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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성폭행 동네로 낙인" 밀양시 결국 사과문 낸다

밀양 성폭행 사건을 모티브로 한 영화 '한공주' 포스터

[헤럴드경제=김성훈 기자] '2004년 밀양 집단 성폭행 사건'이 재조명되면서 비판을 받고 있는 밀양시가 결국 사과문을 낸다.

밀양시와 시의회 등은 오는 25일 사과문을 발표할 것으로 알려졌다.

안병구 밀양시장이 시민을 대표해 피해자와 국민에 사과하고, 성범죄 근절과 인권 친화적 도시 조성을 약속할 예정이다.

밀양 집단 성폭행 사건은 2004년 12월 밀양지역 고교생 44명이 울산 여중생 1명을 밀양으로 꾀어내 1년간 지속해 성폭행한 사건이다.

당시 사건을 수사한 울산지검은 가해자 중 10명(구속 7명, 불구속 3명)을 기소했다. 20명은 소년원으로 보내졌다. 나머지 가해자에 대해서는 피해자와 합의했거나 고소장에 포함되지 않아 '공소권 없음' 결정이 났다. 사실상 형사 처벌을 받은 이가 하나도 없는 것이다.

뿐만 아니라 경찰은 피해자의 신상을 외부에 흘리는가 하면, 지역사회 여론도 "여자애가 꼬리쳤다"는 식으로 피해자의 행실을 탓하며 2차 가해를 해 비판을 받았다. 밀양 지역 전체가 성범죄로 인한 오명을 뒤집어쓰게 된 것이다.

사건 후 20여년 동안 이 일에 대한 처벌이 제대로 이뤄지지 않았다는 인식이 사회 저변에 잠복해 있다가, 최근 일부 유튜버들이 가해자들의 신상을 공개하기 시작하면서 수면 위로 올라왔다.

'사적제재'는 불법이라는 비판도 있지만, '공적제재'가 제대로 이뤄지지 않은 후과라는 반론도 만만치 않다.

한편, '밀양 성폭행 사건'의 가해자로 신상이 폭로된 사람 중 9명은 '사건과 무관하다'고 주장하며 '허위 사실 작성자를 명예훼손으로 처벌해달라'는 내용의 집단 진정서를 밀양경찰서에 제출했다.

이들은 방송통신심의위원회에도 사건과 무관한 자신들 사진이 방송에 사용된다며 삭제 요청 민원을 낸 것으로 알려졌다.

이들 외에도 온라인에서 사실과 다른 내용이 광범위하게 확산하면서 이에 따른 고소·진정도 증가하고 있다.

경남경찰청 사이버수사대에 따르면 지난 23일까지 밀양 성폭행 사건과 관련한 고소·진정 건수는 110여건에 이른 것으로 집계됐다.

이들은 가해자의 여자친구라는 내용으로 잘못 공개됐거나, 유튜브 채널이 당사자 동의 없이 무단으로 개인 신상을 공개해 명예가 훼손됐다는 취지로 고소·진정을 낸 것으로 전해졌다.

paq@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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