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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살 빼는 약이 이렇게 떼돈 벌 줄은” 반도체 판 돈보다 더 벌었다
[게티이미지뱅크]

[헤럴드경제=손인규 기자]“반도체보다 더 남는 장사.”

살 빼는 게 이렇게 돈 되는 줄 알았을까. 한국 경제를 견인하는 반도체보다 훨씬 더 많이 돈을 벌었다. 한 회사가 비만약으로 번 돈이 3조6000억원. 이것도 1년이 아닌 3개월, 1분기 만에 번 돈이 이렇다.

미국 제약사 일라이릴리는 최근 2024년 1분기 실적을 발표했다. 매출은 87억7000만달러(12조1175억원)로 전년 같은 기간에 비해 26% 늘었다.

영업이익은 무려 전년 대비 63% 증가한 26억달러(3조6000억원)를 기록했다. 이는 삼성전자 1분기 반도체(DS) 부문 영업이익(1조9100억원)보다 1조7000억원이나 높고 또 다른 반도체 기업 SK하이닉스의 1분기 영업이익(2조8800억원)보다도 높다.

이런 좋은 실적의 배경에는 릴리가 개발한 비만치료제가 있다. 릴리는 1분기 당뇨·비만 부문에서만 55억달러(7조5700억원)의 매출을 달성했다. 전년 대비 31%가 늘었다.

비만치료제 '마운자로'[헤럴드DB]

특히 GLP(글로카곤 유사 펩타이드)-1 계열 비만치료제인 ‘마운자로’ 매출이 18억달러(2조5000억원)로 전년보다 무려 218%나 증가했다. 이는 당초 시장 전망치보다 10% 정도 낮은 수치지만 그 이유는 시장 수요보다 물량이 부족했기 때문이다.

업계 관계자는 “공급만 더 됐다면 마운자로의 매출이나 영업이익은 더 늘었을 것”이라며 “소위 없어서 못 파는 상황이라고 봐도 무방하다”고 말했다.

마운자로는 한 달에 4번을 맞는데 미국 기준 130만원 정도 든다. 1년이면 1500만원이 필요하다.

이에 릴리는 제조시설 확대를 가장 시급한 사안으로 두고 있다고 설명했다.

이후 출시된 ‘젭바운드’도 1분기 5억2000만달러(7100억원) 매출을 기록했다. 젭바운드 역시 GLP-1 계열 치료제로 원래 당뇨병 치료제로 개발됐다 체중 감소 효과를 인정받아 비만치료제로 재탄생했다. 지난해 11월 미 식품의약국(FDA) 승인 후 연말부터 시장에 공급 중이다.

[게티이미지뱅크]

비만치료제는 현재 전 세계 제약바이오 분야에서 가장 주목받는 시장이다. 의약품 시장조사업체 이벨류에이트파마에 따르면 세계 비만치료제 시장은 지난해 28억달러(약 4조원)에서 2028년에는 167억달러(약 23조원)까지 확대될 전망이다.

국내 제약기업들도 비만치료제 개발에 매진 중이다. 유한양행, 한미약품, LG화학과 같은 기존 제약사뿐만 아니라 HK이노엔, 뉴로보파마, 디앤디파마텍 등 바이오 기업들도 비만치료제를 개발 중이다.

업계 관계자는 “전 세계적인 비만 인구 증가로 비만치료제 인기는 최소 몇 년간 이어질 것으로 예상된다”며 “앞으로 개발되는 치료제들은 부작용없이 얼마나 체중 감소 효과를 보일지가 성공의 관건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ikson@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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