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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이홍석의 시선고정]인천경제청, 국제학교 유치 핵심 기준도 몰라… 글로벌교육 확산 추세 ‘역행’
▶(1탄) 국제학교 유치 기준
(2탄) 국제학교 유치 방식
(3탄) 국제학교 공모 허와 실

국제학교 유치 성패, 국내외 학부모들이 선호하는 학교인가에 달려 있어
인천경제청, 국내외 명문대학 진학루트로 각광받고 있는 IB 교육 뭔지도 몰라
국제학교서 받던 IB 교육 전국 시·도교육감들이 공교육 대안으로 도입 확산
지난 13일 영국 최상위급 명문학교 킹스칼리지스쿨을 고양시로 빼앗기자, 극도로 분노한 영종 주민들이 인천경제청을 항의 방문하고 시위를 하고 있는 모습.

국제학교 유치가 점차적으로 늘어나고 있다. 14년 전 인천과 대구, 제주도를 시작으로 국제학교들이 설립된 이후 최근들어 경기도 고양시와 충남 태안이 국제학교 설립 양해각서(MOU) 체결을 비롯해 부산, 평택, 당진, 태안, 새만금, 오송, 포항, 창원, 춘천 등 전국 지자체들도 국제학교 설립을 추진하고 있다.

현재 국제학교가 운영중인 곳은 인천 송도, 대구, 제주도뿐이지만 전국적으로 국제학교가 세워질 것으로 보아 경쟁력을 갖추지 못할 경우 유치하나마나 파급효과를 기대할 수 없게 됐다.

따라서 지자체들은 국내외 학부모들이 선호할 만한 우수한 명문 국제학교를 유치하면 경쟁력은 물론 파급효과도 기대할 수 있기 때문에 글로벌 교육 확산 추세에 따라 신중하게 학교를 유치해 와야 한다.

4차 산업시대에 필요한 글로벌 인재양성 교육으로 IB 선호

국제학교 유치 목적은 먼저 외국인 가족 정주여건을 마련해 해외기업투자유치 환경을 조성하기 위함이다. 게다가 글로벌 교육도시 등 도시브랜드 가치를 높이고 지역경제 활성화에도 큰 도움을 준다.

따라서 국제학교 유치의 성패는 국내외 학부모들이 선호하는 교육 수준이 높은 명성있는 학교인가에 달려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국제학교 유치는 공무원 행정에만 맡길 수 없다. 공무원들은 떠나가지만 설립된 학교는 지역과 대대로 함께 상생하며 더불어 가기 때문이다.

국제학교를 추진하고 있는 전국 지자체들은 명문학교 유치가 사업의 성패를 좌우한다고 인식하고 있다.

명문학교라 함은 제일먼저 그 학교가 자국내에서 사립학교 랭킹 최상위급(10위권)이나, 적어도 상위권(100위권)에 속해야 한다.

더 중요한것은 IB(International Baccalaureate, 국제바칼로레아) 교육 수준이 세계 최상위급(100위권) 수준이어야 한다. 또한 세계명문대학 진학률도 높아야 한다. 그 다음으로 역사와 전통(100년 이상)이 있는 학교면 더 좋을 것이다. 이 정도의 퀄리티는 돼야 명문학교라고 인정할 수 있다.

태안·고양, IB 교육 랭킹 세계 최상위급 국제학교 유치

최근 영종을 포기하고 고양시와 MOU를 협약한 킹스칼리지스쿨(윔블던)은 영국 사립학교 랭킹 1위인데다가, 세계 170개국 5700여 개 IB 학교들 중 세계 랭킹 5위인 최상위급 명문학교이다.

태안에서 국제학교 설립을 추진하고 있는 영국 헤일리베리 칼리지도 IB 랭킹 세계 15위권을 자랑하는 명문이다.

이처럼 전 세계적으로 4차 산업시대에 필요한 글로벌 인재양성을 IB 교육에 기대고 있을만큼 중요하다.

