크립토스포리디움증을 앓은 엘리 로버츠(5). [더 선]

[헤럴드경제=채상우 기자] 영국에서 5세 남아가 동물원에서 염소와 송아지를 만진 뒤 심각한 후유증을 겪은 사연이 전해졌다.

최근 '더 선' 등 외신에 따르면 가족과 함께 동물원에 방문한 엘리 로버츠는 새끼 염소와 송아지를 가까이에서 만지고, 안아보기도 했다. 그리고 10일이 지났을 무렵부터 심한 구토와 설사를 시작했다.

엘리의 어머니 켈리 로버츠는 "학교에서 토를 해서 조퇴했는데, 며칠 뒤에는 아침에 밝은 초록빛의 구토를 했다"며 "계속 복통에 시달렸고, 설사도 심해서 기저귀를 차야 할 정도였다"고 말했다.

병원을 찾은 엘리는 정밀 검사 결과 '크립토스포리디움증(Cryptosporidiosis)'이라는 감염 질환을 진단받았다. 4일간의 입원 치료 후 퇴원했지만, 아직 음식을 소화하는 데 어려움을 겪고 있다.

크립토스포리디움증이란 설사, 복통, 미열 등을 주요 증상으로 하는 인수공통 감염병이다. 작은와포자충이라는 기생충의 난포낭에 오염된 식수를 마시거나 소와 같은 가축, 개와 고양이 등의 애완동물 또는 감염자와의 접촉 등으로 감염될 수 있다.

감염 후 2~10일의 잠복기를 거쳐 경련성 복통과 함께 설사 증세가 약 2주 정도 지속된다. 엘리와 같은 어린이들에게는 식욕부진과 구토 증상이 먼저 나타난다. 건강한 사람이라면 특별한 치료가 없어도 2주 정도면 회복되지만 면역력이 약한 환자나 어린이, 고령층은 극심한 설사와 탈수 사망에 이를 수도 있다.

켈리는 "동물원에서 손도 여러 번 씻고, 차에 타자마자 신발을 벗으면서 위생에 신경 썼는데도 걸렸다"며 "완전히 나으려면 몇 주가 걸린다고 한다"고 엘리의 상태를 전했다.

크립토스포리디움증을 예방하려면 식사 전이나 용변 후 반드시 손을 씻고 멸균되지 않은 우유는 섭취하지 말아야 한다. 호수에서 수영을 하는 것도 좋지 않다. 특히 농장이나 동물원을 방문한 뒤에는 즉시 손과 얼굴 등을 깨끗하게 씻어야 한다.