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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도심’에서도 빛나는 오프로더, 대체불가능 매력 만점 [시승기 - 지프 랭글러 사하라 파워탑]
6년만의 부분변경 모델…간결함 신경쓴 외관 눈길
“단단한 하체, 요철에도 문제 없어”
지프 더 뉴 랭글러 사하라 파워탑. 김성우 기자

[헤럴드경제=김성우 기자] 이제는 세단과 견줄 정도로 보편적인 차종이지만, SUV(스포츠유틸리티차량)는 처음 등장했던 20세기 중반에는 ‘혁신’이라는 평가를 받았다. 세단보다 높은 차체와 4륜 구동계는 극한의 환경에서도 단단한 주행 성능을 발휘했다. 군용으로 생산되던 SUV를 민수용으로 처음 내놓은 것이 지프(Jeep)다.

최근 지프 ‘더 뉴 랭글러 사하라 파워탑’ 모델을 타고 서울에서 강원도 춘천, 경기도 이천까지 약 300㎞를 주행하면서 차량의 매력을 살폈다.

랭글러 사하라는 지프 모델 중에서도 가장 오랜 기간 인기를 구가하고 있는 자동차다. 최근 부분 변경을 거친 2024년식 모델을 한국 시장에도 출시했다. 지난 2017년 이후 6년 만의 부분 변경이다.

먼저 단연 눈길을 사로잡는 것은 ‘지프다운’ 남성미를 간직한 외관 디자인이었다. ‘세븐-슬롯’으로 불리는 라디에이터 그릴과 동그란 형상을 간직한 그 양옆의 LED 헤드램프, 네 개의 바퀴 위에 위치하는 큼지막한 휀더는 탄성을 자아냈다. 네모 각진 형태의 차체 프레임은 단단한 느낌을 주면서도 투박하지 않고 고급스럽게 다가왔다. 새롭게 도입했다는 회색 계통의 엔빌(Anvil) 컬러와 라디에이터 그릴, 헤드램프에 적용된 회색의 테두리 포인트는 강인한 인상을 부각시켜주는 것 같았다.

스텔란티스 그룹은 이번 지프의 부분 변경을 통해서 컴팩트하고 슬림한 느낌을 주기 위해 신경 썼다고 한다. 본래는 불쑥 솟아 나왔던 차량의 강철 안테나는 윈드실드 통합형 스텔스형 안테나로 변경해 적용한 것이 대표적이다.

지프 더 뉴 랭글러 사하라 파워탑. 김성우 기자

실내는 압도적인 편의사양으로 요약된다. 우선 역대 랭글러 중에서 가장 큰 12.3인치 터치스크린을 탑재했다. 무선 애플 카플레이와 안드로이드 오토를 지원하고 티맵 내비게이션도 내장하면서 활용도도 대폭 높였다. 랭글러 최초로 운전석과 조수석에 전동 시트를 지원하고, 탈부착식 카펫과 단일 방향 바닥 배수 밸브를 넣어서 오프로드 주행 후 청소도 배려했다. 트렁크 용량은 기본 897ℓ, 2열을 접을 경우 2050ℓ다.

차량에 탑재된 기능 중에서는 셀렉-스피드 컨트롤이 신기했다. 오프로드 주행 시 목표 속도를 유지할 수 있도록 지원해주는 기능으로 더 뉴 랭글러 전 트림에 적용돼 있다고 한다. 실제 주행중 활용해 보니 스로틀이나 브레이크를 제어할 필요 없이 차선에 집중할 수 있어서 운전 내내 편리하게 사용할 수 있었다.

지프 더 뉴 랭글러 사하라 파워탑. 김성우 기자

주행 성능은 강력한 힘이 매력이다. 배기량 1995cc의 가솔린 엔진을 탑재했는데, 최고 출력 272마력(5250rpm), 최대토크 40.8㎏.m(3000rpm)를 자랑한다. 가파른 오르막길을 오를 때나 주차장 진출로를 빠져나갈 때도 힘이 넉넉했다. 8단 자동변속기와 매칭이 잘된 덕에 빠른 변속 구간에서도 편안한 주행이 가능했다. 잘 설계된 하체 덕분에 도심 요철과 자갈길에서도 단단하고 편안한 승차감을 자랑했다.

지프 더 뉴 랭글러 사하라 파워탑. 김성우 기자
지프 더 뉴 랭글러 사하라 파워탑. 김성우 기자

박스형 자동차라면 피할 수 없는 고속 주행 시 소음은 다소 아쉽게 다가왔지만, 시내 저속주행에서는 해당되지 않는 얘기다.

이날 주행에서 연비는 8.5㎞/ℓ가 나왔다. 도시에서는 6.5~7.5㎞/ℓ 사이의 연비가, 고속도로에서는 11㎞/ℓ가 넘는 연비를 기록했다. 큼지막한 차체와 차량만의 독특한 매력을 생각한다면 경제성 또한 나쁘지 않은 수준으로 보인다.

지프 더 뉴 랭글러 사하라 파워탑. 김성우 기자

한 가지 아쉬운 점을 꼽자면, 오프로드에 맞춰져 있는 무거운 브레이크 조작이다. 다른 차를 운전할 때보다 더욱 세게 오래 브레이크를 밟아야만 차가 섰다.

또한 앞차와의 거리를 넉넉하게 유지해야만 안전한 주행이 가능했고, 장시간 운전에서는 오른쪽 종아리에서 뻐근함이 느껴질 정도였다. 지프에 익숙한 마니아층이나 남성들에게는 문제가 되지 않을 대목이지만, 처음 랭글러를 운전하는 고객이라면 주의가 필요해 보였다.

차량 가격은 8240만원부터다. 기존 대비 700만원 인상된 가격이지만, 최근 완성차시장의 가격 인상 추세를 감안했을 때는 무리한 인상률로 보이지는 않는다. 차량은 오프로드 감성을 즐기는 3040 젊은 세대에게는 좋은 선택지가 될 것으로 보인다.

지프 더 뉴 랭글러 사하라 파워탑. 김성우 기자
지프 더 뉴 랭글러 사하라 파워탑. 김성우 기자
zzz@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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