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태원(오른쪽) SK그룹 회장이 지난 4월 방미 당시 젠슨 황 엔비디아 최고경영자(CEO)와 대화를 나누고 있는 모습 [최태원 회장 SNS 캡처]

[헤럴드경제=김은희 기자] 최태원 SK그룹 회장이 22일 미국 출장길에 오른다. 방미 기간 중 현지의 정보기술(IT) 대기업, 이른바 ‘빅테크’ 주요 인사와 회동에 나설 것으로 보인다.

21일 SK에 따르면 최 회장은 미국 실리콘밸리 등을 찾아 인공지능(AI), 반도체 시장을 점검하고 사업기회를 모색할 방침이다. 최 회장의 미국 출장은 올해 4월 새너제이 엔비디아 본사에서 젠슨 황 최고경영자(CEO)와의 회동 이후 약 2개월여 만이다.

이번 출장에는 유영상 SK텔레콤 사장, 김주선 SK하이닉스 사장(AI 인프라 담당) 등 SK그룹의 AI·반도체 관련 주요 경영진이 동행한다.

최 회장은 이번 출장에서 SK그룹의 ‘AI 생태계’를 바탕으로 한 글로벌 기업과의 협업을 모색할 것으로 보인다. 이에 방문지도 빅 테크가 모여 있는 새너제이 실리콘밸리에 국한하지 않은 것으로 알려졌다. 현지 파트너사가 있는 미국 내 여러 지역을 두루 둘러볼 것으로 보인다.

최태원 SK그룹 회장이 올해 1월 SK하이닉스 이천캠퍼스 R&D센터에서 경영진에게 HBM에 대한 설명을 듣고 있다. [SK 제공]

SK는 반도체부터 서비스까지 AI에 필요한 모든 생태계를 육성하고 있다. 우선 SK하이닉스는 AI 시스템 구현에 필수적인 초고성능 AI용 메모리 제품인 고대역폭메모리(HBM)와 AI 서버 구축에 최적화된 고용량 DDR5 모듈, 엔터프라이즈 SSD(eSSD) 등 경쟁력 있는 제품을 앞세워 글로벌 AI용 메모리 시장을 선도하고 있다.

서비스 분야에서는 SK텔레콤의 생성형 AI 서비스 ‘에이닷’이 차별화된 개인비서 기능으로 400만명에 육박하는 가입자를 끌어모았다. 또한 SK의 에너지·자원 사업역량을 한데 모은 ‘클린에너지솔루션’은 데이터센터에 필요한 청정에너지 확보와 전력 사용 절감 대안으로 최근 주목받고 있다.

최 회장은 이달 6일 대만에서 웨이저자 TSMC 신임 회장과 만나 “인류에 도움되는 AI 초석을 함께 만들자”며 SK의 AI 방향이 ‘사람’에 있음을 강조한 바 있다. 미국 AI·반도체 빅 테크 경영진도 인류의 미래에 공헌하는 AI를 강조하고 있는 만큼 최 회장과 이와 관련한 의견을 나눌 것으로 전망된다.

SK그룹 관계자는 “최태원 회장은 올해 4월 미국, 6월 대만에 이어 다시 미국을 방문하며 AI, 반도체 사업 경쟁력 강화를 위한 글로벌 네트워크 구축에 노력하고 있다”며 “글로벌 경쟁이 격화하는 AI 및 반도체 분야에서 국가 경쟁력을 강화하고 리더십을 공고히 하는 데 시간과 자원을 아끼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