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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기획부동산' 만든 원조 사기꾼 '이 사람'…3000억 사기 또 터졌다

김현재 회장

[헤럴드경제=김성훈 기자] 기획부동산 : 개발호재를 미리 파악해 땅을 싼 값에 사들인 뒤 일반 투자자에게 비싸게 파는 것. 있지도 않는 호재를 있는 것처럼 속인다거나 땅의 용도를 속이는 등의 방식으로 다수의 투자자에게 땅을 쪼개 팔아 넘기는 사기로 변질됐다.

이같은 기획부동산의 '원조'로 꼽히는 사람이 있다. 케이삼흥의 김현재 회장이다. 그는 기획부동산 업계 1세대로, 1999년 삼흥그룹을 설립해 2000년대 초반 업계에서 이름을 날렸다. 삼흥그룹은 '기획부동산 사관학교'라는 말이 나올 정도였다. 텔레마케터들을 고용해 전화로 투자자를 모집한 것 역시 김 회장이 고안한 방식이었다.

전남 영암 출신이었던 그는 이렇게 번 돈으로 지역 정치권 인사들과 교류했고, 왕성한 기부활동으로 이름을 알리기도 했다. 참여정부 시절에는 대통령으로부터 국민훈장 모란장을 받기도 했으며, 그의 고향에는 공덕비가 세워지기도 했다.

그러나 기획부동산 사기는 들통났고, 투자자들로부터 74억여원을 가로채고 계열사 돈 245억원을 횡령한 혐의(특정경제범죄가중처벌법상 사기 및 횡령) 등으로 2007년 대법원에서 징역 3년과 벌금 81억원을 선고받으며 퇴출됐다.

그가 다시 수천억원대 부동산 사기 의혹의 중심에 섰다. 2021년부터 또 다시 기획부동산 사기 범행을 저질러왔다는 의혹이 불거진 것이다.

서울경찰청 금융범죄수사대는 이날 오전 8시께부터 김 회장과 케이삼흥 경영진들의 자택, 서울 중구 소재 본사와 각 지사 사무실 등을 압수수색했다.

경찰은 김 회장 등 경영진을 특정경제범죄가중처벌법과 유사수신행위규제법 위반 등 혐의로 입건해 수사 중이다.

2021년 설립된 부동산 투자플랫폼 업체인 케이삼흥은 정부나 지방자치단체가 개발할 예정인 토지를 매입한 뒤 개발이 확정되면 소유권을 넘겨 보상금을 받는 방식으로 수익을 만들 수 있다고 홍보했다.

'한 달에 2% 이상의 배당수익을 주겠다'는 업체의 말에 수많은 투자자가 몰렸고, 직급이 높을수록 수익금을 더 지급하는 다단계 방식도 동원됐다. 새로 끌어들인 투자자들의 돈으로 기존 투자자에게 수익금을 지급하는 '폰지 사기'가 의심되는 대목이다. 그러나 지난달부터 투자자들에게 배당금과 원금을 돌려주지 못하고 있는 것으로 파악됐다. 케이삼흥은 최근까지 지상파 방송 등에 광고를 하기도 했다.

현재까지 파악된 피해자는 대부분 중장년으로 1000명 이상이며, 극단 선택을 한 이도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피해액은 3000억원이라는 말까지 나오고 있다.

paq@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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