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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시승기 - G바겐] 전설의 오프로더 끝판왕…45년 역사를 타다 [벤츠, 전동화 전환 박차]
벤츠 SUV의 시작과 끝…‘더 뉴 G-클래스’로 진화
사상 첫 전기 G-클래스 등장·강력해진 오프로드 성능
230 G·300 GD 등 전설 속 G-클래스 등장

메르세데스-벤츠의 ‘G580 위드 EQ 테크놀로지’ [메르세데스-벤츠 제공]

[헤럴드경제(몽펠리에)=김지윤 기자] 전설의 오프로더. 누적 50만대 생산 돌파. 45년의 압도적인 역사. 벤츠 SUV(스포츠유틸리티차량)의 시작과 끝.

모두 메르세데스-벤츠 ‘G-클래스’에 따라붙는 수식어다. 이른바 ‘G바겐’이라고도 불리는 G-클래스는 45년이란 긴 세월을 지나며 벤츠 SUV의 상징이자, 오프로드의 대명사가 됐다.

벤츠는 지난 3월 말 G-클래스의 부분변경 모델 ‘더 뉴 메르세데스-벤츠 G-클래스’를 세계 최초로 공개했다. 신형 G-클래스는 2018년 디트로이트 오토쇼에서 처음 공개된 3세대 모델의 부분변경이다.

이어 지난달 말부터 약 2주간에 걸쳐 세계 언론을 프랑스로 초청, G-클래스를 직접 경험해 볼 수 있는 시승 행사를 개최했다. 행사가 열린 곳은 프랑스 남부 도시 몽펠리에다. 다양한 와이너리가 위치한 지역답게 끝없는 포도밭이 펼쳐져 있었고, 산악지형과 고속도로 등 다양한 도로 환경을 경험해 볼 수 있는 곳이었다.

가장 먼저 ‘G 450 d’를 체험했다. 몽펠리에 메디테라니 공항 인근 한 호텔에서 출발해 오프로드 체험 거점이 마련된 샤토 드 라스투르까지 약 120㎞를 달렸다.

메르세데스-벤츠의 G 450 d [김지윤 기자]

G-클래스 특유의 감성이 차 곳곳에서 묻어났다. 문을 열고 닫을 때 나는 철커덕 소리, 강인한 인상의 박스카 디자인, 후방에 노출된 스페어타이어, 솟아오른 방향 지시등 등이 프랑스 남부의 풍경과 어우러져 매력을 극대화했다.

라디에이터 그릴의 수평 루브르가 기존 3개에서 4개로 늘어난 점은 기존 모델과 가장 큰 차이점이다. 인테리어는 한층 세련돼졌다. 터치 조작이 가능한 12.3인치 운전자 및 미디어 디스플레이와 MBUX 인포테인먼트 시스템이 G-클래스 최초로 탑재됐다. 옵션으로 2열에 2개의 11.6인치 터치 디스플레이를 장착할 수도 있다.

G 450 d의 경우 6기통 디젤 엔진이 탑재, 이전 대비 37마력 향상된 367마력(hp)의 최대 출력과 750Nm의 최대 토크를 발휘했다.

오프로드 거점에 도착해서는 ‘G-클래스의 야심작’이라고 할 수 있는 ‘G580 위드 EQ 테크놀로지’를 시승했다. 벤츠는 이번 부분변경 모델을 출시하며 사상 처음으로 전기 G-클래스를 선보였다. 공도를 비롯해 물웅덩이, 바위산 등 다양한 오프로드 코스에서 전기 G-클래스를 테스트했다.

메르세데스-벤츠의 ‘G580 위드 EQ 테크놀로지’. 내연기관 모델과 달리 블랙 패널이 적용됐다. [메르세데스-벤츠 제공]
메르세데스-벤츠의 ‘G580 위드 EQ 테크놀로지’ 실내 [메르세데스-벤츠 제공]

샤토 드 라스투르 인근의 약 23㎞ 도로를 전기 G-클래스를 타고 달렸다. G 450 d와 비교해 한층 정숙한 주행감이 돋보였다. 116kWh 용량의 고전압 리튬 이온 배터리가 차량 하단부에 깔린 탓에 차선을 변경하거나 핸들을 돌릴 때 다소 묵직하게 느껴졌지만, 한층 뛰어난 가속력이 운전의 즐거움을 줬다. 전기 G-클래스가 시속 100㎞까지 가속하는 데 걸리는 시간은 4.7초로, G 450 d(5.8초)와 비교해 한층 날렵하다. 1회 충전 시 최대 주행가능 거리는 473㎞다(WLTP 기준).

