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헤럴드경제=이원율 기자]오는 11월 미국 대선에서 도널드 트럼프 전 대통령이 이기고 하원까지 공화당이 장악하면 미국의 인플레이션이 재반등할 수 있다고 무디스 애널리틱이 20일(현지시간) 전망했다.
마크 잔디 무디스 애널리틱 수석 이코노미스트 등은 최근 공개한 '바이든 대 트럼프 대결에 따른 거시경제학적 결과 평가' 보고서에서 트럼프 전 대통령이 당선되고 공화당이 하원을 장악할 확률을 약 35%로 제시했다. 이러한 시나리오 하에서 소비자 물가 상승률은 올해 3.0%에서 2025년 3.6%로 반등할 것으로 예측했다.
보고서는 해당 시나리오에서 "트럼프는 2017년 도입한 '감세와 일자리 법'(TCJA)에 따른 감세를 영구화하고 중국 등 다른 교역국들에 고율 관세를 부과하며 추방을 포함한 강도 높은 이민 정책을 취할 것"이라고 내다봤다.
감세 정책이 경기를 자극하는 가운데, 이민 정책 강화가 고용시장 과열을 불러 인플레이션에 다시 불을 지필 수 있다는 분석이다.
보고서는 "인건비 상승과 인플레이션에 정책 초점을 맞추는 연방준비제도(Fed)는 금리 인상을 재개하거나 최소한 금리 인하 시기를 늦춰야 한다고 느낄 수 있다"며 "이에 따라 경기 침체가 또다시 심각한 위협으로 떠오를 것"이라고 했다.
반면 조 바이든 대통령이 11월 대선에서 승리하면 물가상승률 둔화 기조가 지속할 것으로 보고서는 예측했다.
보고서는 바이든 대통령이 재선에 성공하고 민주당이 하원에서 가까스로 다수 의석을 얻지만, 상원에서는 공화당에 주도권을 빼앗길 시나리오를 가장 가능성이 높은 40% 확률로 제시했다. 이렇게 되면 물가 상승률이 2025년 여름께 연준 목표치인 2%에 도달할 것으로 전망했다.
보고서는 "바이든이 재선에 성공하고 의회가 쪼개지는 상황이 우리가 예상하는 기본 시나리오"라며 "이 경우 현 경제 정책과 대체로 일치하는 상황이 이어질 것"이라고 했다.
한편 오는 11월 미국 대선에서 재대결을 벌일 것이 사실상 확정된 바이든 대통령과 트럼프 전 대통령은 오는 27일로 예정된 첫 대선 TV 토론을 각자 방식대로 준비하고 있다.
CNN 보도에 따르면 바이든 대통령은 대통령 별장인 '캠프 데이비드'에서 토론을 준비한다.
트럼프 전 대통령은 최근 몇 주간 '정책 대화'라는 이름의 준비 모임에 10여 차례 참여해 경제, 국경, 범죄, 낙태, 우크라이나와 중동 전쟁 등에 대한 메시지를 다듬었다고 CNN은 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