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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임금 빼고 다 올라”…‘부채 부담’에 中 고속열차도 요금 인상
중국철도그룹, 다음달 15일 요금 인상
지난 2007년 1월 중국 상하이의 한 기차역 근처에서 고속열차가 첫 운행을 하고 있다. [로이터]

[헤럴드경제=김영철 기자] 중국 국영기업의 부채 여파로 고속철 가격이 최대 20% 인상된다고 13일(현지시간) 미 뉴욕타임스(NYT)가 보도했다.

중국 국영기업인 중국철도그룹은 다음달 15일부터 요금을 인상한다고 이미 성명을 통해 예고했다. 노선과 날짜, 시간대, 좌석 등급 등에 따라 다르지만 최대 20% 오를 예정이다.

중국철도그룹이 요금 인상을 발표한 배경에는 증가하는 부채 부담이 있다. 국영기업들의 손실을 막기 위해선 열차 요금 등의 가격을 올리는 방안이 불가피한 것으로 분석된다.

NYT는 “실제로 중국철도그룹이 가진 대출금만 8700억달러(약 1190조원)에 달한다”며 “지난해에도 철도망의 추가 확장을 위해 1080억달러(약 147조8000억원)를 투자한 반면 그해 영업이익은 4억7000만달러(약 6400억원)에 불과해 부채를 갚을 능력은 더욱 부족해졌다”고 전했다.

중국철도그룹과 함께 공공 서비스에 보조금을 지원하던 지방 정부도 부채 문제로 사정이 악화되고 있다. 철도망에 대한 건설비용을 지불하는데 도움을 주었던 지방정부와 합작회사들이 교통비를 보조할 수 없게 되고 있다고 NYT는 전했다.

이와 관련, 중국 재무부는 부채 탕감을 위해 부채가 가장 많은 12개 성(省)을 중심으로 올해 사회기반시설 지출을 줄일 것을 명령했다. 중국의 공공 서비스는 지방 정부들에 의해 많은 보조금을 받지만 지방 정부 부채가 막대한 탓에 지방 정부들이 가격을 낮추기 위해 보유하고 있는 돈이 부족한 상황이다.

홍콩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SCMP)는 “지방 정부 역시 지속적인 부동산 침체 등으로 부채가 증가하면서 공공 서비스 비용 상승이 불가피해졌다”고 분석가들을 인용해 전했다.

중국 베이징에서 광저우를 잇는 2298㎞ 구간의 베이징 종점 고속열차 모습. [AFP]

한편 고속철 가격 인상을 두고 온라인에선 갑론을박이 일고 있다. 공공서비스인 고속열차를 시민들이 부담할 수 있는 가격으로 책정해야 한다는 의견이 나온 반면, 저렴한 일반 열차로 수요를 충족하고 중국철도그룹이 운영하는 고속열차는 수익에 더 신경을 써야 한다는 의견도 있었다.

한 누리꾼은 온라인상에 “임금 빼고는 다 오르고 있다”며 하소연하기도 했다.

자오젠 베이징자오퉁대 철도교통경제학과 교수는 고속철도가 유연하고 경쟁력 있는 가격체계를 구축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그는 “여행 수요가 많은 월요일과 금요일에는 가격을 인상하고, 다른 때에는 가격을 낮추는 등 고속열차의 가격 메커니즘을 더욱 유연하게 해야 한다”면서 “아침과 저녁의 피크 시간대에 가격을 인상하고, 피크 시간 외에는 가격을 인하해야 한다”고 제언했다.

yckim6452@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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