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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작년 새마을금고 통폐합하며 쓴 돈 640억원 육박…“연체율 더 뛴다”
경영 어려운 금고서 사들인 채권 14배 늘어
부동산 경기 악화 계속…연체율 급등
[뉴시스]

[헤럴드경제=문혜현 기자] 부동산프로젝트파이낸싱(PF) 대출 부실로 새마을금고 건전성이 악화되고 있다. 부실에 처한 금고는 인근 금고로 통폐합하는 식으로 정리 절차가 진행되고 있는데, 지난해 새마을금고중앙회가 이 과정에서 거둬들여 손실 처리한 대출 채권 잔액이 640억원에 육박한 것으로 나타났다.

31일 새마을금고중앙회 경영공시에 따르면 지난해 중앙회가 예금자보호준비금으로 사용한 ‘대출채권 평가 및 처분손실’ 잔액은 639억7992만원으로 집계됐다.

예금자보호준비금은 새마을금고가 고객 자금을 보호하기 위해 마련해둔 기금으로, 개별 금고가 경영난에 처하면 중앙회는 이 자금으로 인근 금고와 인수합병을 추진해 5000만원 이상 예탁금을 포함한 고객 예탁금의 원금과 이자를 100% 이전한다.

중앙회는 이 때문에 매년 예금자보호준비금특별회계를 공시한다. 2022년 공시에는 해당 항목이 없었지만 지난해엔 1년 만에 640억원에 달하는 손실이 기록됐다. 중앙회는 매각 합병 지원 방식을 변경해 어려움에 처한 금고로부터 가져온 부실 채권을 대손상각한 비용이라고 설명했다.

2022년까지만 해도 개별 금고가 부실 채권에 대한 공매를 진행한 뒤 손실이 기록되면 중앙회가 해당 결손금을 지원하는 방식으로 인수합병을 추진했지만, 지난해부터 개별 금고 연체율이 뛰자 금고가 중앙회에 부실 채권을 바로 매각하고 중앙회가 상각을 진행하는 방식으로 바뀐 것이다.

상호금융업권 관계자는 “대출 채권 중 부실 채권의 비율이 높으면 주변 금고에서 인수합병을 원하지 않기 때문에, 중앙회가 직접 나서서 채권을 인수하고 상각에 나서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부실 금고로부터 새마을금고중앙회가 매입한 대출 채권은 회계 상 ‘기타대출채권’으로 분류되는데, 지난해 기타대출채권 잔액은 1899억6000만원으로 2022년(125억7000만원) 대비 14배 넘게 뛰었다. 1년 만에 매입한 채권 잔액이 1774억원 가량 급증한 것이다.

중앙회에 따르면 지난해 말 기준 전국 새마을금고 지점 수는 1288개로, 2022년 말 대비 6개 감소했다. 새마을금고 관계자는 “금고가 없어지는 것은 인수합병 말고는 없다”면서 “이외에는 지점 폐점을 하고 있지 않다”고 말했다.

중앙회는 올해 들어서도 2월까지 금고 네 개를 인수합병해 현재 전국 금고 갯수는 1284개로 줄어들었다.

고금리 장기화와 부동산 경기 침체로 새마을금고 연체율이 계속 상승세를 보이면서, 새마을금고중앙회가 사들일 채권 잔액도 더 늘어날 전망이다. 지난해 말 기준 연체율이 10%를 넘는 금고는 80곳으로 이중 일부는 통폐합이 불가피할 것으로 보인다. 전체 새마을금고의 지난해 말 기준 연체율은 5.07%로, 상승세를 보이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이에 새마을금고는 건전성 관리를 위해 고금리 예금을 줄이고 대출도 보수적인 기조를 보이기 시작했다. 한국은행 경제통계시스템에 따르면 지난 3월 기준 새마을금고 1년 만기 정기예탁금 가중평균금리는 3.97%로, 2022년 9월(3.71%) 이후 18개월만에 3%대로 떨어졌다.

같은 기간 새마을금고 수신잔액은 260조811억원으로 대규모 자금 이탈(뱅크런)이 있었던 작년 7월 대비 18조2252억원 늘었지만, 여신 잔액은 183조4972억원으로 12조620억원 급감했다.

moone@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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