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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주사 한방에 갑상선 치료 끝” 국내 첫 동물 방사신약 나온다
- 원자력연, 고양이 갑상선기능항진증 치료제 임상 추진
한국원자력연구원 연구진이 싸이로키티 주사액(I-131)을 제조하기 위해 핫셀을 조작하고 있다.[한국원자력연구원 제공]

[헤럴드경제=구본혁 기자] 최근 반려동물로 고양이를 키우는 가구가 늘어나고 있다. 반려묘가 나이가 들면 갑상선기능항진증이라는 질병에 흔히 걸리는데, 국내에서는 장기간의 약물 치료 혹은 수술 외에 대안이 없었다. 그런데 최근 주사액 한 번에 치료가 가능한 동물용 방사성의약품이 국내에서 개발되고 있어 기대감을 키우고 있다.

한국원자력연구원은 국내 최초 동물용 방사성의약품인 갑상선기능항진증 치료제 ‘싸이로키티 주사액(I-131)’의 임상시험 계획이 농림축산검역본부 승인을 받았다고 20일 밝혔다.

갑상선기능항진증은 갑상선호르몬이 과다하게 분비되어 심혈관 장애 등을 일으키는 질환이다. 특히 고양이가 자주 걸리는 질환으로 10살 이상 노령 고양이의 10% 정도에서 발병한다.

미국 등 반려동물 선진국에서는 방사성동위원소를 이용한 갑상선기능항진증 치료제로 효과적인 치료가 가능하다.

국내에서는 동물용 방사성의약품이 도입되지 않아 항갑상선제를 평생 매일 투약하거나 갑상선을 제거하는 수술을 할 수밖에 없어 보호자와 고양이 모두에게 부담이 되고 있다.

한국원자력연구원 싸이로키티 주사액(I-131) 시제품.[한국원자력연구원 제공]

한국원자력연구원 임재청 박사 연구팀은 부작용을 최소화하면서 치료 효과를 극대화한 방사성요오드(I-131) 투여량과 방법을 확인해 동물용의약품 제조 기준에 맞춰 고양이에게 최적화한 싸이로키티 주사액을 개발했다.

이 주사액을 투여하면 방사성요오드가 갑상선에 농축 흡수 비정상 갑상선 세포만을 선택적으로 제거하는데 1회 투여만으로도 충분한 치료 효과가 확인됐다.

이를 바탕으로 신청한 임상시험 계획이 승인되어 오는 6월부터 수의핵의학 치료시설이 있는 충북대학교 동물의료센터에서 질환이 있는 반려묘 약 40마리를 대상으로 1년간 임상시험을 진행한다.

2018년 기초연구를 통해 방사성요오드의 치료제 가능성을 확인한 이후 2022년부터 농림축산식품부 반려동물전주기산업화기술개발사업의 지원을 받아 ㈜엘씨젠(대표이사 이미영) 및 충북대학교 수의과대학과 공동으로 치료제 개발을 본격화해 임상시험 단계로 접어들었다.

싸이로키티 주사액(I-131) 제조 핫셀 내부 모습.[한국원자력연구원 제공]

이번 임상시험을 통해 치료제의 효과 및 안전성이 최종 검증되면 품목 허가를 득하고 2025년까지 제품 출시를 목표로 하고 있다. 이는 국내 1호 동물용 방사성의약품이 될 전망이다. 나아가 반려묘의 비중이 높은 중국, 일본 등 아시아 지역 동물용의약품 시장에 수출도 기대된다.

정영욱 하나로양자과학연구소장은 “이번 임상시험 승인을 통해 치료 효과가 좋은 동물용 방사성의약품을 국내에 도입할 수 있는 기반이 마련됐다”며 “앞으로도 지속적인 연구개발을 통해 국내 1호 동물용 방사성의약품이 출시될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고 밝혔다.

nbgkoo@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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