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주도 흑돼지 저도 비계 테러 당했어요’라는 글 작성자가 올린 제주 흑돼지 사진. [온라인 커뮤니티 캡처]

[헤럴드경제=김성훈 기자] 올해 제주도 관광객이 급감한 것으로 나타났다. 높은 물가에 '가성비'가 떨어진다는 인식이 퍼지면서, 한국인들마저 해외로 여행을 떠난 탓이라는 분석이 나온다.

4일 한국공항공사에 따르면, 1~4월 제주∼김포 항공노선 편수는 6만1096편으로 집계됐다.

2022년 같은 기간의 7만3111편보다 1만2015편(16.4%), 지난해 같은 기간의 6만2539편보다 1443편(2.3%) 감소한 것이다.

이는 코로나19 종료 이후 해외여행 수요가 되살아나자 항공사들이 제주 출발·도착 항공편 좌석을 국제선으로 돌렸기 때문이다.

제주도관광협회에 따르면, 지난해 제주 관광객은 1337만529명으로 2022년의 1388만9502명보다 3.7% 줄었다.

특히 내국인 관광객의 감소세가 큰 데, 올 들어 지난 2일까지 500만9278명으로 집계돼, 지난해 같은 기간의 543만3498명보다 42만4220명(7.8%) 감소했다.

제주도가 외면받는 이유 중 하나는 높은 물가가 꼽힌다. 가뜩이나 높았던 제주도 물가는 최근 국내 물가 상승과 맞물려 부담이 더욱 커졌다. 또 몇달전 터진 '비계 삼겹살' 논란과 같은 일부 상인들의 엇나간 상혼도 영향을 미친 것으로 보인다.

지난 4~5월에는 제주도에서 삼겹살을 주문했더니 비계가 가득낀 고기가 나왔다는 제보가 잇따라 터졌고, 제주 여행 시 통갈치 요리를 먹는데 16만원이 나왔다는 폭로, 음료와 디저트를 먹으면 10만원 가까이 나온다는 글이 SNS에 화제가 되기도 했다.

반면 역대급 엔저 현상으로 일본 여행의 가격적인 매력이 부각되며, 동남아시아와 함께 제주도의 대체 여행지로 부상하고 있다.

제주도는 관광객 감소에 대응해 조만간 제주지사와 민간위원을 공동위원장으로 하는 ‘제주관광 혁신 비상대책위원회'를 구성하기로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