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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코리아 디스카운트에 美증시 도전...투자유치 기회 매력적
국내기업 나스닥 상장 선택 배경 주목
나스닥, 증시 상승세 견인 ‘스타기업’ 발굴
상장되면 전세계 투자자 주목, 사업추진 이득
실패 사례 상당수...상장 후 성공이 핵심
최근 네이버웹툰, 야놀자 등 유망한 한국 기업이 미국 나스닥 상장을 선택하면서 그 배경이 주목되고 있다. 김준구(왼쪽) 네이버웹툰 대표와 이수진(오른쪽) 야놀자 총괄대표 [네이버웹툰·AP·야놀자 제공]

‘기회의 땅’이지만 누구에게나 풍요로운 것은 아니다. 혹독한 경쟁을 돌파해야 하지만, 그럼에도 국내 IT 기업이 연이어 미국 나스닥 상장을 추진하고 있다.

특히 야놀자, 네이버웹툰 등 유망한 국내 기업이 나스닥 상장을 선택하면서 그 배경이 주목된다. 나스닥 상장에 따른 투자 확대 기회 등이 표면적 이유이지만, 그만큼 국내 증시의 매력이 반감되고 있다는 방증이기도 하다.

▶‘코리아 디스카운트’에 외면받는 국내 증시=업계에서는 ‘코리아 디스카운트(국내 증시의 저평가)’를 기업들이 나스닥을 선택한 주된 이유로 꼽는다. 국내 증시가 글로벌 시장에서 저평가받는다는 문제 제기에 따라 최근 정부는 기업 밸류업 프로그램을 실시, 다양한 지원책을 내놓고 있다. 하지만 여전히 국내 증시는 지지부진한 상태다.

나스닥은 지속적으로 증시 상승세를 견인하는 ‘스타 기업’이 발굴되는 중이다. 최근 엔비디아 열풍에 힘입어 나스닥지수는 또 사상 최고치를 경신한 바 있다.

업계 관계자는 “‘하이 리스크 하이 리턴’을 추구하는 기업이라면 전 세계 투자를 이끄는 나스닥에 도전할 요인이 충분하다”며 “나스닥 상장을 부정적으로 볼 게 아니라 국내 투자 상황을 개선하려는 노력이 더 중요하다”고 지적했다.

업계는 최근 나스닥에 도전하는 기업들의 사업모델에도 주목한다. 기본적으로 나스닥에서 성공하려면, 내수가 아닌 해외 사업 확대 잠재력이 커야 한다는 이유에서다. 최근 미국 증권거래위원회(SEC)에 나스닥 IPO(기업공개) 관련 서류를 제출한 네이버웹툰이나 올해 2월 미국 법인 설립에 이어 나스닥 상장을 준비 중인 야놀자는 미국 시장의 성장 잠재력이 큰 회사로 평가받는다.

네이버웹툰은 2014년 영어 서비스를 실시한 이후 미국 시장에 진출한 지 10년이 됐다. 이 기간 북미 시장에서 웹툰을 전파하고 대중화하는 데에 주도적 역할을 했다. 현재 미국 내에서 웹툰 침투율은 약 27%로 추정된다. 70% 이상인 한국과 격차가 크다. 즉, 이미 포화상태인 국내와 달리 미국 웹툰 시장은 여전히 성장할 여력이 크다는 의미다. 현재 네이버웹툰은 150여 개국에 진출, 월간 활성 이용자가 1억6900만명(올해 1분기 기준)에 이르고 있다.

야놀자도 지난해 매출이 전년 동기 대비 27%나 급증한 7667억원으로 역대 최고치를 경신했다. 올해 3월에는 미국에 50번째 해외 지사를 설립하는 등 여행 플랫폼이란 사업 모델 자체가 해외 사업에 특화돼 있다.

▶전 세계 투자자가 주목, 투자 유치에도 유리=나스닥에 상장하면 국내 증시보다 투자 유치에 유리한 측면도 있다. 나스닥은 시가총액이 한화 기준 3경원 이상으로, 세계 투자 자본을 견인하는 대표 거래 시장이다. 3000개 이상 기업이 상장돼 있고, 외국기업 비중도 크다. 상장하게 되면 일단 전 세계 투자자의 관심을 받을 수 있다.

쿠팡이 대표적 예다. 쿠팡은 2021년 공모가 35달러로 나스닥에 첫 거래를 시작했다. 시초가부터 공모가 대비 80% 이상 급증하는 등 뜨거운 관심이 쏠렸다. 종가 기준으로만 100조원 이상의 기업으로 평가받았다. 의도적 적자 전략으로 사업을 키웠던 쿠팡은 나스닥 상장 이후 사업 안정화에 박차, 작년엔 연간 흑자를 달성했다.

네이버웹툰도 현재 공모가 상단 가격을 적용하면 상장 후 기업가치는 약 3조7000억원 수준으로 추정된다. 다만, 이는 공모가 기준에 따른 평가로 이후 시장 평가에 따라 기업가치는 크게 달라질 여력도 충분하다. 앞서 블룸버그는 네이버웹툰이 나스닥 상장에 성공하면 약 5조5000억원 규모의 기업가치를 평가받을 것으로 전망했다.

▶나스닥 상장 실패 역사도 수두룩=국내 기업이 나스닥에 IPO를 추진한 것은 이전에도 적지 않았다. 과거 국내 초고속 인터넷 시장의 대표 기업으로 성장했던 하나로텔레콤 외에도 웹젠, 이머신즈, 픽셀플러스 등 다수 기업이 나스닥에 상장했었다.

그럼에도 대중적으로 낯선 건 이들 기업 대부분이 결국 나스닥 시장에서 철수했기 때문이다. 하나로텔레콤의 경우 상장 이후 일거래량이 1만주 미만으로 미비했고, 연간 10억원 이상 소요되는 상장 유지 비용이 오히려 부담으로 작용했다. 결국 하나토텔레콤은 7년여 만에 나스닥 상장을 폐지했다.

다른 기업도 대부분 유사한 전철을 밟았다. 장기간 거래가 부진해지고 주가가 약세를 면치 못하면서 결국 상장폐지를 선택했다. 실제 적지 않은 국내 기업이 지금까지 나스닥에 상장했지만 널리 알려진 기업이 극히 드문 이유다.

업계 관계자는 “나스닥이 국내 증시인 코스닥에 비해 상장하는 게 크게 까다롭지 않다”며 “사실 상장 자체는 특별한 게 아니다. 상장 이후 얼마나 성공할 수 있는가가 핵심”이라고 했다. 김상수 기자

dlcw@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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