직권남용 피의자 신분

공수처, ‘채상병 의혹’ 박경훈 전 국방부 본부장 직무대리 소환
연합

[헤럴드경제=윤호 기자]‘해병대 채상병 순직사건 수사 외압 의혹’을 수사하는 고위공직자범죄수사처(공수처)가 박경훈 전 국방부 조사본부장 직무대리를 소환했다. 유재은 국방부 법무관리관에 이은 두 번째 핵심 피의자 소환이다.

공수처 수사4부(이대환 부장검사)는 2일 박 전 직무대리를 직권남용 권리행사 방해 혐의 피의자 신분으로 불러 조사중이다.

이날 오전 9시25분께 공수처에 출석한 박 전 직무대리는 ‘수사 기록 재검토 과정에서 장관이 특정인을 혐의자에서 빼라는 지시를 했느냐’, ‘피혐의자 수는 왜 줄었나’ 등의 질문에 아무 답을 하지 않았다.

공수처는 지난해 8월 2일 채상병 순직 사건에 대한 해병대 수사단의 조사 결과가 경북경찰청에 이첩됐다가 회수된 과정에서 외압이 있었다는 의혹을 수사하고 있다.

당시 해병대 수사단이 주요 혐의자 8명을 지목해 경찰에 넘기려 했는데, 이첩을 보류시키거나 압수 영장 없이 회수하는 등 위법한 행위가 벌어졌고 이 과정에서 대통령실 등 윗선이 개입한 것 아니냐는 의혹이다.

당시 국방부 조사본부는 군검찰이 경찰로부터 회수한 해병대 수사단의 조사보고서를 넘겨받아 재검토한 뒤, 당초 8명이던 주요 혐의자를 2명으로 줄여 경찰에 재이첩했다. 당시 국방부 조사본부 책임자가 박 전 직무대리다.

이에 공수처는 박 전 직무대리를 상대로 혐의자 규모를 축소한 재검토 결과를 내놓는 과정에 이종섭 전 국방부 장관 등 윗선의 압력이 있었는지 등 경위를 추궁할 것으로 예상된다.

공수처는 지난 1월 30일 박 전 직무대리가 썼던 집무실을 포함해 국방부 조사본부 등을 압수수색했다. 이후 압수물에 대한 포렌식 등을 거쳐 이첩 보류 및 회수 지시 등에 관여한 의혹을 받는 유재은 전 관리관을 지난달 23일·29일 두 차례에 걸쳐 26시간 넘게 강도 높게 조사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