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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이홍석의 시선고정]송도 국제학교 해로우스쿨 유치 무산 ‘이미 예견됐던 일’
김진용 전임 경제청장, 현행법 저촉되는 학교임을 알고도 협약
김진용 전임청장 치적 쌓기였나… 국회의원 선거 출마 공약 1호로 ‘송도 해로우스쿨 유치’ 내걸어
1년 내내 바로잡지 못한 최종 결정권자 인천시장도 책임 커
송도 주민들, 해로우스쿨 유치 무산으로 반발 예상
김진용 전임 인천경제청장이 제22대 국회의원 선거 출마 예비후보 때 청장 시절 자신이 협약한 송도 해로우스쿨 국제학교 유치를 이행공약 1호로 내세운 홍보물.

영국 해로우 스쿨(Harrow School) 송도 국제학교 유치 무산은 이미 예견됐던 일이다. 우리나라 현행법(외국법인학교가 설립하는 비영리법인)에 저촉돼 인천시교육청의 인허가 승인이 불가한 학교이기 때문이다.〈관련기사 본보 12일 보도된 [단독]인천 송도 국제학교 영국 해로우스쿨 유치 무산… 파장 예상〉

지난해 6월 인천경제자유구역청(이하 경제청)이 홍콩에서 양해각서(MOU) 협약을 체결한 홍콩기업 AISL(Asia International School Limited)은 해로우스쿨 영국 본교로부터 아시아 국가에 학교를 설립할 수 있는 권한(라이선스)을 양도 받은 영리기업이다. 따라서 우리나라에 국제학교를 설립하고자 하면 현행법에 위반된다.

작년 6월 MOU 협약 이후 줄곧 교육부와 국제학교 설립 인허가 승인 권한을 가진 인천시교육청에서도 ‘현행법에 부합되지 않으면 승인해 줄 수 없다’라는 확인 보도에도 불구하고 경제청은 이를 인정하지 않았다.〈관련기사 본보 2023년 9월 21일 보도된 [단독]교육부 “경제청장이 영리기업에 국제학교 설립 권한 부여 행위는 법 규정 벗어난 것”〉

여기에서 주목할 점은 김진용 전임 경제청장이 당시 청장(7대) 재직 때인 지난해 6월 영국에 있는 해로우스쿨 본교가 아닌 홍콩에 직접 가서 홍콩기업 AISL과 MOU를 체결해 온 부분이다.

앞서 김 전임 청장은 5대 청장 시절인 지난 2018년 영국 해로우스쿨 본교를 방문해 유치 활동을 벌인 바 있다. 그 이후 청라 G시티 사업 지연 등에 따른 책임 논란으로 2019년 5월 청장직을 그만두고 중도 하차했다.

지난 2022년 7월 민선8기 유정복 인천시 정부가 출범했고 그해 9월 김 전임 청장은 7대 청장으로 재취임하면서 송도 국제학교 유치가 다시 본격화됐다.

그런데 김 전임 청장은 송도 국제학교 유치를 위해 영국 본교로 가지 않고 왜 홍콩으로 직접 갔을까. 이는 5대 청장 시절 영국 본교 방문시 학교(분교) 설립 권한이 홍콩기업에 넘어간 사실을 이미 알고 있었기 때문일 것이다.

그렇지 않다면, 영국 본교에 가서 국제학교 분교 설립 유치 협약을 맺었어야 했다. 결과적으로 김 전임 청장은 영국 본교가 설립자 될 수 없다는 사실을 이미 알고도 홍콩으로 가서 우리나라 현행법에 따라 국제학교(분교) 설립이 불가한 영리법인 홍콩기업 AISL과 MOU 협약을 체결한 것이다.

김 전임 청장은 지난해 10월 청장 퇴임 후 제22대 국회의원 선거에 출마하면서 자신의 치적인 송도 국제학교 해로우스쿨 유치를 이행공약 1호로 내걸었다.

결국 김 전임 청장은 우리나라 현행법에 저촉되는 학교임에도 불구하고 송도 해로우스쿨 유치를 국회의원 출마를 위한 자신의 치적 쌓기로 이용했다는 비판을 피하기 어렵게 됐다.

더 큰 문제는 경제청이 MOU 협약을 AISL와 체결한 것이 아니라 실제적으로 제3 홍콩업체 IETSL(Innovative Education Technology Services Limited·홍콩업체)과 했다는 사실이다.

경제청은 해로우스쿨의 학교 이름 상표권을 확보하고 있는 AISL과 협약했다고 사실과 다른 발표로 파장이 일기도 했다.〈관련기사 2023년 8월 2일 보도된 [단독] IFEZ 국제학교 유치 협약 ‘사기 보도’인가… 홍콩 협약자 사실과 달라 의혹 증폭〉

그러면서도 경제청은 당시 보도자료를 통해 AISL과의 MOU 협약으로 인천 송도에 450년 전통의 영국 명문학교가 유치된다고 신문·방송 등을 통해 대대적으로 홍보하기도 했다.

송도 해로우스쿨 유치로 명품 교육도시를 꿈꿨던 송도 주민들과 인천 시민들의 기대는 결국 1년이 되면서 허사가 돼버렸다.

게다가 국제학교 유치 소식에 송도 아파트, 상권 및 부동산 활성화 효과를 기대하고 투자한 관련자들의 실망감과 피해가 예상된다는 우려의 목소리도 나오고 있다.

김 전임 청장의 치적 쌓기만을 위한 국제학교 유치, 1년 내내 이를 바로잡지 못한 국제학교 유치 최종 결정권자인 유정복 인천시장의 우유부단(優柔不斷)한 행정 스타일 등이 송도 주민들의 실망과 분노만 키운 꼴이 돼버렸다.

과연, 윤원석 신임 경제청장은 현행법에 따라 전임 청장의 과오를 신속하게 바로잡고 제대로 된 명문학교를 직접 유치해 올 수 있을 것인지, 아니면 영종 국제학교처럼 공모로 인한 파행으로 갈 것인지 그 결과가 주목된다.〈관련기사 6월 7일 보도된 [이홍석의 시선고정]영종 국제학교 공모 내막 ‘불편한 진실’… 공모로 갈 수 밖에 없는 배경은〉

[헤럴드경제 기자 / 인천·경기서부취재본부장]

gilbert@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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