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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영상]올해 열대야에 ‘말매미 습격’…잠 못 이루는 밤 고통 어쩌나
올해 여름, 폭염일수 평년대비 4~6일 많아
기온 높을수록 매미 울음소리는 커져
가장 시끄러운 ‘말매미’ 도심속 개체수 증가
올해 여름 역대급 폭염이 예상되면서 ‘열대야’를 매미가 괴롭힐 가능성이 높아졌다. 사진은 미국에 출몰한 매미떼. [NJ.com 유튜브 캡처]

[헤럴드경제=김용재 기자] 올해 여름은 역대급 폭염이 예상된다. 뜨거운 ‘열대야’에 시끄러운 매미소리까지 가세해 밤잠 못 이룰 가능성까지 높다. 한국에 서식하는 가장 시끄러운 매미 중 하나인 ‘말매미’가 수도권과 신도시 등지에 크게 늘어났기 때문이다.

21일 기상청에 따르면 올해 6월부터 8월까지 3개월 날씨 전망은 평년보다 기온이 높을 확률이 91%~94%에 달한다. 이상기후로 인한 폭염이 한반도뿐 아니라 미국·중국·인도 등 세계 곳곳에서 발생하고 있다.

특히 6월 중순임에도 불구하고 몽골 동부 등 서쪽에서 발생한 고기압의 영향권에 들면서, 더위가 평년보다 빠르게 찾아왔다. 기상청은 이번 폭염을 시작으로 올여름 더위가 본격적으로 시작될 것으로 예상한다.

올해 폭염일수도 늘어날 전망이다. 이명인 울산과학기술원 폭염연구센터장은 올해 한반도 폭염 일수가 평년 10일보다 나흘 이상 많은 14~16일이 될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폭염일은 일 최고기온이 33도 이상인 날이다.

기상청 관계자는 “매년 최고 기록을 경신하고 있는 해수면 고온 현상이 올여름 폭염과 많은 비로 계속될 가능성이 높다”라고 말했다.

폭염이 전망되면서 온도에 민감한 매미들의 울음이 오랫동안 지속될 가능성이 높다. 매미는 기온이 높을수록 울음소리가 커지고 우는 횟수도 늘어난다.

폭염과 열대야가 이어진 4일 오후 서울 반포 한강공원에서 시민들이 더위를 식히고 있다. 이날 달빛무지개 분수는 수질 문제로 가동이 취소됐다. [연합]

특히 ‘말매미’가 요주의 곤충이다. 한국에는 12종의 매미가 서식하는데, 도심에는 매미 8종이 살고 있다. 이 가운데 가장 몸집이 크고 시끄러운 매미를 ‘말매미’라고 부른다.

말매미는 원래 제주도에서만 서식했는데, 기후변화와 도시 열섬화로 여름철 기온이 상승하면서 최근에는 수도권과 신도시에서도 개체 수가 크게 늘었다.

새로 녹지가 만들어지는 과정에서 생존력이 강한 말매미가 먼저 자리를 잡은 뒤 다른 매미들이 좀처럼 끼어들지 못했기 때문이다. 서울에서도 숲이 비교적 안정된 북한산과 남산 주변은 참매미가 많지만, 그 외 지역은 말매미가 많다.

말매미는 나무뿌리나 줄기에 해를 끼치기도 하며, 매우 시끄러운 매미로 꼽힌다. 말매미의 경우 낼 수 있는 소리 자체가 80㏈(데시벨)로 기차 선로 주변 소음·작업 환경에서의 소음과 유사한 수준이다. 게다가 말매미가 서식하는 나무에는 다른 매미들이 잘 살지 않는다.

올 여름의 경우 더위가 낮과 밤을 가리지 않고 이어질 것으로 보여 말매미로 인한 소음공해가 전국적으로 지속될 것으로 예상된다.

박선재 국립생물지원관 연구관은 “매미가 울음소리를 내기 위해선 열이 올라와야 하는데, 통상 기온이 높은 낮에 울고 밤엔 울지 않는 매미들이 열대야 현상이 일어나면 (한밤에도) 계속 울 수 있다”라며 “말매미의 경우 소음으로 느끼는 시민들이 많기 때문에 이번 여름 매미로 인한 소음이 지속될 수 있다”라고 말했다.

brunch@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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