외관은 기존 G-클래스와 사실상 거의 유사했다. 미래 지향적인 독특한 디자인의 전기차들이 시장에 쏟아지고 있지만, 벤츠는 G-클래스의 역사를 계승하는 데 보다 중점을 뒀다. 그릴이 내연기관 모델과 달리 블랙 패널로 보다 굵직하다는 점이 차이점이다.

오프로드 성능은 기존 G-클래스보다 강화됐다. 전기 G-클래스는 35도 측면 경사로를 가뿐하게 올라가고, 850㎜ 깊이의 물속도 달릴 수 있다. 어깨까지 물이 차는 듯한 느낌의 물웅덩이도 무난하게 지나갔다. 울퉁불퉁한 바위산에도 차량 하부 패널이 버텨낸다는 점이 놀라웠다.

벤츠는 오프로드 주행 중 지면 충격이 발생할 경우 배터리가 물리적 손상을 입지 않도록 차량 하부를 탄소를 포함한 혼합 소재로 만들었다. 현장 관계자는 “강철 및 알루미늄 소재 대비 강도가 높고 부식에 강하면서 무게는 가볍다”고 설명했다.

제자리에서 빙글빙글 회전하는 ‘G-턴’, 좁은 공간에서 회전 반경을 줄여주는 ‘G-스티어링’ 기능 등은 전기 G-클래스의 백미다. 비가 와서 물이 흥건한 흙길에서 G-턴 기능을 활용하자 차가 제자리에서 원을 그리며 자유자재로 회전했다. 네 개의 독립적으로 구동되는 바퀴가 장착된 덕분이다.

G-스티어링은 미끄러운 노면에서 각 구동 바퀴의 토크를 제어해 회전량을 줄여 안정적인 주행을 도왔다. 앞 차와의 안전거리를 유지하도록 돕는 기능, 횡단 또는 마주 오는 차량의 충돌 위험을 식별해 주는 기능, 360도 카메라 주차 패키지 등은 오프로드 전문 차인 것을 잊게 할 정도로 편안한 주행환경을 선사했다.

1980년 출시된 230 G [김지윤 기자]

특히 이번 행사에서는 45년 역사의 다양한 G-클래스 모델들을 직접 볼 수 있어 의미가 컸다. 1980년 출시된 230 G 모델은 최초의 G-클래스와 가장 유사한 모델이다. 4기통 2307cc 가솔린 차로, 수동 변속기가 탑재됐으며, 시속 100㎞까지 가속하는 데 26초가 소요된다.

AMG G 63 에디션 Tilo Beck [김지윤 기자]

직접 운전해 본 AMG G 63 에디션 Tilo Beck은 차 키를 돌려 시동을 걸자, 거친 부르릉 소리와 함께 측면에 위치한 배기구에서 하얀 연기가 뿜어져 나와 오프로드 감성 그 자체였다. 최신 G-클래스와 비교하면 마치 덜컹거리는 경운기를 모는 듯했지만, G-클래스의 역사와 진화를 몸소 체험하기에는 충분했다.

군터 홀토르프 씨가 26년간 세계 일주를 한 300 GD [김지윤 기자]

또 한편에는 1979년 첫선을 보인 300 GD 모델도 전시돼 있었다. 이 차량은 세계 여행자인 군터 홀토르프(Gunther Holtorf) 씨가 구매해 무려 26년간 215개국에 걸쳐 약 89만7000㎞를 달린 기록적인 차다. 그는 자갈길과 오솔길, 진흙탕, 산, 심지어 북한 등 다양한 주행 환경에서 300 GD를 운행했다. G-클래스의 변함없는, 단단한 주행 성능을 상징하는 하나의 사례가 됐다.

jiyun@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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