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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동료와 1년 합숙하며 신제품 개발” 당신은 이런 열정 있나요? [난 누구, 여긴 어디]
LG 세계 최초 ‘선 없는’ 올레드 TV 주목
2018년부터 개발 착수…지난해 출시
화질·버퍼링 약점 해결에 장기간 매달려
‘LG어워즈’ 대상 수상…이달 신제품 출시
“우리 제품 따라오려면 최소 3년 걸릴 것”
LG전자 무선 올레드 TV ‘LG 시그니처 올레드 M’을 개발한 이승현(왼쪽부터) 책임, 조용진 연구위원, 송재욱 연구위원, 이종헌 책임, 배준섭 연구위원, 김한수 연구위원. [LG전자 제공]
〈난 누구, 여긴 어디〉

일하는 곳은 달라도 누구나 겪어봤고 들어봤던 당신과 동료들의 이야기. 현재를 살아가는 기업인, 직장인들의 희로애락을 다룹니다. 오늘 하루도 수고하셨습니다.

[헤럴드경제=김현일 기자] “TV 연결선들이 치렁치렁해서 불편하다는 피드백을 많이 받았어요. 고객의 불편함을 해결하기 위해 1년 가까이 합숙까지 했습니다”

LG전자는 지난해 7월 세계 최초로 선 없는 올레드(OLED) TV ‘LG 시그니처 올레드 M’을 출시했다. 세상에 없던 무선 올레드 TV의 등장에 외신은 ‘올해 최고 발명품’, ‘깔끔한 공간을 원하는 고객에게 완벽한 제품’이라는 호평을 쏟아냈다.

경사는 올해에도 이어졌다. 지난 4월 LG 어워즈(Awards)에서 ‘LG 시그니처 올레드 M’ 개발팀이 최고상인 고객감동 대상을 받은 것이다. 1만명이 넘는 동료 직원들과 주부·외국인·직장인 등으로 구성된 고객 심사단이 뽑은 상이었기에 의미는 더 컸다.

LG전자는 지난달 31일 뉴스룸을 통해 ‘LG 시그니처 올레드 M’ 개발 주역들이 처음 제품을 기획하고 개발에 이르기까지 겪었던 비하인드 스토리를 공개했다.

조용진(왼쪽부터) LG전자 연구위원과 송재욱 연구위원, 김한수 연구위원. [LG전자 제공]

뉴스룸에 따르면 LG전자가 무선 TV에 대해 본격적으로 고민을 시작한 것은 지난 2018년으로 거슬러 올라간다. 프로젝트 리더를 맡은 조용진 연구위원은 “5년 전부터 무선 기술을 제품에 적용하기 위한 계획이 구체화됐다. 이후 상품 기획자까지 합류하면서 본격적으로 제품 개발을 시작했다”고 말했다.

각기 다른 부서에 근무하던 전문가들이 하나 둘씩 합류하면서 무선 올레드 TV 개발을 위한 ‘원팀’이 탄생했다. 이들은 가장 먼저 복잡한 TV 연결선 때문에 불편함을 겪는 고객들의 목소리에 주목했다.

조 연구위원은 “벽걸이TV에 주변기기를 연결할 때마다 벽과 TV 사이로 손을 넣고 연결하는 것도 힘들고 연결선을 숨기기 위해 매립 시공을 하거나 커버를 설치해 가리는 등 고민하는 분들이 많았다”고 설명했다.

LG전자는 무선 전송장치인 ‘제로 커넥트 박스’와 본체 간의 송수신을 통해 연결선을 없앴다. [LG전자 제공]

LG전자의 무선 올레드 TV는 무선 전송장치인 ‘제로 커넥트 박스’와 본체 간의 송수신을 통해 연결선을 없애 고객의 불만을 해결했다. 벽에 있는 안테나 단자나 랜선포트에도 더 이상 구애받지 않게 돼 원하는 곳에 TV를 둘 수 있게 됐다. 그러나 여전히 고민거리는 남았다.

조 연구위원은 “축구경기를 보던 중 옆집에서는 ‘와’ 했는데 우리는 한 박자 늦게 보는 경우는 없어야 하지 않나. 무선이라는 이유로 화질이 떨어져서도 안 된다는 것이 기본 전제조건이었다”고 말했다.

무선 전송기술 솔루션 개발자인 송재욱 연구위원도 “무선 TV 설치 후 연결이 끊어지거나 지연되는 현상이 발생하면 안 되기 때문에 이를 어떻게 해결할지 고민하고 수정하는 데 시간이 오래 걸렸다”며 “팀원들이 평택연구소에서 거의 1년 가까이 합숙하다시피 하며 문제 해결에 매달렸다”고 회상했다.

LG전자 무선 올레드 TV ‘LG 시그니처 올레드 M’. [LG전자 제공]

유선 TV는 오류가 발생하면 화면에 관련 증상이 보이기 때문에 곧바로 대응이 가능하다. 전원을 껐다가 다시 켜는 방식으로 복구할 수 있다는 장점이 있다.

이종헌 책임은 “무선 TV의 경우 연결이 끊어져서 화면 출력이 안 되면 어떤 문제가 발생했는지 바로 파악할 수 없어 힘들었다. 이러한 문제가 발생하지 않도록 설계, 구현, 검증하는 과정에 많은 노력을 기울였다”고 말했다.

LG전자는 무선 TV 분야에서 경쟁사가 쫓아오려면 최소 3년은 걸릴 것이라고 내다봤다. 그만큼 기술적 난이도가 높기 때문이다.

송 연구위원은 “무선으로 고화질 영상을 저지연으로 전송하려면 약 10Gbps 이상의 전송 속도가 필요한데 현재 시장에 이런 기술 자체가 거의 드물다”며 “통신용으로 시중에 나온 기술은 전파의 도달 거리가 1~2m밖에 안 돼 우리가 처음부터 끝까지 직접 구현할 수 밖에 없었다”고 설명했다.

LG전자 무선 올레드 TV ‘LG 시그니처 올레드 M’. [LG전자 제공]

그러면서 “저희와 같은 콘셉트의 무선 제품을 만들려면 기술 구현부터 제품 적용 후 안정화까지 최소 3년은 필요할 것”이라고 예상했다.

LG전자는 이르면 이달 중 2024년형 무선 올레드 TV(M4)를 출시한다. 지난해 97·83·77형에 이어 65형이 라인업에 새롭게 추가됐다.

콘솔게임을 즐겨하는 조 연구위원은 소파 옆에 ‘제로 커넥트 박스’와 콘솔 게임기를 함께 두고 이용할 것을 추천했다. 조 연구위원은 “집에서 그렇게 사용하고 있는데 TV 앞에 붙어서 게임하지 않아도 된다. 게임을 즐기는 입장에서 정말 편하게 사용하고 있다”고 말했다.

joze@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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