세계 유수 대학들이 IB 성적을 국제공인 대입시험으로 인정하고 있기 때문이다. 국내에서는 서울대, 연대, 고대, 카이스트 등에서 수능시험 없이도 학생부 종합전형으로 IB 학생들을 선발하고 있다.

이와 같이 명문대학 진학을 선호하는 학부모들은 수준 높은 IB 스쿨에 자녀를 보내고 싶어하고 외국인 투자기업 주재원 가족으로 오는 자녀들도 당연히 명문학교에서 교육을 받고 싶어 할 것이다. 국제학교는 고등학교 과정까지만 있어서 대학 진학 루트로 기대치가 높을수록 좋기 때문이다.

IB 교육이 얼마나 중요한지는 국내 공교육 현장에서도 찾아볼 수 있다.

주로 국제학교에서 가르치는 IB 교육을 ‘귀족교육’이라고 치부하던 우리나라 공교육 현장에서 2019년부터 제주와 대구 교육감이 IB 교육을 도입한 이래 최근 서울시, 경기도, 부산시, 충남 등 전국 시·도 교육감들도 공교육 대안으로 IB 교육 도입을 확산해 가고 있다.

지난해 7월 대구시 교육감은 “대구의 흥망성쇠는 IB 교육에 달렸다”라고 말할만큼 대한민국의 교육수도를 표방하고 있다.

작년부터 제주도, 대구에서 IB 교육을 받은 첫 졸업생들이 서울대, 해외 명문대 등에 입학하면서 서울 강남 학부모들 사이에서는 명문대학 진학 루트로 IB 교육을 선호하는 분위기가 급속히 퍼져가고 있다.

최근 MBC가 IB 교육을 주제로 ‘교실 이데아’라는 프로그램을 3주 연속 방영해 교육계에 큰 반향을 불러 일으켰다. ▷1부 현행 수능체제의 문제점을 집중 조명하고 ▷2부 IB의 채점 시스템 ▷3부 절대평가로 운영되고 있는 IB 학교 모습을 통해 학생들의 놀라운 변화를 다루었다.

인천경제청, 아직도 14년 전 국제학교 유치 수준의 틀에서 못 벗어나

인천 영종국제도시를 보자. 영종은 현재 국제학교 유치가 장기 지연으로 파행을 겪고 있다.

이런 상황속에 국제학교 유치 업무를 맡고 있는 인천경제자유구역청은 국내외 기업유치를 위해선 수준 높은 교육환경이 마련돼야 한다는 점과 전 세계의 교육 방향이 IB 교육으로 귀결돼 가고 있다는 사실을 잘 인식하지 못하는 것 같다.

경제자유구역에 입주하는 외국인 투자기업 자녀들을 비롯해 조기유학 대체지로 영종으로 이주해 올 외지인 가족들과 영종 거주민 자녀들이 다녀야 할 국제학교가 만일 졸업 후 대학 진학에 필수적인 IB 교육 과정이 없다면 어느 누가 그 학교를 선호하겠는가. 이는 곧 영종의 도시개발 경쟁력과 아이들의 미래 교육이 달려 있는 문제이기 때문이다.

따라서 인천경제청은 영종에 관심을 보여 온 학교들을 비교 검증할 수 있는 안목이 없는 것 같다. 아직도 14년 전 국제학교 수준의 틀에서 벗어나지 못하고 있는 듯 하다.

최근 고양시로 간 킹스칼리지스쿨(이하 킹스)와 견줄만한 학교가 없음에도 인천경제청은 선택할 수 있는 기회를 잃고 시간만 허비하다가 최상위급의 명문학교를 놓쳤다.

명문학교 기준도 없어… 외국에 있는 학교면 다 명문인가

게다가 인천경제청은 본교에 IB 교육 과정이 없는 자국내 200~300위 되는 수준 낮은 학교를 명문학교라고 칭하질 않나, 또 타 지자체에서 적법성 문제로 무산된 전적이 있는 학교가 영종 국제학교 유치에 관심을 갖고 왔는데도 이를 걸러내지 못하고 유치 후보군으로 두는 등 국제학교 유치 기준에 대한 개념이 없어 보인다.

