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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어닝 서프’ 봄 찾아온 증권가, 영업익 1위는 한투證…부동산 PF에 2Q 향방 갈린다 [투자360]
13개社 중 11개社 1Q 전분기比 영업익↑·흑자 전환
“부동산 PF 충당금, 2Q 실적에 상당한 영향…연착륙 가능성 ↑”
[연합·게티이미지뱅크]

[헤럴드경제=신동윤 기자] 국내 증권사 1분기 영업이익 1위 왕좌는 한국투자증권이 차지한 것으로 나타났다. 증시 거래대금 증가로 국내 증권가 전반에 ‘어닝 서프라이즈’ 봄바람이 강하게 불었던 가운데 나타난 결과다.

2분기 들어선 지난 1분기 일시적으로 감소했던 부동산 프로젝트파이낸싱(PF) 관련 비용 인식이 충당금 부담 탓에 높아질 수 있는 만큼 실적이 상대적으로 부진할 수 있다는 전망이 나오는 가운데, 중대형사와 소형사 간의 ‘양극화’ 현상이 심화할 수 있다는 우려도 나온다.

13개社 중 11개社 1Q 전분기比 영업익↑·흑자 전환

15일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DART)에 따르면 전날까지 1분기 실적을 발표한 총 13개 증권사 가운데 11개사(한투·키움·삼성·NH·미래·KB··신한·대신·BNK·현대차)가 직전 분기인 2023년 4분기 대비 영업이익이 큰 폭으로 증가했거나 ‘흑자 전환’에 성공한 것으로 나타났다.

연결 기준 영업이익 1위는 전년 동기(2871억원) 대비 36.47%, 직전 분기(167억원) 대비 무려 2246.11%나 급등한 한국투자증권이 이름을 올렸다. 같은 기간 연결 기준 당기순이익은 전년 동기 대비 40.7% 늘어난 3687억원으로 사상 최대 분기별 당기순이익 기록을 경신하기도 했다.

한국투자증권이 이 같은 호실적을 기록한 것은 거래대금 증가로 인해 브로커리지 부문의 실적이 호조를 보였기 때문이다. 채권·발행어음 판매로 금융상품 잔액도 크게 증가했고, 수익증권의 판매 증가로 인해 판매수수로 수익도 소폭 상승한 게 호재로 작용했다. 기업금융(IB) 부문에선 주식자본시장(ECM)·채권자본시장(DCM) 부문의 수익에 더해 부동산 PF 신규 딜 성사에 따른 이자 수익만 1330억원을 기록한 게 높은 영업이익으로 연결됐다는 평가도 나온다.

김지영 교보증권 연구원은 “IB 부문의 경우 전분기 대비 흑자 전환, 1년 전과 비교해도 115.5% 증가한 1644억원의 영업이익을 올렸다”면서 “3월 말 기준 발행어음 잔고가 15조6000억원으로 전분기, 전년 동기 대비 각각 5.7%, 27.9%나 늘어나는 견조한 상승 흐름을 유지했다는 점이 긍정적”이라고 분석했다.

영업이익 2위 자리는 3377억원의 키움증권이 차지했다. ‘기업 밸류업 프로그램’의 영향으로 거래대금이 증가하며 브로커리지 업황이 회복된 수혜를 ‘리테일 강자’ 키움증권이 가장 크게 누렸다는 평가가 나온다. SK엔무브 인수금융 리파이낸싱(자금조달)을 주선하는 등 대규모 딜에 참여하며 IB 부문에서 두각을 나타낸 것도 호재로 작용했다.

영업이익 3~6위는 각각 삼성증권(3316억원), NH투자증권(2769억원), 미래에셋증권(2705억원), KB증권(2533억원)의 몫이었다.

한편, 메리츠증권은 1년전(2397억원) 대비 35.1%, 전 분기(2765억원) 대비 43.7% 줄어든 1557억원 규모의 연결 기준 영업이익을 기록하며 아쉬운 성적표를 받아 들었다. 자회사인 메리츠캐피탈의 부진이 결정적이었다는 게 사측의 설명이다.

“부동산 PF 충당금, 2Q 실적에 상당한 영향…연착륙 가능성 ↑”

증권가에선 1분기 증권사 전반에 불었던 훈풍이 2분기에도 계속될 수 있을 지는 부동산 PF 관련 충당금 반영 여부가 변수로 작용할 것이란 분석이 지배적이다.

당장 1분기 실적에서도 사실상 유일하게 적자(-121억원)를 기록한 하이투자증권은 부동산 PF 대응을 위한 충당금 적립의 직격탄을 맞은 대표적인 사례다. 하이투자증권은 자기자본 대비 우발채무비율이 76.6%로 비교그룹(피어)와 비교했을 때 높은 만큼 적자를 감수하면서 올해 1분기에 365억원 규모의 충당금을 적립했다.

증권사들은 지난해 4분기 1000억~7000억원 수준의 PF 관련 충당금을 적립해 대규모 손실을 낸 바 있다. 올 1분기에 일부 증권사들의 상황이 더욱 악화한데다 2분기에 추가로 PF 위험에 노출될 수 있다는 우려가 심심찮게 나온다.

강승건 KB증권 연구원은 “2분기 중 부동산 PF 관련 충당금을 인식할 가능성이 높은 만큼 실적을 결정할 가장 중요한 변수로 작용할 것으로 전망된다”면서 “PF 충당금이 당장 변동 요인으로 작용하겠지만, 적절한 구조조정이 진행될 경우 부동산 금융 회복의 시발점이 될 수 있다는 점을 고려해야 한다”고 짚었다.

시장에선 이 같은 우려가 퍼지면서 신용평가사들은 최근 증권사에 대한 신용등급을 줄하향하고 있다. 최근 나이스신용평가는 다올투자증권에 대한 신용등급 전망을 ‘A(안정적)’에서 ‘A(부정적)’으로 내려 잡았다.

중대형사도 예외는 아니다. 하나증권에 대해서도 신용등급 전망을 ‘AA(안정적)’에서 ‘AA(부정적)’으로 내렸다. S&P글로벌은 미래에셋증권과 한국투자증권의 신용등급 전망을 ‘안정적’에서 ‘부정적’으로 하향 조정하기도 했다.

한편, 13일 금융당국의 ‘부동산 PF 사업성 평가기준 개선방안’ 발표로 관련 손실 인식이 가속화되더라도 증권사를 포함한 제2금융권 전반으로 부실이 확산할 가능성은 낮다는 지적도 있다.

이예리·동영호 나이스신용평가 연구원은 보고서에서 “증권·캐피탈·저축은행 3개 업종은 2023년 5조8000억원의 순이익을 시현했고, 1조7000억원의 유상증자를 시행했다”며 “이에 기반한 손실 흡수능력을 감안하면 추가 충당금 적립 부담은 1∼2년 내 수용 가능한 수준”이라고 진단했다. 제2금융권의 자기자본과 기적금 충당금 규모 등 손실대응 능력이 과거 대비 제고된 상황이고, 그간의 각종 규제와 정책 등을 통해 부동산 PF의 무분별한 확장이 제한된 결과란 게 이예리·동영호 연구원의 분석이다.

김지영 교보증권 연구원은 “정확한 충당금 적립 규모는 증권사별, 금융 당국의 향후 조치 등에 따라 상이할 것”이라면서도 “대형 증권사들을 중심으론 분명 몇 달 전에 비해 부동산 PF 문제가 ‘연착륙’할 가능성이 높아졌다고 말할 수 있는 상황”이라고 했다.

realbighead@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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