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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이게 다 ‘방사능 침대’라니, 나만 무서워?”…안심하고 사려면?
리돈 침대 사태 당시 라돈이 검출된 침대 매트리스가 쌓여 있는 모습 [연합]

[헤럴드경제 = 김상수 기자] 6년 전, 전국을 충격에 빠뜨린 사건이 터졌다. 침대 매트리스에서 ‘라돈’이 다량 검출된 것. 라돈은 세계보건기구(WHO)가 지정한 1급 발암물질이다.

다른 것도 아닌, 매일 몸을 맞대는 침대에서 라돈이 나왔다는 소식에 소비자들은 큰 충격을 받았다. 휴대용 라돈 측정기까지 불티나게 팔릴 만큼 불안감에 떨었다.

최근엔 여전히 일부 지역에서 당시 수거한 라돈 침대가 방치돼 있다는 소식이 알려져 또 파문이 일기도 했다.

6년이 지났지만, 여전히 소비자들은 라돈 침대의 공포에서 자유롭지 못하다. 그리고 그 불안감을 없애줄 책임은 업체들에 있다.

하지만 여전히 업체들은 소극적이다. 라돈에 안전하다는 국가 공식 인증을 전 제품에 받은 업체는 시몬스, 단 한 곳뿐이다. 다른 업체들은 일부 제품에 한해 인증을 받거나, 아예 인증을 받지 않는 것으로 나타났다.

전문가들은 다른 업체들도 책임감을 갖고 적극적으로 라돈 안전 인증에 나서야 한다고 지적한다. 소비자 신뢰를 회복하는 차원에서라도 그렇다.

한국표준협회(KSA)에 따르면, 현재 라돈안전 제품 인증을 받은 업체(30일 기준)는 총 3곳으로, 성은·시몬스·씰리 등 3곳이다. 이 중 성은은 콘크리트 블록 제품 업체이고, 침대 업체는 씰리, 시몬스 등 2곳.

하지만 전 제품에 라돈안전 인증을 받은 업체는 시몬스 한 곳뿐이다. 다시 말해, 어떤 제품이든 라돈으로부터 안전하다고 국가로부터 공식 인증을 부여받은 브랜드는 시몬스 뿐이란 의미다.

KSA는 세계 최초로 라돈안전 인증제를 시행하고 있다. 라돈에 한해 특별히 인증제를 운영하는 이유는, 그만큼 라돈이 무서운 물질이기 때문이다. KSA에 따르면, 실내 공간에서 자연적으로 발생할 수 있는 방사능 물질은 라돈이 유일하다.

라돈은 각종 암을 일으키고, 특히 여성 폐암 원인 1위로도 꼽힌다. 성장기인 아이들에겐 특히 치명적이다. KSA 측은 “하루 중 90% 이상의 시간을 실내에서 머무는 현대인에겐 특히 라돈으로부터 안전해야 한다”고 설명하고 있다.

침대의 라돈안전 인증 도입 여부가 중요한 이유는 또 있다. 이 인증제가 생긴 원인 자체가 침대 때문이었던 탓이다.

라돈 침대 사태는 지금으로부터 6년 전인 2018년 5월로 돌아간다. 당시 대진침대에서 안전기준을 초과한 라돈이 다량 검출됐고, 뒤이어 2019년 2월엔 씰리침대 모델 6종에서 안전기준치를 초과한 라돈이 검출돼 사태는 확산됐다.

이후 KSA는 연세대학교 라돈안전센터와 함께 공동으로 국가 공인의 라돈 안전 평가모델을 개발, 라돈안전 인증제를 시행했다.

그러자 업체들은 소비자의 불신을 감안, 경쟁적으로 인증을 받고 이를 홍보했다. 하지만 시간이 흐르면서 하나둘씩 인증을 중단하기 시작했다. 템퍼는 2018년을 끝으로 라돈 인증을 중단했고, 에이스침대도 2022년부터 라돈 인증을 중단했다.

일부 제품에 한해 인증을 받던 씰리는 작년과 올해에 라돈 인증을 받지 않은 제품에 이를 무단 사용했다는 의혹이 제기, 논란이 일기도 했다. 씰리는 라돈 사태를 일으킨 브랜드였다는 점에서 문제는 더 심각했다. 이와 관련 씰리 측은 “실무자의 단순 실수”라는 내용으로 해명했었다.

시몬스는 인증제 도입 이후 매년 전 제품에 인증을 부여, 갱신 중이다. 2021년엔 라돈에 이어 ‘토론’ 안전 제품 인증도 받고 있다. 토론은 라돈과 함께 자연방사선 피폭선량 중 많은 양을 차지하는 물질로 알려졌다.

라돈 사태 당시 라돈이 검출된 침대 매트리스가 쌓여 있는 모습 [연합]

역으로, 시몬스 외에 다른 업체들은 왜 라돈안전 인증에 소극적일까? 인증엔 심사비와 인증 사용료가 들어간다. 그리고 매년 인증을 갱신해야 한다. 업체로선 경제적으로도 부담이다. 그러다 보니 관심이 소홀해진 사이, 국가 공인 인증이 아닌 셀프 점검 등의 방식으로 전환하고 있는 것.

문제는 소비자의 신뢰 여부다. 업체들이 자체 검사를 통해 더는 침대에서 라돈이 나올 수 없다고 홍보하지만, 정작 소비자들이 이를 믿을 수 있는가의 문제다. 국가공인 인증이 필요한 이유이기도 하다.

조승연 연세대 라돈안전센터장은 “침대에서 라돈이 검출됐다는 사실 자체가 해외에선 믿지 못할 만큼 큰 충격이었다”며 “여전히 소비자들은 라돈에 불안감을 피력하고 있다. 소비자 신뢰 회복 차원에서라도 업체들이 적극적으로 라돈 안전 인증에 나서야 한다”고 지적했다.

dlcw@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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