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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픽셀 드로잉 아티스트 ‘픽셀킴’의 확장…‘노화랑’ 개인전으로 또다른 도약
20일까지 ‘3시 20분 픽셀의 기도’ 개인전
봄 수학드로잉 90.9 x 72.7cm Mixed media on canvas 2024. [노화랑 제공]

[헤럴드경제=최은지 기자] 픽셀 드로잉 아티스트 ‘픽셀킴’ 김현우 작가가 올해 첫 개인전 ‘3시 20분 픽셀의 기도’를 열었다. 폭발적인 작업량과 특유의 세계관을 구축하며 대중을 사로잡은 픽셀킴은 이번 노화랑과의 첫 작업으로 많은 컬렉터들의 시선을 사로잡으면서 시장에서의 가능성도 인정받으며 또 한 번의 도약을 하게 됐다.

김 작가의 휴대전화에는 하루에 46개의 알람이 설정돼 있다. 김 작가가 좋아하는 커피를 마시는 시간, 샤워하는 시간 등 일상 속에서 자신과의 약속이다. 동절기와 하절기에 따라 유동적인 알람 시간 중 단 한 번도 바뀌지 않는 시간이 바로 ‘3시 20분 기도’ 시간이다. 이 시간이 이번 개인전의 주제다.

이번 개인전에는 김 작가의 수학드로잉, 픽셀드로잉 시리즈를 모두 만날 수 있다. 수학드로잉 시리즈의 시작이었던 그리스로마신화에서 영감을 받은 ‘포르세포네’(식물의 신), ‘에리크 토니우스’(아테나 여신에 의해 길러진 아테네 초기 군주) 작품이 공개됐다.

최근 김 작가의 수학드로잉 시리즈는 확장되고 있다. 캐나다 밴프에서 영감을 받은 ‘밴프 춤 수학드로잉’, 우크라이나 전쟁의 이야기를 담은 ‘우크라이나 픽셀 수학드로잉’과 ‘봄 수학드로잉’, ‘그림자 숲향 수학드로잉’ 등 자연에서 영감을 받은 작품도 있다.

김 작가의 ‘정체성’을 상징하는 픽셀 드로잉 시리즈는 한층 더 성숙해졌고, 강렬해졌다. 작은 픽셀에 김 작가의 기억과 감정을 담아내는 픽셀 드로잉 시리즈는 김 작가가 성장한 만큼 다양하고 세밀해졌다. 초기작과 다른 질감의 픽셀 드로잉 시리즈를 볼 수 있다. 폭발적인 작업량으로 관객을 압도하는 경험 역시 빼놓을 수 없다.

픽셀 드로잉 아티스트 김현우 작가. 임세준 기자

이번 전시를 기획한 ‘노화랑’에도 김 작가와의 만남이 특별한 의미가 있다. 1977년 ‘송원화랑’으로 개관해 한국 근현대미술을 주도해 온 작가들의 전시를 기획해 온 노화랑은 노승진 사장의 건강 문제로 지난 2년여간 개점 휴업을 했다가 아들인 시각예술가 노세환 대표(46)가 운영을 맡았고, 신임 노 대표의 ‘노화랑’의 첫 전시가 픽셀킴의 ‘3시 20분 픽셀의 기도’다.

오래전부터 김 작가를 지켜봤던 노 대표는 지난해 김 작가에게 전시를 제안했다. 노 대표는 2015년 ‘웜핸즈-평범한 작업실’을 설립해 발달장애 예술가들과 작업을 꾸준히 해오고 있다. 그는 발달장애 작가들과의 작업을 통해 가능성을 확인했고, 오랜 시간 김 작가의 작품을 지켜보며 더욱 확신을 얻었다.

노 대표는 지난 17일 헤럴드경제와의 통화에서 “아버지께서는 새로운 작가를 발굴하는 것을 평생을 의무라고 생각해 오셨다”며 “세대를 넘어오면서 이제 장애인 작가에 대한 관심이 필요한 시점이지 않을까 생각했다”고 밝혔다.

김 작가에게는 상업화랑과의 첫 작업이, 노 대표에게는 ‘노세환의 노화랑’의 방향성을 알리는 첫 작업이다. 이번 전시로 미술 시장에서 김 작가의 가치를 인정받았다.

노 대표는 “발달장애 친구들과 작업을 하면서, ‘장애인 작가’가 아닌 ‘작품’을 먼저 보여주고 싶었다”며 “작품을 구매하는 구매층들에 어떻게 보일까 궁금했는데, 이번 전시에서 장애 작가인지 모르고 우선 작품을 접근해서 구매하시는 분들이 굉장히 많았다”고 밝혔다.

노화랑은 1년에 한 번 발달장애 작가와 전시를 할 예정이다. 노 대표는 “현재 미술 교육 시스템이 발달장애 친구들의 의사소통의 어려움을 극복할 수 있을 정도의 유연함을 갖고 있지 않아 정규 미술 교육을 받기 쉽지 않은 상황”이라며 “이번 김 작가 전시를 통해 미술 시장에서 퀄리티의 측면에서 가능성을 확인할 수 있었다”고 말했다.

픽셀 드로잉 시리즈.
silverpaper@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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