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반기 양산성 검증 생산·판매도
포트폴리오 조정 적극 신사업 발굴
“점진적 실적 회복, 미래 투자 지속”
이규호 코오롱 부회장(왼쪽)과 서울 강서구 마곡동 코오롱 원앤온리타워 [코오롱 제공] |
코오롱인더스트리가 신성장 동력으로 점찍은 이차전지 사업에 속도를 내고 있다. 음극재 소재에서 폐배터리 재활용으로 사업 포트폴리오를 확대한 데 이어 최근 폐배터리 재활용 공장의 첫 삽을 뜨며 이차전지 사업의 본격적인 시작을 알렸다. 폐배터리 재활용 시장 선점을 위해 빠르게 양산체제를 구축하겠다는 계획이다.
16일 업계에 따르면 코오롱인더스트리는 지난달 말 자회사인 코오롱글로텍 천안 부지에 폐배터리 재활용 공장을 짓기 시작했다. 이차전지 폐배터리 재활용 스타트업인 알디솔루션에 약 45억원을 투자해 지분을 확보한 지 1년여 만에 사업의 첫 단추를 끼운 셈이다. 코오롱인더스트리는 알디솔루션의 2대 주주다.
코오롱인더스트리는 먼저 이차전지 재활용 양산 기술을 검증하기 위한 설비를 올해 하반기까지 구축할 예정이다. 연 1000t 규모의 설비를 완공하는 대로 양산성 검증과 함께 제품 생산·판매까지 시작하기로 했다. 단계적인 설비 추가 투자를 통해 2026년까지 연간 폐배터리 처리 능력을 2만t 확보하는 것이 목표다.
코오롱인더스트리는 글로벌 전기차 시장이 최근 일시적 수요 정체기인 캐즘을 겪고 있지만 전기차 보급 확산에 따른 폐배터리 재활용 시장 성장에 대해선 이견이 없는 만큼 기술력 확보, 양산체제 구축을 바탕으로 관련 사업에서 차별화된 경쟁력을 갖출 방침이다.
SNE리서치에 따르면 글로벌 폐배터리 시장은 오는 2030년 70조원, 2040년에는 230조원 규모로 성장할 것으로 관측된다.
알디솔루션의 폐배터리 처리 원천 기술에 생산 고도화 노하우를 접목해 시너지를 내겠다는 게 코오롱인더스트리가 그리는 미래다.
조항집 코오롱인더스트리 CSO(최고전략책임자) 전무는 “앞으로 양사 간 전략적 협력관계를 더욱 공고히 해 성장 잠재력이 높은 신규 시장을 선점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차전지 사업 진출은 코오롱인더스트리의 최근 포트폴리오 조정과도 밀접하게 연관돼 있다.
코오롱인더스트리는 경쟁력이 떨어진 비주력 사업을 정리하며 타이어코드·아라미드 등 주력 사업을 중심으로 포트폴리오를 재편하고 있다. 그 연장선으로 신사업 발굴에도 적극 임하고 있는데 수소연료전지 사업 확장과 생분해 플라스틱 개발 추진이 대표적이다. 이차전지 분야에선 2022년 7월 리튬메탈 음극재 기업인 니바코퍼레이션에 100억원 규모의 전략적 지분 투자를 단행한 바 있다.
코오롱인더스트리의 신사업 확장 행보에는 그룹의 전폭적인 지원이 바탕이 되고 있다.
코오롱은 지난 2022년 향후 5년간 총 4조원을 투자하겠다는 계획을 발표한 바 있는데 그 중심에 코오롱인더스트리가 있다. 코오롱은 당시 이차전지 소재를 포함한 첨단소재 분야에 가장 많은 1조7000억원을, 수소연료전지를 포함한 친환경 에너지 분야에 9000억원 각각 투입하겠다고 밝혔다.
코오롱그룹 4세인 이규호 ㈜코오롱 부회장도 최근 코오롱인더스트리를 포함한 핵심 계열사의 사내이사로 영향력을 넓히며 미래 사업 추진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이규호 부회장은 2012년 코오롱인더스트리에 입사하며 경영 수업을 시작했고 상무보, 최고운영책임자(COO) 등을 거쳤다. 그는 현재 지주사 ㈜코오롱의 전략 부문을 이끌며 그룹의 전반적인 신사업 경쟁력 강화에 주력하고 있다.
코오롱인더스트리는 앞으로 차세대 이차전지 소재 개발과 수소연료전지 및 수소 생산·저장 관련 기술 개발을 구체화할 계획이다. 이와 관련한 인수합병(M&A)도 고려하고 있는 것으로 전해진다. 김은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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