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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Y2K 패션’ 화려한 컴백
이효리·뉴진스·제니 ‘스트리트패션’
세대 뛰어넘는 패션 리메이크 열풍
오는 21일 일본에 진출하는 뉴진스가 일본 스트리트패션의 대부 후지와라 히로시가 디자인한 티셔츠와 모자를 착용한 모습 [뉴진스 인스타그램 캡처]
이효리(가운데)가 최근 악동뮤지션 콘서트에서 선보인 텐미닛 무대 뒤 모습[이효리 인스타그램 캡처]

불황 속에서 ‘미니멀리즘’이 패션업계의 키워드로 등장했지만, 한국 셀럽의 ‘Y2K(2000년대) 패션’에 대한 동경은 멈추지 않고 있다. 오는 21일 일본 데뷔를 앞둔 뉴진스가 본격적으로 ‘우라하라’(하라주쿠의 뒷골목) 패션을 선보이면서 일본 감성의 Y2K 패션으로 확산되는 분위기다.

뉴진스는 일본 진출을 앞두고 지난 5월 11일, 일본 스트리트 패션 대부이자 뮤지션인 후지와라 히로시가 디자인한 티셔츠·반다나·모자·가방을 착용한 포스터를 공개했다. 신곡 ‘하우 스윗’ 뮤직비디오 속에서 멤버 하니는 메시 티셔츠와 걸스힙합 스타일을 선보였다. 일본의 스트리트 패션 브랜드 인스크리어 제품이었다.

뉴진스 기획사인 어도어의 민희진 대표가 걸친 패션도 하나의 아이콘이 됐다. 기자회견에서 입은 패션은 일본 캘리포니아제너럴스토어의 티셔츠와 퍼버즈의 니트 카디건으로 추정되며 주목을 받았다.

블랙핑크 제니도 지난달 도쿄 여행에서 후드집업 카디건과 줄무늬 스커트를 매치한 스트리트 캐주얼룩을 선보이며 흐름에 동참했다. 여기에 가수 이효리가 2003년 자신의 곡 ‘텐미닛’을 재현하며 Y2K 패션이 온·오프라인에서 ‘새로운 흐름’으로 화제가 됐다.

Y2K 패션은 통 큰 바지와 크롭티, 문구로 개성을 드러내는 자유로운 스타일이다. 그 중심에는 당시 뮤지션이었던 후지와라 히로시가 이끈 ‘우라하라 패션’이 있다. 1990년대 일본의 시대상을 살펴볼 필요가 있다. 버블 경제가 붕괴된 당시 일본은 힙합·보드와 결합한 빈티지 스타일의 스트리트 패션이 유행이었다. 우라하라 패션은 도쿄 시부야의 패션거리로 불리는 캣스트리트와 하라주쿠에서 확산됐는데 핵심은 ‘음악’이었다.

후지와라 히로시는 힙합·DJ·작곡 등 뮤지션이자 일본 패션계 대부로 꼽힌다. 1980년대 LA에서 만난 숀 스투시와 인연으로 스투시를 일본에 전한 후지와라는 이후 굿이너프를 만들었다. 이후 일본에는 네이버후드, 헥틱, 바운티 헌터, 언더커버 등 스트리트 패션을 잇는 브랜드가 등장한다. 뮤지션의 시선에서 비롯된 스트리트 힙합 스타일은 남달랐다. 음악적인 자유로움을 표현하면서 개성을 드러냈다는 측면에서 현재 K-팝 문화와 닮았다는 분석이 제기된다.

‘K(Korea)’로 포장된 한국 뷰티·음악·패션이 전 세계로 확산하면서 Y2K 패션이 재생산되는 효과도 있다. 30년 전 패션이 Z세대를 만나 일종의 ‘패션 리메이크’로 주목받는 현상이다. Y2K가 유행하던 시기에 태어난 이들이 과거 패션을 복고가 아닌 새로움으로 인식하는 경향이 강하다는 의미다. 패션업계 관계자는 “Y2K 감성이 음악·패션·뷰티 등 많은 분야에 영향을 미치는데, 특히 Y2K 패션이 당시 일본 대중문화에서 영향을 많이 받아 일본 브랜드에 대한 관심으로 이어지기도 한다”고 말했다. 또 다른 업계 관계자는 “경기 침체로 소비가 위축된 상황에서 자유롭고 규정되지 않은 스트리트 스타일에 대한 젊은 세대의 동경이 패션으로 드러나는 것으로 보인다”고 분석했다.

김희량 기자

hope@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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