따라서 인천경제청은 외국에 있으면 아무학교나 ‘명문’이라고 칭할만큼 명문학교에 대한 평가나 보는 수준이 현저히 낮다고 밖에 할 수 없다. 또 아이들 미래 교육을 책임지는 IB 교육에 대한 개념도 전혀 없어 보인다.

인천경제청은 지난달 영국 등 유럽 4개국 출장을 다녀 왔다. 영국 출장 시 영종 국제학교 유치 참여 희망학교 6곳을 방문했다고 했다.

그러나 이 학교들이 명문이라고 불리울 만큼 수준이 높지 못한데다가, 본교에 IB 교육과정이 없거나, 있어도 퀄리티가 떨어지는 학교들이다.

이에 따라 인천경제청은 국제학교를 유치하는데 있어 반드시 명문학교인지를 꼼꼼하게 체크해야 한다. 무늬만 국제학교가 아닌 자국내에서 우수한 명문학교가 맞는지, IB 교육 수준이 어떠한지 반드시 따져 볼 필요가 있다.

앞서 언급했듯이, 전 세계 170개국 5700여 학교가 IB교육을 시행하고 있고 우리나라에서도 공교육 대안으로 IB 교육 도입을 확산해 가고 있다는 사실만으로도 IB 교육의 중요성을 명심해야 한다. 특히 국내외 학생들이 IB 성적으로 명문대학 진학 루트로 선호하고 있다는 점도 확실하게 상기하고 있어야 한다. 그래야 국제학교 유치하는데 핵심적인 기준을 잡고 추진해 갈 수 있기 때문이다.

이처럼 영종 학부모연대 등 지역 주민들은 국제학교 유치에 그토록 킹스를 선호한 이유가 있었던 것이다.

사정이 이러한데도 인천경제청은 건축 개발에만 몰두해 왔고 명문학교 유치는 일반 공무원들 입장에서 쉬운 영역이 아니어서 그런지 뒷전에 밀려나 있다. 그저 공모만 하면 앉아서 뽑을 수 있겠지 하는 안이한 생각이라면 공모했다가 수년간 시간만 낭비하고 최근에 무산된 평택시의 사례에서 배우기 바란다.

인천경제자유구역에는 송도에 국제학교 2곳과 청라에는 국제학교가 아닌 외국인학교 1곳이 운영중에 있다. 앞으로 추가로 국제학교가 들어설 수 있는 곳은 송도 1곳, 청라 1곳, 영종 2곳이다.

그런데 영종에 국제학교를 유치할 우선협상대상 학교를 정하는데 굳이 최상위급 명문학교를 빼앗기면서까지 공모 형식을 취하는 걸 고집하는 인천경제청의 속내는 무엇인지 궁금하기만 하다.

이제는 국내 공모를 넘어 국제 공모로 확대까지… 명문학교 유치 본질 모르고 여전히 공모 타령만

이제는 국내 공모를 넘어 미국, 캐나다 등으로 확대해 국제 공모로 추진한다고 한다. 지난 13일 인천경제청장과의 간담회에 참석했던 영종 주민들에 의하면, ‘신임 경제청장도 역시 명문 국제학교를 유치해오는 것보다 계속 공모타령만 하고 있으니, 과연 주민들이 원하는 킹스급의 명문학교가 공모에 응할지도 의문’이라고 지적했다.

인천경제청은 왜 명문학교가 들어와야 하는지 그 본질은 모르고 아이들 미래 교육이 어떻게 되든지 말든지 그저 공모 타령만하고 있는 모습에 한숨만 나올 뿐이다.

[헤럴드경제 기자 / 인천·경기서부취재본부장]

gilbert@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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