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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첨가물 제로에 진심…비싸서 싫다던 사장님들도 먼저 사업 제의하죠” [인터뷰]
김재연 초록마을·정육각 CEO 인터뷰

“소득 수준 높아지면서 유기 식품 인기 높아져
첨가물 뺀 ‘로우 스펙’ 공략…점포수 더 늘릴 것
정육각-초록마을 인프라 최대한 활용 전략으로”
김재연 정육각 대표가 13일 오후 서울 강남구 초록마을 본사에서 헤럴드경제와 인터뷰를 하고 있다. 이상섭 기자

[헤럴드경제=정석준 기자] “초록마을은 첨가물 제로에 진심입니다. 자극적인 음식을 건강하게 먹을 수 있는 대안을 제시합니다. 처음에는 제조공장 사장님들이 비용 부담 때문에 유기인증을 꺼렸는데, 수익이 높으니 이제 먼저 사업을 제안합니다.”

13일 서울 강남구 초록마을 사옥에서 만난 김재연 초록마을·정육각 대표(34)는 초록마을의 차별화 전략에 대해 “소비자가 매장에서 어떤 농산물을 집어도 건강 걱정을 하지 않아도 된다는 점”이라고 강조했다. 실제 초록마을에서 판매하는 신선식품의 90% 이상이 친환경 인증을 받았다.

올해로 26년차를 맞은 초록마을은 유기농·무농약 친환경 식품을 전문으로 하는 유통 기업이다. 전국에 가맹점과 직영점을 포함해 340여 개의 점포가 있다. 2022년 4월 정육각이 대상그룹으로부터 초록마을을 인수한 뒤부터 6년 연속 적자 탈출을 노리고 있다. 월별 기준으로는 흑자 전환에 성공했다.

올해는 점포를 적극적으로 확장해 소비자와 접점을 늘릴 계획이다. 첨가물을 뺀 새로운 ‘로우 스펙’ 시장이 주목받으면서 강점인 ‘유기농’을 앞세워 매출을 끌어올린다는 전략이다. 김 대표는 “투자 유치 등 급한 불은 껐다”면서 “이제 발전에 집중할 때”라고 말했다.

김재연 정육각 대표가 13일 오후 서울 강남구 초록마을 본사에서 헤럴드경제와 인터뷰를 하고 있다. 이상섭 기자

-친환경 식품이란 무엇인가.

▶화학자재를 사용하지 않거나 최소화로 사용한 식품을 의미한다. 국립농산물품질관리원의 친환경농축산물 인증제도에 따른 기준이다. 화학자재를 아예 사용하지 않으면 ‘유기 식품’이다. 농산물은 ‘유기농산물’, 축산물은 ‘유기축산물’, 가공식품은 ‘유기가공식품’으로 인증받을 수 있다. 초록마을 신선식품은 90% 이상이 친환경 인증을 받았다. 가공식품은 20~30% 정도가 친환경 식품이다. 나머지 상품은 인증이 안 됐지만, 가능한 최대로 유기농과 친환경 원물을 우선 쓰는 형태로 개발 중이다. 유기농·친환경 인증을 받는 것뿐만 아니라 HACCP 인증 등 생산시설 위생 관리와 인공첨가물 최소화를 통해 건강과 맛을 추구하고 있다.

-유기가공식품은 인증이 까다로운데.

▶유기가공식품은 원료뿐만 아니라 제조시설까지 모두 관련 인증을 받아야 획득할 수 있다. 그래서 협력업체 사장님들을 설득하는 과정이 필요했다. 예컨대 유기가공 인증을 받은 콩물을 만들려면 유기농산물 인증을 받은 콩만 쓰는 생산라인이 필요하다. 작업자들이 사용하는 장갑까지 점검 대상이다. 이런 부분이 다 제조공장 운영 비용으로 들어가 처음에는 사장님들이 반대했다. 유기농 관련 사업 노하우와 비용 절감 방법을 제시하면서 설득했다. 매출이 높아지면서 상황이 달라졌다. 사장님들이 칭찬하고, 다른 제품도 사업화를 하자고 먼저 제안한다.

