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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이창용 “성장률 상향 조정하고 통화정책방향 재점검 할 것…환율 불확실성 크다”
한국은행 총재, 출장기자단 간담회
서프라이즈 GDP…“통화정책 재점검”
금리 인하 시점 더 늦어질 듯
“4월 때와 상황 바뀌어, 했던 논의 다시 점검해야”
성장률 계속 높이기 위한 구조개혁도 거듭 강조해
이창용 한국은행 총재가 2일(현지시간) 조지아 트빌리시에서 출장기자단과 기자간담회를 진행하고 있다. [한국은행 제공]

[헤럴드경제(트빌리시)=홍태화 기자] 이창용 한국은행 총재가 올해 우리나라 경제성장률을 상향 조정하고 통화정책방향도 재점검하겠다고 밝혔다. 1분기 실질 국내총생산(GDP) 성장률이 1.3%로 한은도 예상하지 못한 수준으로 높게 나왔기 때문이다.

이 총재는 2일(현지시간) 조지아 트빌리시에서 출장기자단과 만나 기자간담회를 가지고 “(성장률) 상향조정이 불가피한 것은 사실”이라며 “4월 금융통화위원회 통화정책방향회의 때와 상황이 달라져 우리 통화정책에 어떤 영향을 줄지 검토하고 있다”고 말했다.

구체적으로는 “미국의 통화정책 변화 딜레이, 우리 경기가 생각보다 좋게 나온 것, 지정학적 리스크가 커졌다가 가라앉으면서 유가 변동성이 커지고 환율 변동성도 커진 것이 우리 통화정책에 주는 함의가 크다”고 설명했다.

이 총재가 언급한 통화정책방향 재점검은 사실상 금리 인하 시점을 더 늦추는 방향으로 진행될 가능성이 크다.

견조한 성장률은 물가 상승이 이어지는 상황에서 경기 부양을 위한 금리 인하 필요성을 낮추고 있다. 대외적으론 미국의 금리 인하 시점이 더뎌질 것으로 예상되고, 중동 지역의 지정학적 위기가 고조되는 것도 환율 불확실성 뿐 아니라 유가 상승을 불러와 통화정책 제1 목표인 ‘물가안정’을 흔들 수 있다.

“수출 뿐 아니라 내수도 좋았다” 한은, 다음달 성장률 전망 상향할 듯

한은은 다음달 수정경제전망에서 올해 경제성장률 전망치를 상향할 것으로 보인다.

이 총재는 “1분기 성장률이 굉장히 좋게 나왔다”며 “수출은 좋을 것이라고 생각했지만, 내수가 우리 생각보다 강건하게 나왔고, 그 정도차가 생각보다 커서 한은 입장에서 우리가 무엇을 놓쳤는지 점검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저희 예상과 크게 차이가 났기에 어디서 차이가 났는지 검토 중이고, 내수가 생각보다 좋게 나왔는데, 이것을 확인하는데 시간이 걸린다”고 덧붙였다.

국내총생산 전망치 상향에 대해선 “얼마나 할 것이냐는 자료를 보고 조정해야 한다”고 전했다.

앞서 한은은 1분기 GDP 성장률이 1.3%로 집계됐다고 발표했다. 2년 3개월 만에 0%대 성장을 벗어난 것은 물론이고, 전분기(0.6%)나 시장 전망(0.5∼0.7%)을 두 배가량 웃돌았다.

국제기구들도 이에 우리나라 성장률 전망치를 앞다투어 올려잡고 있다. 경제협력개발기구(OECD)는 한국의 올해 국내총생산(GDP) 성장률을 2.6%로 내다봤다. 지난 2월 제시한 예상치(2.2%)를 0.4%포인트나 상향조정했다.

물가가 잡히지 않는 상황에서 경기가 견조하면 한은 입장에선 금리를 인하할 근거가 사라진다. 5월 통화정책방향이 4월과 전혀 다른 분위기로 변할 수 있는 셈이다. 금리 인하 기대가 줄어드는 방향이 될 가능성이 크다.

이창용 한국은행 총재가 2일(현지시간) 조지아 트빌리시에서 출장기자단과 기자간담회를 진행하고 있다. [한국은행 제공]
4월 이후 급격히 커진 지정학적 긴장…환율 불확실성 여전히 크다

미국 금리 인하 기대 약화와 중동 위기감 고조도 주요 변화다. 이 총재는 “하반기 미국이 금리 인하를 시작할 것이란 전제로 통화정책을 수립했는데, 그 사이 미국 데이터가 좋게 나오면서 금리를 낮추기 위한 시점이 뒤로 밀리기 시작한 것 같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그게 9월일지, 12월일지, 몇 번일지는 디테일한 것이고 앞으로 미국 데이터에 따라 변화할 것이라 예측하기 어렵다”면서도 “미국 금리 인하 시점이 미국의 견조한 경기와 물가 수준을 볼 때 뒤로 미뤄졌다”고 덧붙였다.

중동 위기감 고조에 대해선 “4월 통화정책방향 회의 이후에 지정학적 긴장 그로 인한 변동성이 커지는 가운데 미국 데이터와 겹치면서 변동성이 커지고 환율 변동성이 급격히 늘어났다”며 “이게 앞으로 얼마나 안정될지 불확실성이 크다”고 밝혔다.

실제 이라크 내 친이란 무장단체인 이슬라믹 레지스턴스는 2일(현지시간) 이스라엘 수도 텔아비브 등을 겨냥해 미사일 공격을 단행했다고 밝혔다. 이스라엘과 팔레스타인 무장정파 하마스 간 가자전쟁 휴전안 및 인질 석방 조건을 주고 받으며 협상이 급물살을 타는 와중에 벌어진 것이다.

이 총재는 “전체적으로 우리나라는 대외의존도가 높고 유가 의존도가 크다”며 “충격이 무엇인지가 중요한데 최근은 중동 지역 때문에 유가이고, 우리나라는 기름을 많이 수입하는 나라이기 때문에 환율 변동성이 크다”고 부연했다.

이밖에도 이 총재는 이 자리에서 장기 성장률을 높이기 위해선 구조개혁을 꼭 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그는 “장기적으로 보면 우리나라 구조개혁 없이는 성장률이 떨어지는 것을 막을 수 없다”며 “미국이 1인당 소득이 우리보다 2배 이상 높은데 미국의 성장률이 더 높지 않느냐”고 설명했다. 이어 “고령화 때문에 성장률이 낮아지는 것을 당연하게 생각하면 안 된다”며 “구조조정을 통해서 높일 수 있다”고 덧붙였다.

th5@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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