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동운 고위공직자범죄수사처장 후보자가 17일 오전 서울 여의도 국회 법제사법위원회에서 열린 인사청문회에 참석해 인사청문회를 기다리고 있다. 이상섭 기자

[헤럴드경제=박상현 기자] 여야는 17일 국회 법제사법위원회의 오동운 고위공직자범죄수사처장(공수처장) 후보자 인사청문회를 열고 고(故) 해병대 채모 상병 순직 사건 수사 외압 의혹과 특검법 등을 놓고 맞받았다.

오 후보자는 박용진 더불어민주당 의원의 ‘필요하면 대통령도 소환하고 수사할 수 있나’란 물음에 “구체적 사건에 대해서 어떻게 하겠단 말씀 올리기에 부적절해 보인다”면서도 “일반론으로는 위원님의 의견에 동의한다”고 답했다.

박 의원은 ‘고발사주’ 사건과 관련해 김건희 여사가 고발된 사건을 들며 ‘김건희 여사도 소환할 수 있는지’ 물었고, 오 후보자는 같은 취지의 답변을 반복했다.

송기헌 민주당 의원은 채 상병 사건에 대해 “대통령이 직접 관여돼 있다는 이야기가 돌아가고 있는 사건”이라며 “공수처가 정말 잘 수사했으면 좋겠는데, 안 되면 공수처가 존재 가치를 잃고 특검으로 갈 수밖에 없는 것”이라고 지적했다.

국민의힘 의원들은 야당이 공수처의 정치화를 부추기고 있다며 공세에 나섰다.

장동혁 의원은 “다른 사건에 비해서는 공수처의 수사가 잘 진행되고 있다”며 “이 상황에서 특검이 필요하다고 주장하는 것은 공수처 수사가 미흡하고 제대로 수사할 능력, 의지가 없다는 것을 방증하는 것”이라고 주장했다.

조정훈 의원은 “공수처는 태어난 이래로 민주당이 가장 애용하는 수사기관이다. 민주당이 가장 많이 고발한다”며 “결과와 관계없이 고소하고 고발하고 바로 가서 기자회견 하는 것 자체가 공수처의 정치화”라고 역설했다.

국민의힘 소속 김도읍 법제사법위원장 또한 “공수처는 민주당이 만든 것 아닌가”라고 말하기도 했다.

반면, 오 후보자의 가족과 관련한 각종 편법·특혜 의혹에 대해선 여야는 한목소리로 질타했다.

박형수 국민의힘 의원은 “많은 국민이 후보자의 ‘아빠찬스’, ‘남편찬스’에 대해서 큰 분노를 하고 계신다”며 포문을 열었다.

박 의원은 오 후보자의 배우자 운전기사 채용 논란에 대해 “변호사 중에 처음 개업하다 보면 사업성이 불안해서 부인이 같이 근무하는 경우는 있다고 들었는데, 후보자는 판사로 20년 근무를 하다가 개업하지 않았나. 사건 수임 걱정을 할 이유가 없는 게 현실”이라며 “자질이 굉장히 의심스럽다”고 꼬집었다.

박범계 민주당 의원은 오 후보자 배우자와 딸에 대한 채용 특혜·탈세 의혹을 지적하며 “법꾸라지, 법 기술자라는 말을 아는가”라고 물었다. 그러면서 “본인 문제에 대한 법적 접근이 상당히 기술적”이라고 비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