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찰, 지난해 롤스로이스·람보르기니 사건 관련 자금 출처 수사

불법 리딩방 운영 등으로 56억원 편취한 20~30대 50여명 검거

캄포디아-국내 연계해 8600억원 도박 자금 운영한 일당 붙잡혀

마약 ‘롤스로이스男’ 무슨 돈으로 차샀나… 리딩방·도박사이트 운영 ‘떼돈’
4일 서울경찰청 광역수사단 형사기동대는 ‘롤스로이스 약물운전’ 및 ‘람보르기니 흉기위협’ 사건 관련 자금 출처 수사 중 불법 리딩방·도박사이트를 운영한 일당 총 101명을 검거, 이중 2명을 구속했다고 밝혔다. 사진은 조직원 단합대회. [서울경찰청 제공]

[헤럴드경제=안효정 기자] 경찰이 지난해 서울 강남 지역에서 연달아 발생한 일명 ‘롤스로이스 약물운전’ 및 ‘람보르기니 흉기위협’ 사건 등과 관련해 자금 출처를 수사하던 중 금융 범죄를 저지른 일당 100여명을 붙잡았다.

서울경찰청 광역수사단 형사기동대는 ‘롤스로이스 약물운전’ 및 ‘람보르기니 흉기위협’ 사건 등과 관련해 불법 리딩방·도박사이트를 운영한 일당 총 101명을 검거하고 이중 2명을 구속했다고 4일 밝혔다.

‘롤스로이스 약물운전’은 지난해 8월 서울 강남구 압구정역 인근에서 20대 남성이 약물에 취한 상태로 차를 몰다 20대 여성을 치어 숨지게 한 사건이다. ‘람보르기니 흉기위협’은 서울 강남 한복판에서 마약에 취한 30대 남성이 주차 문제로 시비가 붙은 상대를 흉기로 위협한 사건이다.

마약 ‘롤스로이스男’ 무슨 돈으로 차샀나… 리딩방·도박사이트 운영 ‘떼돈’
조직원 단합대회 사진 [서울경찰청 제공]

▶리딩방 운영…‘롤스로이스 사건’ 운전자·지인 등 40명 검거=먼저 롤스로이스 약물운전 사건과 관련해서는 운전자와 지인 등 불법 리딩방 운영 조직원 총 40명이 경찰에 붙잡혔다.

이들 중 30명은 리딩방을 통해 부당이득을 취득한 혐의를 받는다. 경찰은 리딩방 운영 조직 및 해외선물업체 대표 등 28명에 대해서는 자본시장법위반(미인가 투자중개업) 혐의를, 영업자에게 돈을 받고 유심을 제공한 2명에 대해서는 전기통신사업법위반 혐의를 적용했다.

피의자들은 해외선물 투자를 대행해주겠다며 불법 리딩방에 투자자 100여명을 유치했다. 이후 투자자들의 전자거래 플랫폼 계정(MT5)으로 선물투자를 대행하고 투자금·수수료 명목으로 21억원을 수수했다.

경찰은 이들이 운영한 불법 리딩방을 수사하던 중, 전자거래 플랫폼(MT4) 해킹 빙자 사기로 자금을 편취한 일당 8명도 붙잡았다.

피의자들은 리딩방 조직을 탈퇴하면서 확보한 고객 정보를 범행에 이용해 전자금융거래법위반 등 혐의를 받는다. 이들은 ‘MT4를 해킹해 해외선물거래 손실금을 만회해주겠다’며 피해자들을 속였고, 해킹 비용 명목으로 135회에 걸쳐 약 3억4000만원을 편취했다. 경찰에 따르면 피해금 대부분은 유흥비나 슈퍼카 렌트비로 쓰였다.

이외에도 경찰은 코인 위탁판매 사기로 32억원 상당을 편취한 피의자 2명을 추가로 검거했다.

롤스로이스 약물운전 사건 관련 피의자들은 대부분 20~30대이며 서로 지인 관계에 있는 것으로 확인됐다. 특히 임직원 등 핵심 피의자들은 사기 등 동종 전과자로, 과거 유사투자자문업체에 근무한 전력이 있다.

이들은 당시의 경험을 바탕으로 유사투자자문업체 법인을 인수해 일명 ‘바지 대표’를 두고 합법을 가장한 미인가 투자중개업을 운영했다. 가명과 타인 명의 번호를 이용해 영업하며 주로 투자 경험이 없는 고령의 피해자들을 오픈채팅방으로 유도한 것으로 알려졌다.

마약 ‘롤스로이스男’ 무슨 돈으로 차샀나… 리딩방·도박사이트 운영 ‘떼돈’
4일 서울경찰청 광역수사단 형사기동대에 따르면 피의자들은 사회관계망서비스(SNS) 등을 이용한 광고로 도박사이트 충·환전 사무실 직원을 모집한 것으로 알려졌다. [서울경찰청 제공]

▶캄보디아-국내 연계 도박사이트 꾸린 60여명 검거=람보르기니 흉기위협 사건 관련해 경찰은 운전자 수익원 중 범죄수익으로 의심되는 거래내역을 발견하고 수사하던 중, 도박사이트를 운영한 총책 등 61명을 검거해 이중 2명을 구속했다. 불법 도박사이트를 운영한 국내 총책 피의자 등 14명은 도박공간개설 혐의를, 47명은 도박 및 전자금융거래법위반 혐의를 받는다.

경찰에 따르면 피의자들은 캄보디아에 파워볼 등 복합 도박사이트 충·환전 사무실을 마련하고, 사무실 직원 및 수십 개의 대포계좌(도금 운영계좌)를 모집했다. 이들은 국내 총판과 연계해 ‘본사장–부본사장–고객센터(환전)-총판–회원’의 다단계 구조로 회원들을 관리하며 8000여명을 상대로 총 8600억원의 도박자금을 운영했다.

검거된 61명 중 9명은 조직폭력배로 밝혀졌다. 특히 국내 총책 등으로 활동했던 조직폭력배 2명은 해외 충·환전 사무실 직원들을 대상으로 엄격한 내부 규율을 정해 강요했다. 내부 규율에는 ▷도박사이트 운영 사실 발설 금지 ▷외부에 나갈 때에는 항상 연락돼야 함 ▷캄보디아 주소는 절대 발설하면 안됨 ▷사무실 내부 사진 촬영 금지 등의 내용이 포함됐다.

국내 총책 등 주요 운영자들은 자신들을 험담했다는 이유로 타 조직원 등을 집단 폭행하기도 했다. 또 수사기관에 검거될 경우 ‘범행 사실을 진술하면 반드시 보복할 것’이라고 하부 조직원을 위협하였으며, 공범들에게 진술을 조작시키거나 해외 체류 중인 조직원에게 책임을 전가하는 등 증거인멸도 시도했다.

경찰은 현재 캄보디아에 체류 중인 공범 2명에 대해서도 국제공조를 통해 검거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아울러 도박공간개설을 주도한 피의자들에 대해서는 형법상 범죄집단으로 의율할 예정이라고 했다.

경찰 관계자는 “주식 투자 리딩방·도박사이트는 실제 범죄조직의 주요 수익원으로 활용되고 있다”며 “자칫 경제적 손실을 보거나 자신도 모르는 사이에 도박죄로 처벌될 수 있으므로, 사회관계망서비스(SNS) 등을 통한 리딩방·도박사이트 광고에 현혹되지 않도록 주의해달라”고 당부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