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주사 내 보험사 효과 커져
[헤럴드경제=서지연 기자] 금융지주사 내 보험사들의 역할이 커지고 있다. 홍콩H지수 주가연계증권(ELS) 여파에도 불구하고 비은행 가운데 보험사가 완충 역할을 해줬다는 평가가 나온다.
29일 금융권에 따르면 올해 1분기 금융지주의 보험 등 비은행 계열사가 약진하며 그룹의 성장세를 견인했다. 신한금융은 1조3215억원의 순이익을 거두며 리딩 자리를 쟁취했는데, 재탈환에는 신한라이프의 올 1분기 보험손익이 크게 개선된 점이 한몫했다는 평가가 나온다.
신한라이프는 올해 1분기 1542억원의 순이익을 기록했다. 1년 전 같은 기간 1338억원보다 15.2% 증가한 수치다.
신한라이프는 단기납 종신보험 등 보험상품 판매 호조를 바탕으로 보험이익의 상승을 이끌어냈다. 올해 1분기 신한라이프의 보장성 보험 연납화보험료(APE)는 4908억원으로 1년 전 2179억원보다 125.2% 증가했다. APE는 월납, 분기납, 일시납 등의 보험계약을 1년 단위로 환산한 수치다.
새로운 회계제도 하에서 중요한 지표로 작용하는 보험계약서비스마진(CSM)은 7조2776억원으로 1년 새 3.6% 증가했다. 다만 신한금융은 신한라이프의 호실적에도 적자 수렁에서 벗어나지 못한 신한EZ손해보험 탓에 크게 뒤처져 손해보험업 확대가 과제로 남았다.
KB금융그룹은 홍콩H지수 ELS 여파로 리딩금융 자리를 신한에 빼앗겼지만, 비은행에서 일정 부분 만회한 것으로 나타났다.
보험 계열사 KB손해보험은 올해 1분기 당기순이익 2922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15.1% 증가한 성적을 냈다. KB손보는 경쟁력 있는 상품을 통한 장기보장성 보험 판매가 늘어나면서 수익성 지표인 CSM(계약서비스마진)도 전분기 대비 4.5% 증가한 8조9030억원을 기록했다.
KB라이프생명은 전분기 대비 흑자로 돌아서며 1000억원 넘는 당기순익을 시현했다. KB라이프의 1분기 당기순이익이 1034억원을 기록했다. 신계약비를 효율적으로 관리한 효과다. 이는 손익 구조 개선으로 이어졌다. 시장환경도 우호적으로 지속되는 가운데 보유채권 교체 등의 수익률 관리로 추가 투자손익을 확보에 기여했다.
1분기 신계약 연납화보험료(APE)는 2046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662억원 늘었다. 보장성보험이 724억원 감소했지만 연금보험이 1419억원 증가한 효과다. KB라이프생명은 요양산업 등 신사업 효과가 반영되면 본격적으로 지주 내 존재감이 확대될 것이라는 전망이 나온다.
금융지주 비은행 계열사 중 보험사들이 안정적인 실적을 내는 가운데, 4대 금융지주 중 유일하게 보험사가 없는 우리금융지주도 보험사 인수에 본격적으로 나서는 모습이다. 최근 롯데손해보험의 매각 절차가 진행 중인 가운데 우리금융이 인수의향서(LOI)를 제출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와 관련해 지난 26일 진행된 우리금융 실적발표 컨퍼런스콜에서 “비은행 경쟁력 강화를 위해 롯데손보 인수를 검토하고 있으나 구체적으로 확정된 사항은 없다”며 “인수를 추진하더라도 과도한 가격은 지불하지 않는다는 것이 기본 원칙으로, 시장에서 우려하고 있는 자본비율 이슈는 크게 걱정할 일이 없을 것으로 보인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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