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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기고] 석유화학 산업에서도 솔루션은 결국 생성형 AI
SK케미칼 구성원이 관리 시스템에서 생성형 AI가 추천해주는 위험성 평가 항목을 점검하고 있다. [SK케미칼 제공]

‘석유화학’이라는 단어를 검색만 해보더라도 불황, 위기, 사업 처분 등 암울한 단어가 앞다퉈 등장한다. 국내의 주요 기업이 전면적인 사업 재편에 나선 것은 물론 한국 정부도 조만간 석유화학 산업 구조조정 방안을 내놓을 것으로 알려졌다.

물론 업계에 산적한 과제가 많다는 것은 부정할 수 없다. 최근 몇 년 동안 급격하게 중국발 공급 과잉으로 인해 수요 경쟁이 치열해졌고 수익성이 곤두박질쳤다. 전반적인 비즈니스 사이클이 길어짐에 따라 현재의 업황 저점 또한 장기화될 조짐을 보이고 있다. 엎친 데 덮친 격으로 배터리 등 신성장 동력으로 자금 유입이 집중되면서 투자 확보까지 만만치 않은 일이 됐다.

무엇보다도 시장에 암운을 드리운 것은 한국 석유화학 산업의 급격한 위상 추락이었다. 불과 몇 년 전까지만 해도 국가 경제를 견인하며 전성기를 누리던 산업이 이제는 마치 성장의 발목을 잡는 골칫거리로 전락한 셈이다.

맥킨지의 케미컬 시장 분석 자료에 따르면 한국 석유화학 산업의 연평균 성장률(CAGR)은 2000~2010년 기간 29.2%라는 높은 수준에 도달했으나 2010~2020년 기간에는 1.3%로 추락했다. 이는 같은 기간 동안 글로벌 석유화학 산업의 성장률이 17.2%에서 4.2%로 떨어진 것에 비해서도 훨씬 큰 낙폭이었다.

그럼에도 한국은 세계에서 가장 큰 석유화학 생산국 중 하나로 여전히 시장의 핵심 플레이어 역할을 한다. 파라자일렌, 폴리에틸렌, 폴리프로필렌 등과 같은 상품 화학제품의 세계 최대 수출국 중 하나이며 고부가가치 스페셜티 케미컬 분야에서 큰 잠재력을 지닌 선도국이다.

고용 효과 면에서도 한국의 석유화학 산업은 정유산업과 합산해서 2022년 기준으로 17만명이 넘는 고용 효과를 창출했다.

이런 규모와 잠재력을 고려하면 무조건적인 비용 감축이나 무리한 구조조정보다도 생성형 AI(인공지능)를 활용한 가격 효율성 개선을 우선시해야 할 것이다. AI는 기존에 수요 예측, 생산 관리 등의 용도로 주목받았다면 이제는 한 걸음 더 나아가 운영의 패러다임을 바꾸고 새로운 부가가치 영역을 발굴하는 역할까지 수행한다.

맥킨지 추산에 의하면 생성형 AI가 전 세계에서 창출하는 경제적 가치는 최소 연간 2조6000억달러(약 3561조원)에 달한다. 또한 생성형 AI 기반의 시설 유지 역량 향상 시스템은 설비종합효율(OEE)을 2%포인트 개선시키고 유지보수 작업에 투입되는 시간을 25~35%포인트 향상시켜줄 수 있다. 이는 상각전영업이익(EBITDA)으로 치환해보면 연간 1억달러 이상의 효과에 해당한다.

특히 최근 서울에서 개최된 아시아석유화학회의(APIC2024)는 주요 기업 관계자가 한자리에 모여서 이런 현황 및 해결책을 논의할 기회를 제공했다. 높은 잠재력을 지닌 한국의 석유화학 기업이 시장의 위기 상황을 직면하되 비관론에 치우지지 말고 다시금 숨을 고르고 새로운 부가가치 영역을 개척해 나가기를 기대해 본다.

정재훈 맥킨지앤드컴퍼니 한국사무소 파트너

ehkim@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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