극우 장관들 거센 반발…의견 분열 보여
요아브 갈란트 이스라엘 국방부 장관이 라파 지역 인근에 있는 이스라엘 군인들을 격려하고 있다. [AFP] |
[헤럴드경제=정목희 기자] 요아브 갈란트 이스라엘 국방장관이 전후 가자지구 통치를 팔레스타인이 맡아야 하고 이를 빨리 결정해 발표해야 한다며 베냐민 네타냐후 이스라엘 총리를 공개적으로 압박했다.
AP통신, 로이터통신 등에 따르면 갈란트 국방장관은 15일(현지시간) TV로 중계된 언론 브리핑에서 네타냐후 총리에 대해 “가자지구의 전후 계획이 없다”면서 이같이 말했다.
갈란트 장관은 “지난해 10월 하마스의 이스라엘 기습 공격 직후에도 이스라엘 내각 회의에서 하마스와 관계가 없는 새로운 팔레스타인 행정기구를 마련하고 대화의 상대로 삼아야 한다고 제안했지만 내각으로부터 어떠한 답변도 듣지 못했다”고 말했다. 이어 그는 네타냐후 총리에 대해 “전후 가자지구에 대한 정치적 계획이 전혀 없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갈란트 장관은 팔레스타인 무장조직 하마스가 지배하고 있는 가자지구에 다른 대안적 통치기구를 ‘즉시’ 마련해서 이를 발표하라고 네타냐후에 요구했다.
그는 지난 1월에도 “전후 가자지구는 팔레스타인 주민이 주도해야 한다”는 의견을 밝힌 바 있지만 공개적으로 네타냐후를 압박한 것은 처음이다.
이에 대해 네타냐후 총리는 성명을 통해 “하마스가 남아 있는 한 어떤 다른 정파도 가자 통치를 맡을 수 없을 것이며, 팔레스타인 자치 정부 역시 안 된다”고 밝혔다. 하지만 이스라엘이 직접 가자지구 팔레스타인 지역을 통치할 가능성을 언급하지는 않았다.
갈란트의 공개 비판에 베잘렐 스모트리치 재무장관과 야리브 레빈 법무장관, 이타마르 벤 그비르 국가안보부 장관 등 전시내각 각료들은 갈란트를 맹렬히 비난했다.
하지만 야당인 국민통합당 대표인 베니 간츠 전 국방장관은 “갈란트 장관이 진실을 말하고 있다”면서 “어떤 희생을 치르더라도 나라를 위한 정의를 이루는 것은 통치자의 가장 기본적인 책임”이라며 지지했다.
지난해 10월 하마스 기습으로 시작된 가자 전쟁이 7개월째 이어지고 민간인 참변이 속출하자 국제사회는 즉시 휴전할 것과 전후 가자 통치를 논의하고 있다. 하지만 극우가 주도하는 이스라엘 수뇌부는 국제사회의 만류에도 가자주민 100만여명이 몰린 라파 지상전 계획을 고수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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