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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전 여친 이름·일화 소설로 썼다” 소설가 정지돈 논란
소설가 정지돈. [연합]

[헤럴드경제=김유진 기자] 소설가 정지돈(41)이 과거 연인의 사생활과 실명을 허락 없이 작품에 인용했다는 주장이 제기됐다.

독서 유튜버로 활동 중인 김현지(활동명 SASUMI김사슴)씨는 최근 자신의 블로그에 글을 올려 정 작가의 2019년 소설 ‘야간 경비원의 일기’(현대문학)와 올해 발표한 장편 ‘브레이브 뉴 휴먼’(은행나무)에서 자신의 내밀한 이야기가 인용됐다고 주장했다. 김씨는 작가에게 사안에 대한 인정과 사과, 재발 방지를 요구하고 있다.

김씨에 따르면 그는 2017년 사귀었던 사람에게 스토킹을 당하던 중 정지돈 작가에게 도움을 받으며

정 씨와 교제를 시작한 뒤 2019년 초 이별했다. 그는 “이 시기에 나눈 거의 모든 이야기들이 이별 후부터 정 작가의 작업에 쓰인 걸 알게 됐다”고 밝혔다.

문제가 된 소설은 정지돈의 ‘야간 경비원의 일기’다. 소설에는 주인공 ‘나’가 이성복이라고 불리는 시인의 독서모임에서 ‘에이치’를 만나게 되는 내용이 담겼다. 이에 김씨는 “‘에이치’라는 인물이 겪고 있는 이야기는 대부분 내가 실제로 겪은 일”이라며 “스토킹을 기점으로 ‘나’와 에이치가 가까워지는 과정에 대한 문장들은 실제 사건과 흐름마저 일치한다”고 주장했다.

그는 또 “(소설에는) 성적인 문장도 있고 나 역시 선유도역 근처에 살고 있었다”고도 했다. 소설 속 ‘에이치’는 스토킹에 시달리다가 화자인 ‘나’와 만나 어릴 적 이야기를 나눈 뒤 성관계를 나누는 것으로 묘사돼 있다.

정 작가의 또다른 SF 장편인 ‘브레이브 뉴 휴먼’의 등장인물 여성 ‘권정현지’는 김 씨와 이름이 같다. 김 씨는 해당 인물의 자신의 가정사를 차용했다는 입장이다.

김씨는 “정씨에게 전화했더니 차단돼 있어 이메일을 보내 문제를 제기했다”며 지난달 메일을 보낸 내용과 정씨에게 받은 답장을 공개했다.

김현지씨가 정지돈 작가의 무단 인용 의혹과 관련해 블로그에 올린 글. [김현지 씨 블로그]

정씨는 김씨에게 “‘브레이브 뉴 휴먼’은 오해”라며 “이름, 캐릭터 모두 관련 없고, 현지라는 이름이 흔해 오해가 있을 거라는 상상도 못했다”고 해명했다. 또한 ‘야간 경비원의 일기’ H의에 대해선 “가능한 변형을 했고, 그 내용을 너도 긍정적으로 받아들였다고 생각했다”며 “하지만 지금 마음이 바뀌었다면 사과하고 절판해야지”라고 적었다.

이에 김씨는 “답장을 받자마자 정씨가 연기를 하고 있고, 절대 사과할 생각이 없다는 걸 알았다”며 “저는 정씨와 ‘야간 경비원의 일기’에’ 대해 대화한 적이 없다”고 반박했다.

2013년 문학과사회 신인문학상을 통해 작품활동을 시작한 정지돈 작가는 문학동네 젊은작가상, 문지문학상, 김현문학패, 김용익소설문학상 등을 수상한 유명 작가다.

kacew@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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