄·여름 해외 수출 규모가 전년 대비 50% 성장했다. 던스트의 경우 캐나다 명품 플랫폼 '에센스', 켄달 제너가 크리에이티브디렉터로 있는 편집샵 FWRD은 물론 최근 뉴욕의 유명 백화점인 버그도프 굿맨의 수주에도 성공했다.

hope@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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