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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160엔 향하는 엔·달러 환율...日 국채 평가손 역대 최대
‘시장 개입’ 효과 원상복귀
요동치는 각종 지표…BOJ 행보는
[로이터]

[헤럴드경제=김빛나 기자] 지난달 150엔대 초반으로 떨어졌던 엔/달러가 다시 160엔을 향하고 있다. 장기 금리 지표인 10년 만기 국채 금리는 1%를 넘어섰다. 급락이 이어지던 엔화가치가 일본 금융 당국의 시장 개입에도 더욱 추락하면서 통화정책 변화를 앞둔 일본은행(BOJ)의 고심이 커지고 있다.

로이터통신에 따르면 29일(현지시간) 엔/달러가 157.71엔까지 치솟아 일본 당국이 시장에 개입했던 수준까지 올랐다. 지난 1일 뉴욕 시장에서 미 연방준비제도(Fed·연준)의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 회의 결과 발표 후 약 40분 사이에 1달러당 157엔대에서 153엔으로 급락하자 일본 당국이 시장 개입을 했을 것이라는 관측이 확산됐다.

하지만 최근 엔/달러가 다시 오르면서 금융 당국의 시장 개입도 초엔저 추세를 막지 못하는 모습이다. 오르 브래드 벡텔 제프리스 FX 글로벌 책임자는 “엔/달러는 계속 상승할 것으로 생각한다”며 “160엔대 수준까지 오를 것”이라고 전망했다.

엔화 가치가 반등할 기미가 보이지 않는 이유는 일본이 급속도로 금리를 올리지 않을 것으로 전망되면서다. 미국 기준금리가 5.25~5.5%의 고금리를 유지하고 있는 가운데 일본은 0~0.1%로 여전히 격차가 크다.

로이터는 “시장이 미국과 일본 금리 간의 큰 격차에 초점을 맞추고 있다”며 “지난 3월 일본은행이 8년 간의 마이너스 금리를 종료하기로 결정했음에도 불구하고 엔화는 올해 들어 지금까지 달러 대비 약 10% 절하됐다”고 지적했다.

엔화 약세 지속에 아다치 세이지 BOJ 정책 심의위원은 29일 “엔화 약세가 인플레이션 목표 달성에 위협을 주면 통화정책으로 대응할 것”이라고 밝혔지만 파장은 제한됐다. 아다치 위원은 “완화적인 통화 여건을 지속할 가능성이 있다”며 “인플레이션 목표 달성 가능성이 커지고 있지만, 아직 완전히 확실하지는 않다”고 말했다.

4월에 열린 BOJ 금융정책결정회의에서도 엔화 약세에 대한 우려가 컸던 것으로 나타났다. 의사록 요약본에는 “엔화 약세는 단기적으로 물가를 끌어올려 경제를 압박할 가능성이 있고, 중장기적으로는 인플레이션의 기조를 높일 수도 있다”는 우려가 담겼다.

지난 7일 우에다 가즈오 일본은행(BOJ) 총재가 일본 도쿄 일본 총리실을 방문해 언론과 인터뷰하고 있다. [AFP]

치솟는 국채 금리도 문제다. 니혼게이자이신문(닛케이)에 따르면 금리 인상에 대한 기대로 전날 일본 채권시장에서 10년 만기 국채 금리가 한때 1.075%를 넘어섰다. 2011년 12월 이후 약 13년 만에 최고치다.

통상 채권 가격은 금리 방향과 반대로 움직이는데, 일본이 통화정책 정상화에 나서면서 금리가 크게 올랐다.

국채 금리가 오르면서 BOJ가 보유한 국채는 9조4337억엔(약 82조원)에 달하는 역대 최대 규모의 평가손실을 기록했다. 전날 발표한 2023년도 BOJ 결산에 따르면 올해 3월말 현재 보유한 국채 잔고는 취득 가격 기준 589조 6634엔(약 5124조 원)이지만 현 시가 기준으로는 580조2297억엔(약 5042조 원)으로 평가손실 9조4337억엔이 발생했다.

강한 지표가 계속되는 가운데 BOJ가 섣불리 움직여선 안 된다는 입장도 나온다. 아다치 위원은 “통화 완화 정도를 단계별로 조정하는 것이 중요하다”며 “시기상조의 금리 인상도 피할 필요가 있다”고 지적했다.

binna@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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