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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박세리희망재단 지난해 2억 넘게 손실…“딸은 적자인데 父親은 위조도장으로 사업유치” [투자360]
골프선수 출신 박세리씨 [연합·박세리희망재단·게티이미지뱅크]

[헤럴드경제=서경원 기자] 골프선수 출신 박세리씨와 그의 부친 사이 법적 갈등이 불거진 가운데 박세리희망재단이 집중 조명을 받고 있다.

박세리희망재단은 재단소개를 통해 “박세리 국가대표 감독의 유무형 자산으로 바탕으로 골프 인재 양성 및 스포츠산업 발전에 이바지하고자 2016년에 설립됐다”며 “스포츠산업 전반에 걸쳐 마케팅, 후원사업 등의 다양한 사업을 통하여 골프 및 스포츠산업을 발전시키고, 골프 인재 양성 사업으로 수많은 ‘박세리 키즈’를 배출해 국가 이미지 제고에 기여하고자 노력하고 있다”고 소개했다.

이런 가운데 박세리희망재단이 공시한 재단의 재무상태표에 따르면 작년말 기준 재단 보유 현금(현금성자산 포함)은 1억1435만원 수준으로 전체 유동사산(1억1490만원)의 대부분을 차지하고 있다. 재단 현금은 전년(3억3575만원)보다 2억원 가량 줄어든 것으로 인지도 높은 여타 재단과 비교해 규모가 크게 적은 수준이라는 분석이 나온다.

유형자산은 104만원 수준으로 전체자산(유동·유형) 총계가 1억1595만원 밖에 되지 않는다. 재단의 부채는 유동부채, 미지급금, 선수금, 예수금 등으로 총 280만원 가량으로 크지 않은 상황이고 잉여금 역시 1315만원 정도로 미미한 수준이다.

지난해 재단의 사업수입은 8521만원으로 기부금수익(8500만원)이 대부분을 차지했다. 이에 비해 사업비용은 3억831만원이 소요돼 사업손실이 2억2310만원으로 기록했다. 전년도 5355만원의 사업이익을 기록한 것과 대조적이다. 1년새 재단 살림이 크게 악화된 상태라고 볼 수 있다.

박세리희망재단 재무상태표

한편, 박세리씨 부친이 참여하고자 했던 '새만금 해양레저관광 복합단지 사업'의 우선협상자가 지정 취소 처분을 받았다. 연합뉴스 취재를 종합하면 새만금개발청은 이달 초 이 사업의 우선협상자로 선정된 민간 사업자의 지위를 박탈했다. 민간 사업자가 우선협상자로 선정된 지 2년 만이다. 새만금개발청이 민간 사업자로부터 사업계획서를 받아 검증하는 과정에서 박씨의 부친이 허위 서류를 제출한 사실을 확인했기 때문이다.

민간 사업자가 낸 사업계획서에는 ‘박세리희망재단이 참여하는 국제골프학교 사업’이 명시돼 있었고, 박씨 부친이 자신을 재단 회장이라고 칭하며 재단의 도장을 도용한 것으로 추정된다는 게 새만금개발청의 설명이다. 새만금개발청은 우선협상자 선정 이후 사업계획 검증 및 협의 단계에서 재단에 직접 사업 의향을 물었으나 재단은 ‘모르는 일’이라는 식이라고 답했다.

박세리희망재단은 최근 홈페이지에 ‘박세리 감독은 국제골프스쿨, 박세리 국제학교(골프 아카데미 및 태안, 새만금 등 전국 모든 곳 포함) 유치 및 설립 계획·예정이 없다’는 안내문을 내걸기도 했다. 새만금개발청은 재단에 사업 의사가 없다는 사실을 확인하고 민간 사업자에 해명을 요구했으며 진위 확인, 청문, 법률 자문 등을 거쳐 우선협상자 지정을 취소하기에 이르렀다.

개발청은 민간 사업자에게 직접 투자비(3000억원)의 약 2%에 해당하는 ‘우선협상 이행 보증증권’을 회수했다. 서울보증보험에 이 증권을 넘기면 60억원을 받을 수 있다. 아울러 이 민간 사업자가 일정 기간 새만금 사업에 참여하지 않도록 제한할 방침이다. 새만금개발청은 민간 사업자가 가처분 등 소송을 제기할 것에 대비해 법률 자문을 마친 상태다.

새만금개발청 관계자는 “민간 사업자는 박씨의 부친이 추진하고자 했던 국제골프학교 사업으로 높은 점수를 받아 우선협상자로 선정된 것으로 알고 있다”며 “박씨의 부친이 박세리희망재단 회장 명함을 가지고 다니면서 발표에도 참여하니 정말 그가 박씨를 대변하고 있는 사람인 줄 알았다”고 말했다.

이어 “새만금 해양레저관광 복합단지 사업은 민간 자본으로 추진하는 사업이라 우선협상자 지정 취소에 따른 국고 손실은 없다”며 “복합단지 사업 기간은 2030년까지로, 올해 10월 개장 예정이라는 일부 언론의 보도도 사실과 다르다”고 덧붙였다.

박세리 부친에 대한 경찰 고소 사실을 밝힌 박세리희망재단 홈페이지 안내문 [박세리희망재단 홈페이지 캡처]

앞서 박세리희망재단은 박세리씨 부친을 사문서위조 혐의로 경찰에 고소했다. 박 씨와 부친 간의 법적 갈등 문제가 불거진 것으로 보이며, 조만간 검찰 조사도 이뤄질 것으로 예상된다.

박세리희망재단 측에 따르면 재단은 지난해 9월 박 씨의 아버지 박준철 씨를 사문서위조 혐의로 대전 유성경찰서에 고소했으며, 최근 경찰이 기소 의견으로 해당 사건을 검찰에 송치한 것으로 알려졌다. 재단 측 변호인은 “박 씨 부친은 국제골프학교를 설립하는 업체로부터 참여 제안을 받고 재단의 법인 도장을 몰래 제작해 사용했다”며 “설립 업체가 관련 서류를 행정기관에 제출했는데, 나중에 저희가 위조된 도장인 것을 알고 고소했다”고 배경을 설명했다.

박세리희망재단은 홈페이지에 ‘박세리 감독은 국제골프스쿨, 박세리 국제학교(골프 아카데미 및 태안, 새만금 등 전국 모든 곳 포함) 유치 및 설립 계획·예정이 없다’는 안내문을 내걸었다.

재단은 이날 보도자료를 통해 “박세리희망재단은 영리를 추구하지 않는 비영리단체의 재단법인으로 정관상 내외국인학교 설립 및 운영을 할 수 없다”며 “그렇기 때문에 박세리희망재단은 국제골프학교설립의 추진 및 계획을 전혀 세운 사실이 없으며 앞으로도 어떠한 계획이 없다”고 밝혔다. 재단은 “이 사안과 관련해 이사회를 거쳐 수사기관에 정식으로 위법행위에 대한 수사를 의뢰했고, 현재 경찰 수사가 완료됐으며 검찰에 송치돼 수사가 진행 중”이라고 설명했다.

gil@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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