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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형제는 천륜” 마지막까지 ‘화해’ 강조한 故조석래 효성 명예회장 [비즈360]
유언장서 형제 간 우애 당부
법정 갈등 속 봉합 주목
고(故) 조석래 효성그룹 명예회장의 장남인 조현준(왼쪽부터) 효성 회장과 삼남인 조현상 부회장, 차남인 조현문 전 부사장 [효성 제공, 업계]

[헤럴드경제=김은희 기자] 지난 3월 작고한 조석래 효성그룹 명예회장이 세 형제 갈등을 봉합하고 화해를 당부하는 내용의 유언장을 남겨 주목된다. 특히 효성을 떠난 차남 조현문 전 부사장에도 유류분 이상의 재산을 물려주겠다는 뜻을 전하면서 향후 상속을 둘러싼 세 아들 간 법정 다툼 소지는 해소됐다는 평가다. 재계에서는 조 명예회장이 마지막 순간까지 우애를 지켜달라는 유지를 남긴 만큼 이미 진행 중인 재판 외 추가 소송전이 벌어지지 않도록 상호 간 갈등 유발을 자제해야 하는 게 아니냐는 목소리가 나온다.

16일 재계에 따르면 조 명예회장은 지난해 대형 로펌 변호사의 입회하에 유언장을 작성했다. 유언장에서 조 명예회장은 세 아들에게 형제 간 우애와 가족의 화합을 당부한 것으로 전해진다.

조 명예회장은 “부모·형제 인연은 천륜”이라며 “어떤 일이 있더라도 형제간 우애를 반드시 지켜달라”고 강조했다. 그는 의절 상태인 조 전 부사장에게도 주요 계열사 주식 등으로 유류분을 웃도는 재산을 물려주기로 한 것으로 알려졌다.

유류분은 고인의 의사와 관계없이 유족이 받을 수 있는 최소 상속분으로 자녀의 경우 법정 상속분의 2분의 1을 보장받는다.

지난 4월 2일 서울 마포구 효성그룹 본사에서 진행된 고(故) 조석래 효성그룹 명예회장 영결식에서 효성 임직원들이 참석해 있다. [효성 제공]

최근 재계에서는 조 전 부사장이 조 명예회장의 유산에 대한 유류분 반환 청구 소송을 준비 중이라는 소문이 돌기도 했으나 조 전 부사장이 조 명예회장의 유언대로 유류분 이상의 상속분을 받게 되면 유류분 소송을 할 명분은 없어지게 된다.

조 명예회장이 보유한 효성그룹 계열사 지분은 ㈜효성 10.14%, 효성중공업 10.55%, 효성첨단소재 10.32%, 효성티앤씨 9.09%, 효성화학 6.16% 등이다. 법정 상속 비율에 따르면 부인 송광자 여사와 세 아들이 1.5 대 1 대 1 대 1의 비율로 지분을 물려받는다.

조 전 부사장은 2014년 7월부터 형 조현준 효성 회장과 주요 임원진의 횡령·배임 의혹 등을 주장하며 고소·고발해 현재 대법원 판결을 앞두고 있다. 조 회장도 조 전 부사장이 자신을 협박했다고 2017년 맞고소한 가운데 서울중앙지검은 지난 2022년 11월 조 전 부사장에게 강요미수 혐의를 적용해 불구속 기소했으며 최근 8차 공판까지 진행됐다.

앞서 조 전 부사장은 경영권 승계 구도에서 밀려난 뒤 회사 지분을 전량 매도하고 그룹과의 관계를 정리한 바 있다. 가족과 의절한 조 전 부사장은 조 명예회장 별세 당시 유족 명단에도 오르지 않았다.

한편 조 전 부사장 측 대리인단은 이날 입장문을 통해 “유언장의 입수, 형식, 내용 등 여러 측면에서 불분명하고 납득하기 어려운 부분이 있어 상당한 확인과 검토가 필요하다”고 밝혔다.

이번 조 명예회장 유언에 대해 효성 측은 말을 아끼고 있다. 다만 상황을 잘 아는 재계 한 관계자는 “조 명예회장이 아버지로서 세 아들의 화합을 강조했는데 바로 형제를 비방하는 목소리가 나온 것 같아 안타깝다”고 전했다.

ehkim@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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