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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현장 남은 전공의들, 조리돌림 참아내며 본분” 암환자들, 의료진에 손편지
17일 오후 서울 중구 국립중앙의료원에서 한국 중증질환 연합회 김성주 대표(왼쪽)가 주영수 국립중앙의료원장에게 ‘의료 현장을 지키는 의료진께 드리는 감사 편지’를 전달한 후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연합]

[헤럴드경제=박혜원 기자] 의대 증원 정책에 반발하는 의료계와 정부 간 갈등이 장기화하는 가운데, 중증 암환자들이 현장에 남은 의료진에 감사 손편지를 전달했다.

17일 한국암환자권익협의회 등 6개 환자 단체가 모인 한국중증질환연합회는 서울 중구 국립중앙의료원을 방문해 의료진에게 감사 손편지 47통과 다과를 전달했다.

환자들을 대표한 유방암 환자 A씨는 “선생님들께 꼭 편지를 직접 드리고 싶어서 광주에서 우리 아들과 함께 올라왔다”며 주영수 국립중앙의료원장과 조영중 부원장에게 쓴 편지를 낭독했다.

창원에서 편지를 보낸 한 암환자는 “불현듯 찾아온 암이라는 질병이 우리의 삶을 불편하고 힘들게 했지만, 좋은 의료진들이 함께 계셔서 이겨나가고 있었는데 선생님들이 자꾸만 떠난다는 소식이 불안하기만 하다”며 “이렇게 어려운 환경 속에서도 자리를 지켜주시고 희망을 주시는 선생님들께 감사함을 전한다”고 적었다.

'선생님들 덕분에 내일이라는 삶을 얻은 암 환우의 가족'이라고 밝힌 환자 보호자는 “선생님들이 있어 우리 환자들과 보호자들이 안정적으로 치료를 받을 수 있고, 건강할 내일을 그려볼 수 있었다”며 “어떤 상황에서도 환자를 먼저 생각하시는 선생님들이 항상 건강하시길 바라며, 어려운 선택을 해주신 그 마음을 존경한다”고 했다.

A씨와 동행한 김성주 중증질환연합회 회장은 “남은 전공의들은 동료들의 비아냥과 배신자라는 조리돌림을 참아내며 의사의 본분을 묵묵히 지켜내고 계신 분들”이라며 “환자들은 의인 이상이라고 여기고 고마워하고 있다”고 말했다.

주영수 국립중앙의료원장이 17일 오후 서울 중구 국립중앙의료원에서 발언하고 있다.[연합]

주영수 원장은 이날 “병마와 싸우는 환자들에 죄송한 마음이고, 요즘 같은 상황에서 환자들의 생생한 말씀을 들으니 더 책임감이 생기는 것 같다”며 “할 수 있는 한 최선을 다해 상황을 정리하도록 노력하겠다”고 밝혔다.

조영중 부원장도 “의료 종사자로서 죄송스러운 마음이 크고, 환자도 보호자도 참 답답하실 것 같다”며 “제가 특별한 방안을 가진 건 아니지만, 의사들이 있어야 하는 곳은 결국 환자 옆인 것 같다. 최선을 다해 진료하겠다”고 말했다.

주영수 원장은 의료 정상화 대책을 묻는 기자의 질문에 “공론의 장에서 합리적이고 솔직한 의견들이 오가야 하고, 그 가운데 의대 증원 문제를 국가의 미래와 국민의 건강을 바라보고 정리했으면 하는 마음이다”고 답했다.

이어 “권한과 책임을 갖고 있는 정부는 전공의들에게 복귀할 수 있는 기회를 충분히 줘야 하고, 전공의들도 이에 상응해 복귀했으면 좋겠다”며 “아직은 충분히 그럴 여지가 남아 있는 상황”이라고 말했다.

앞으로의 의료개혁과 관련해서는 “상급종합병원을 가지 못하는 환자들이 공공병원으로는 오지 않는 등 이번 사태로 드러난 문제들이 많다”며 “공공병원 중에는 규모가 작고 경영이 어려운 병원이 많다. 공공병원은 환자 진료량과 상관없이 국가 재정과 기금 등을 투입하는 방식으로 적극 지원받아야 한다”고 강조했다.

klee@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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