-유기 식품이라면 비싸다는 인식도 있다.

▶그동안 소비 시장에서 유기 식품은 비싸고 맛이 없다는 인식이 있었다. 유기 식품은 일반 식품과 외형이 달라 색소 등 첨가물을 더해 식감을 살리는 경우가 있는데, 이런 과정에서 비용이 더 발생해 가격이 오른다. 일반 식품과 맛의 차이가 없을 정도로 기술력이 올라왔다는 건 다행이다. 초록마을은 정육각 스마트팩토리를 활용해 생산 단가를 낮춰 가격에 반영한다. PB(자체 브랜드) 상품도 과일, 국, 냉동식품 등 1800개 정도를 운영한다. 제품 완성도와 가격을 다 잡으려는 시도다. 매출도 반응도 모두 좋다.

정육각 김포 스마트팩토리. [정육각 제공]

-헬시플레저(건강을 즐겁게 관리하는 제품)가 대세인데, 유기 식품 전망은 어떤가.

▶소득 수준이 높아지면서 ‘더 좋은 것을 먹겠다’는 소비자가 늘어 유기 식품 시장은 커질 수밖에 없다. 제로음료가 뜨는 이유도 설탕보다 건강한 것을 먹기 위해서다. 이보다 더 건강한 것이 가공 과정까지 유기 인증을 받은 식품이다. 그러다 보니 헬시플레저뿐만 아니라 육아를 하는 가정의 유기 식품 수요도 많다. 우리가 영유아식 사업에 진출한 이유이기도 하다. 최근에는 아토피, 탈모 등 개인 질환을 앓는 사람들이 식이요법을 위해 유기 식품을 많이 찾는다. 우리가 추구하는 건 편의점과 대형마트 사이의 위치다. 근린형 가맹 출점을 확대해 접근성을 높이고 유기농 식품으로 헬시플레저를 공략할 수 있다.

-초록마을이 여전히 적자를 기록 중인데.

▶초록마을이 인수되기 전부터 시작된 적자가 이어지고 있다. 우리만 어려운 것이 아니다. 다른 유통사도 힘들다. 정육각이 초록마을을 인수할 때는 더 빠르고 건전하게 성장할 수 있겠다는 확신이 들었다. 그러나 금융시장에서 금리 인상 여파로 자금 유동성이 떨어지면서 예상보다 소요 기간이 길어졌다. 최근에는 정육각이 100억원 투자 유치에 성공하면서 자본 문제가 해결됐다. 흑자 전환을 위해 속도를 내고 있다. 내부적으로는 정육각 IT 부문에 개발자를 투입하고, 마케팅 효율을 개선하고 있다. 모두 불필요한 비용을 줄이는 효율화 작업이다. 초록마을 상호를 바꾸고, 인테리어에도 투자하려 했으나 비용 문제로 백지화했다. 그 결과 점포당 매출이 20% 늘었다. 올해 4월에는 EBITDA(상각 전 이익) 기준 흑자를 기록하면서 긍정적인 신호를 확인할 수 있었다.

-앞으로 계획은?

▶올해는 초록마을 출점을 적극적으로 추진할 계획이다. 초록마을의 건강한 식품을 제안해 우리만 할 수 있는 시장을 확장하려 한다. 정육각과 시너지 효과도 더 내야 한다. 초록마을이 보유한 식품 제조 역량을 정육각에 주입하니 정육각의 가공식품 제조 속도가 빨라졌다. 정육각과 초록마을의 인프라를 최대한 활용하는 윈윈 전략을 펼치겠다.

김재연 정육각 대표가 13일 오후 서울 강남구 초록마을 본사에서 헤럴드경제와 인터뷰를 하고 있다. 이상섭 기자
mp1256@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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